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캡틴' 손흥민(32)이 부상으로 결장한 토트넘 홋스퍼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노르웨이의 보되/글림트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은 18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원정 2차전에서 전반 43분 도미닉 솔란키의 페널티킥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1,2차전 합산 2-1로 4강에 올라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이로써 손흥민도 커리어 첫 우승컵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날 경기로 UEL 4강전은 토트넘-보되/글림트, 애틀래픽 빌바오(스페인)-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대결로 확정됐다.
토트넘은 전반 39분 수비진에서 길게 공격진에게 볼을 넘기는 '롱볼'로 귀중한 선제골의 물꼬를 텄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헤더로 공격을 시도하던 제임스 매디슨이 상대 골키퍼 카우앙의 거친 파울에 넘어지면서 전반 41분 온필드리뷰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 43분 키커로 나선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키는 킥하는 순간 잠깐 템포를 죽이면서 상대 골키퍼 카우앙 산투스를 속인 뒤 정 중앙으로 볼을 차 골망을 흔들었다.
1차전 1-1 무승부를 거둔 상황에서 두 팀 모두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하던 2차전 승부의 추가 기우는 순간이었다. 폭우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프랑크푸르트는 팀의 핵심 선수인 마리오 괴체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홈 승리 전략에 차질을 빚었다.
토트넘은 지난 11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페드로 포로의 동점골로 1-1로 비겨 4강 진출을 위해서는 이날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팀의 중심축인 손흥민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가운데 적지 원정에 나서 집중력을 보인 끝에 결국 승리를 끌어냈다. 이날 경기는 두 팀 모두 옐로카드 3장씩, 총 6장의 경고가 난무하는 격전으로 펼쳐졌다.
손흥민은 프랑크푸르트와 1차전을 마친 후 발 타박상으로 지난 13일 토트넘이 2-4로 패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도 결장했다. 당시에는 프랑크푸르트와 2차전 출장을 위해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의외로 부상이 심패 독일 원정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토트넘은 손흥민 대신 마티스 텔을 선발 명단에 넣으며 승리를 노렸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 전형을 바탕으로 마티스 텔~도미닉 손란키~브레넌 존슨을 스리톱으로 내세웠다.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이 미드필드진을 형성했고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판 더 펜~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포백으로 호흡을 맞췄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디노 토프뮐러 감독이 지휘하는 아인트라흐드 프랑크푸르트는 4-2-3-1전형으로 맞섰다. 스트라이커 위고 에키티케를 원톱으로 내세운 뒤 브라운~괴체~바호야를 공격 2선에 포진시켰다. 라르손과 스키리를 수비형 미드필드진에, 테아테~투타~코흐~크리스텐션을 포백진에 내세웠다. 카우앙 산투스가 골문을 지켰다. 토트뮐러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수비형 미드필더 투타를 센터백으로, 센터백 테아테를 왼쪽 풀백으로 이동시키며 토트넘의 빠른 공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토트넘은 전반전 볼점유율에서 52%-48%, 전체 슈팅에서 6-4로 앞섰으며 유효 슈팅에서는 3-3을 기록했다. 전반전을 1-0 리드로 마친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제임스 매디슨을 불러들이고 데얀 쿨루셉스키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4분 마티스 텔 대신 미드필더 파페 사르를 교체 투입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에서만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11승4무17패(승점 37)로 20개 팀 중 15위에 자리해, 사실상 우승은 물 건너 갔다. 7위 안에 들어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출전권을 따내는 것도 쉽지 않다. FA컵은 32강전, EFL컵은 4강전에서 각각 탈락하며 우승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2007~2008시즌 EFL컵(카라바오컵) 우승 이후 17년 동안 무관에 그치고 있는 토트넘으로선 UEL 무대가 이번 시즌 우승에 닿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 10년째 한 팀에서만 뛰고 있는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이후 아직 단 한 번도 소속팀에서 우승을 경험한 적이 없다.
2019년 토트넘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그치는 등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2020~2021 EFL컵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수상, 2022년 아시아 최초의 EPL 득점왕 등 세계적 공격수로 성장했지만, 유독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 했다.
올 시즌 유일한 우승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토트넘은 오는 5월 2일 오전 4시 보되/글림트와 홈 1차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