'벤치' 이강인, 박지성 이어 17년 만에 UCL '우승'...PSG 5-0 인터밀란
  • 박순규 기자
  • 입력: 2025.06.01 05:50 / 수정: 2025.06.01 06:31
1일 2024~2025 UCL 결승전 PSG 5-0 인터 밀란
교체명단 이강인, 2007~2008 맨유 박지성 이어 한국인 두 번째 '빅이어' 포옹

1일 2024~2025 UCL 우승을 차지한 PSG의 이강인(붉은 원)이 동료들과 함께 시상대에서 빅이어를 높이 들며 감격의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UEFA
1일 2024~2025 UCL 우승을 차지한 PSG의 이강인(붉은 원)이 동료들과 함께 시상대에서 '빅이어'를 높이 들며 감격의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UEFA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대했던 '별들의 전쟁' 최종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한국인 두 번째 '빅이어'를 들어올리는 역사를 썼다. 한국 축구의 간판 이강인(24·PSG)이 유럽 클럽 축구 최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며 영욕의 올 시즌을 마감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은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출전 기회를 노렸으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PSG가 19세 공격수 데지레 두에의 2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5-0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첫 우승 트로피 '빅이어'를 들어올림에 따라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에 이어 17년 만에 유럽 클럽 축구 최정상에 오르는 영예를 차지했다. 박지성은 지난 2007~2008시즌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한국인으로는 사상 첫 빅이어를 품에 안은 박지성은 당시 엔트리에서 제외돼 관중석에서 우승의 영광을 함께했다.

PSG의 19세 공격수 데지레 두에가 전반 20분 추가골을 기록한 뒤 포효하고 있다. 두에는 전반에만 1골 1도움으로 PSG 우승에 기여했다.뮌헨=AP.뉴시스
PSG의 19세 공격수 데지레 두에가 전반 20분 추가골을 기록한 뒤 포효하고 있다. 두에는 전반에만 1골 1도움으로 PSG 우승에 기여했다.
뮌헨=AP.뉴시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이강인과 포지션 경쟁에서 밀렸던 데지레 두에의 감격적 골 세리머니./뮌헨=AP.뉴시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이강인과 포지션 경쟁에서 밀렸던 데지레 두에의 감격적 골 세리머니./뮌헨=AP.뉴시스

이강인은 또한 UCL 결승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박지성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2007~2008시즌 이후 2008~2009, 2010~2011시즌 결승전에 출전했으나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2018~2019시즌 결승전에 나섰으나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한 이강인과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손흥민은 현 소속팀을 계속 유지할 경우 UEFA 슈퍼컵에서 '코리안 더비'를 펼칠 수도 있다. 다음 시즌에 앞서 펼쳐지는 UEFA 슈퍼컵은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단판 승부로 유럽클럽축구 최정상을 가리는 대회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PSG가 올 시즌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며 '쿼드러플(4관왕)'에 오름에 따라 네 차례나 우승 세리머니에 동참했으며 개인 통산 8회 우승의 경력을 쌓았다. 스페인 발렌시아의 리저브팀인 세군다 디비시온 B 발렌시아 CF 메스타야 (2017~2019)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강인은 2018~2019시즌 발렌시아 CF에 콜업된 후 프로 커리어 6시즌 만에 여덟 차례나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 시즌 PSG로 이적한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함께 7개의 우승 트로피 획득을 합작했다. 발렌시아 시절 첫 우승을 경험했던 이강인은 지난 시즌 3개의 우승 트로피에 이어 올 시즌 슈퍼컵과 FA컵, 리그1, UCL 우승으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지난 22일 프로 입단 15년 만에 올 시즌 첫 우승컵(유로파리그)을 들어올린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우승컵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공격하는 수비수 아슈라프 하키미가 전반 1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뮌헨=AP.뉴시스
공격하는 수비수 아슈라프 하키미가 전반 1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뮌헨=AP.뉴시스

19세 공격수 데지레 두에가 PSG의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의 과제를 풀었다. 데지레 두에는 2골 1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PSG는 이날 전반 12분 만에 절묘한 조직 플레이로 인터 밀란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미드필더 비티냐가 상대 수비라인을 붕괴시키는 스루패스로 데지레 두에에게 볼을 연결하자 두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어시스트, 공격에 가담한 아슈라프 하키미가 가볍게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치 자로 잰 듯이 비티냐~두에~하키미로 연결된 조직적 플레이가 인터 밀란 팬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기세가 오른 PSG는 전반 20분 또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19세의 공격수 두에가 우스만 뎀벨레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두에는 후반 18분 비티냐의 스루패스를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또 다시 골문을 열며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포지션 경쟁에서 이강인에게 밀리던 두에는 후반기 접어들면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 주전인 브래들리 바르콜라마저 제치고 선발로 나서 2골 1도움의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PSG는 하키미의 선제골에 이어 두에의 2골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세니 마율루의 추가골에 힘입어 5-0 완승을 거뒀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 밀란과 프랑스 리그1 챔피언 PSG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최종전은 당초 예상과 달리 PSG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뮌헨=AP.뉴시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 밀란과 프랑스 리그1 챔피언 PSG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최종전은 당초 예상과 달리 PSG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뮌헨=AP.뉴시스

이강인은 최근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최종전 오세르전, 스타드 드 랭스와의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결승전에 이어 최근 공식전 3경기 연속 선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강인은 앞선 2경기 모두 교체로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날 4-3-3 전형을 바탕으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우스만 뎀벨레~데지레 두에를 스리톱에 내세우고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를 미드필드진에 포진시켰다. 누노 멘데스~윌리안 파초~마르키뇨스~아슈라프 하미키가 포백을 구축했으며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PSG는 3-5-2 전형으로 맞선 인터 밀란을 상대로 전반전 45분 동안 볼 점유율에서 61%-39%로 앞선 가운데 전체 슈팅에서 13-2, 유효 슈팅 5-0으로 앞서며 득점에서 2-0의 차이를 만들었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 18분 데지레 두에의 추가골로 3-0으로 앞서나가자 후반 21분 두에를 빼고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교체 투입했다. 4-0으로 앞선 후반 33분 루카스 에르난데스, 후반 39분 워렌 자이르-에메리와 세니 마율루, 곤살루 하무스를 교체투입하면서 이강인은 부르지 않았다.

PSG의 올 시즌 경기를 모두 마친 이강인은 홍명보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에 합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9.10차전에 출전한다.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에 승점 1점을 남겨놓고 있는 홍명보호는 오는 6일 오전 3시15분 이라크의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9차전을,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쿠웨이트와 10차전을 벌인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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