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프로축구 광주FC의 놀라운 질주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K리그1에서 선수 판매로 근근이 구단을 운영하는 시민구단이 내로라하는 기업구단들을 제치고 유일하게 아시아 최강 클럽들이 격돌하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머쥐고 이제 우승을 향해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8강에 진출한 이정효 감독의 광주FC는 그 존재 자체가 ‘기적의 서사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금력도, 스타 선수도 부족한 팀이 아시아 최강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과 4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축구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이정효 감독과 광주FC는 단순한 경기 그 이상의 이야기를 팬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건 바로 ‘희망’이자, ‘도전’이며, ‘축구 본연의 가치’다.
특히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거함 알 힐랄과의 오는 26일 4강 티켓을 건 혈투를 앞두고, 이정효 감독이 던진 "우승 상금으로 클럽하우스와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새로 짓겠다"는 출사표는 단순한 승리 의지를 넘어 생존을 향한 간절함마저 느끼게 한다. 2024~2025 시즌부터 새롭게 개편된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의 우승 상금 1000만 달러(약 140억원)는 광주선수들에게 간절한 목표다.
광주FC가 8강에서 격돌할 사우디의 알 힐랄은 광주 선수단과 연봉에서 거의 백 배에 이르는 '거함'이다. 광주의 선수단 평균 연봉이 약 1억원이라면 알 힐랄 선수단의 평균 연봉은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FC가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얼마나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두 팀의 연봉을 통해서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로 볼 수 있다.
팬들은 이러한 만화 영화와 같은 광주FC의 투지와 이정효 감독의 지략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광주 서포터스가 내건 응원 가운데 하나는 바로 '1%의 가능성, 99%의 믿음'이다. 열악한 환경과 객관적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난관을 극복한 1%의 믿음으로 아시아 챔피언까지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극적인 성공의 중심에는 단연 이정효 감독의 혁신적인 용병술이 자리하고 있다.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그는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팀 전체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전술 시스템을 구축했다. 예측 불가능한 과감한 선수 기용과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는 상대 팀에 끊임없는 혼란을 야기하며 광주FC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보여준 이정효 감독의 날카로운 분석과 맞춤형 전략은 강팀들을 연이어 격파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16강전에서 보여준 일본 J리그 챔피언 비셀 고베와 1,2차전은 이정효 용병술의 백미였다. 1차전 원정에서 0-2로 뒤진 뒤 1%의 가능성만 남았던 홈 2차전에서 3-2 승리를 거두고 합산 스코어 3-2로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광주는 불가능의 반대말'이란 구호를 경기력으로 실천한 것이다.
비셀 고베와 경기는 선수들의 투지와 정신력을 끌어올리는 그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적의 서사시'를 쓰고 있는 이정효 용병술은 빼놓을 수 없는 광주FC의 성공 요인이다. 선수들은 그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명확한 비전 아래 하나로 뭉쳐 매 경기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이정효 감독의 리더십은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말, "혁신은 자원이 많을 때가 아니라, 제약 속에서 나온다(Innovation distinguishes between a leader and a follower)"를 떠올리게 한다. 그에게 ‘축구’는 결과만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메시지다. 팬들에게는 ‘우리가 함께 만들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오며 감동을 안기고 있다.
광주FC의 아시아 정상 정복을 향한 야망이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이유는 단순한 축구 클럽의 승리를 넘어, 불가능에 도전하는 인간적인 드라마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동기 삼아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광주FC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중국의 명장 손무(孫武)는 '손자병법'에서 "형세가 불리할 때야말로 진정한 전략가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과 광주FC는 지금 그 상황에서 진짜 '전략가의 축구'를 하고 있다. '작은 거인' 광주는 스토리텔링의 측면에서도 팬들의 열광을 불러일으킨다. 자본 축구가 지배하는 시대에 진정성 있는 도전자, 시민 구단의 반란은 한국 스포츠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다.
결국 팬들이 광주FC를 응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진심, 그리고 간절함 때문이다. 메가스타가 없어도, 연봉 순위가 꼴찌여도, 그들이 흘리는 땀과 열정은 그 어떤 클럽보다 진지하고 절박하다. 스포츠는 결국 인간의 드라마이며, 광주FC는 지금 한국 축구의 드라마를 가장 생생하게 써 내려가고 있다.
"이길 수 없을 것 같지만 도전하는 것이 용기다"라는 넬슨 만델라의 말처럼, 광주FC는 지금 그 용기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팬들은 그런 진정한 용기를 알아보고 응원한다.
광주FC가 알 힐랄을 넘어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여정은 그 자체로도 이미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정효 감독의 신념과 선수들의 투혼이 어우러진 이 여정이 끝내 우승 상금으로 클럽하우스를 새로 짓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면, 그건 단순한 승리가 아닌 '한국형 기적'의 완성일 것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는 이정효 감독과 광주FC 선수들에게 팬들의 응원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들의 간절한 외침과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어우러져, 광주FC가 아시아 축구사에 또 한 번의 놀라운 기적을 써내려 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