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연장 19분' PSG, 리버풀 꺾고 UCL 8강 진출...승부차기 4-1 勝
  • 박순규 기자
  • 입력: 2025.03.12 07:42 / 수정: 2025.03.12 08:46
12일 2024~2025 UCL 16강 2차전 리버풀 0-1 PSG(합계 1-1, 승부차기 1-4)
이강인, 연장 전반 11분 교체 투입 19분 활약
PSG의 이강인(오른쪽)이 12일 리버풀과 2024~2025 UCL 16강 2차전에서 연장 전반 11분 교체 투입돼 오른쪽 윙포워드로 활약하면서 판 다이크와 공중복을 다투고 있다./리버풀=AP.뉴시스
PSG의 이강인(오른쪽)이 12일 리버풀과 2024~2025 UCL 16강 2차전에서 연장 전반 11분 교체 투입돼 오른쪽 윙포워드로 활약하면서 판 다이크와 공중복을 다투고 있다./리버풀=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안필드의 기적'이 일어났다.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갈렸다. 이강인(24)이 연장 교체 멤버로 나선 파리 생제르맹(PSG)이 1차전 0-1 열세를 딛고 2차전에서 1-1을 만든 뒤 연장 120분에 이은 승부차기 혈투를 치른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별들의 무대' 8강에 진출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PSG의 이강인은 12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연장 전반 11분 교체 멤버로 나서 승부차기 승리에 힘을 보탰다. 1차전에서 0-1로 패한 PSG는 2차전 전반 12분 우스만 뎀벨레의 선제골로 합산 스코어 1-1을 만든 뒤 승부차기에서 4-1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극적인 역전 쇼를 끌어낸 PSG의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오른쪽)가 리버풀의 세 번째 키커 커티스 존스의 슛을 막아낸 뒤 기뻐하고 있다./리버풀=AP.뉴시스
극적인 '역전 쇼'를 끌어낸 PSG의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오른쪽)가 리버풀의 세 번째 키커 커티스 존스의 슛을 막아낸 뒤 기뻐하고 있다./리버풀=AP.뉴시스

승부차기 선축에 나선 PSG는 비티냐~곤살루 하무스~우스만 뎀벨레~데지레 두에가 모두 성공했다. 리버풀은 누녜스 존스가 잇따라 실축했다. PSG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혔다. 돈나룸마는 리버풀의 2,3번 키커의 슛을 연달아 선방하면서 영웅으로 등장했다. PSG 네 번째 키커 두에가 킥을 성공하면서 혈전은 막을 내렸다.

1차전에서 출전하지 못 했던 이강인은 2차전 연장 전반 11분 '해결사'로 투입됐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교체돼 오른쪽 윙포워드로 활약했다. 같은 시간 리버풀은 코디 학포를 투입했다. 루이스 디아스와 교체했다. 1-1 상황에서 '연장 조커'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이강인은 연장 후반 10분 오른쪽 공간을 돌파한 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슛으로 날렸으나 골키퍼 품에 안겼다. 슛의 강도가 약했다. 3분 뒤에도 이강인은 비슷한 위치에서 왼발 슛을 날렸다. 이번에도 정확한 임팩트가 되지 않으면서 골키퍼에 막혔다.

이강인은 연장 19분 동안 16차례의 볼 터치를 통해 2차례의 유효 슈팅을 날렸으며 2회의 코너킥을 맡았다.

전반 12분 극적인 선제골을 터뜨리고 환호하는 PSG의 우스만 뎀벨레./PSG
전반 12분 극적인 선제골을 터뜨리고 환호하는 PSG의 우스만 뎀벨레./PSG

PSG는 지난 6일 안방에서 펼쳐진 16강 1차전에서 경기를 주도하고도 득점에 실패하며 0-1로 졌으나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안필드에서 기적의 역전 쇼를 연출했다. 8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2골 차 이상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전반 12분 우스만 뎀벨레의 선제골에 이어 연장 혈투와 승부차기를 치른 끝에 기적을 만들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은 1,2차전 18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에 돌입했다. 리버풀은 홈 구장 안필드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을 기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리버풀은 슈팅 수에서 무려 18-10의 우세를 보이고도 유효 슛에서는 3-4로 뒤졌다. 슛 성공률이 현저하게 낮았다. PSG의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선방쇼'도 리버풀의 공세를 크게 약화시켰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합산 스코어 1-1로 연장에 돌입하자 미드필더 파비안 루이스를 빼고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투입했다. 이강인의 교체 투입도 예상됐으나 엔리케 감독의 선택은 19세의 '영건' 자이르-에메리였다. 살얼음판 긴장이 계속 이어지면서 현저히 떨어진 기동력을 보강하기 위한 벤치의 판단으로 보였다. 이강인은 연장 전반 4분을 남기고 투입됐다. 엔리케 감독은 연장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자 경기 막판 곤살루 하무스를 투입하며 승부차기에 대비했다. 결국 엔리케 감독의 용병술이 역전쇼를 만들어냈다.

PSG의 우스만 뎀벨레는 2차전 전반 12분 선제골을 기록하며 반격을 이끌었다./리버풀=AP.뉴시스
PSG의 우스만 뎀벨레는 2차전 전반 12분 선제골을 기록하며 반격을 이끌었다./리버풀=AP.뉴시스

경기 양상은 1차전과 정반대였다. 1차전은 PSG가 리버풀을 압도하면서 오히려 실점했지만 2차전에서는 리버풀이 경기를 주도하면서 골은 PSG가 터뜨렸다. 골키퍼의 선방쇼도 1차전에서는 리버풀의 알리송 베커가 펼쳤다면 2차전은 돈나룸마의 슈퍼 세이브 행진이 이어졌다.

리버풀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 슛을 난사했다. 전반 4분 모하메드 살라의 왼발 슛을 시작으로 전반 17분까지 슈팅 수 7-3으로 앞섰다. 하지만 첫골은 PSG가 터뜨렸다. 리버풀은 의욕에 비해 실속을 거두지 못했고, PSG는 슈팅 수는 적으면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PSG는 전반 12분 단 네 차례의 볼 터치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합산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리버풀의 공격을 차단한 누노 멘데스가 공격 진영의 우스만 뎀벨레에게 길게 볼을 연결하자 뎀벨레가 오른쪽의 브래들리 바르콜라에게 패스하며 공간을 벌렸다. 바르콜라가 오른쪽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크로스하자 리버풀 센터백 코나테가 볼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뎀벨레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뎀벨레는 문전의 세컨드 볼에 대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UCL 7호골이었다.

PSG는 전반 45분 동안 볼점유율 47%-53%, 전체 슛 7-10으로 뒤지면서도 유효 슈팅에서 4-1로 앞서며 1-0으로 리드했다. 리버풀이 초반부터 모하메드 살라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공격을 펼쳤으나 대부분의 슛이 골대를 벗어나거나 PSG 수비벽에 막혔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들어 리버풀의 공격이 더 거세지자 후반 22분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불러들이고 데지레 두에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PSG는 브뤼헤(벨기에)-아스톤 빌라(잉글랜드)전 승자와 8강에서 만나 4강 진출을 다툰다.

1차전과 달리 왼쪽 윙포워드로 나선 PSG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운데)와 루이스 엔리케 감독(맨 오른쪽)./리버풀=AP.뉴시스
1차전과 달리 왼쪽 윙포워드로 나선 PSG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운데)와 루이스 엔리케 감독(맨 오른쪽)./리버풀=AP.뉴시스

프랑스 리그1 무패의 단독 선두 PSG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위 리버풀의 16강전 맞대결은 양대 리그 선두의 격돌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바뀐 UCL 리그 페이즈 15위의 PSG는 16강 플레이오프에서 브레스트(프랑스)를 상대로 1,2차전 합계 10-0의 완승을 거두며 16강행을 확정했다. 리버풀은 리그 페이즈 1위로 16강 무대에 직행하면서 통산 7번째 우승의 꿈을 키웠다.

두 팀은 모두 1차전과 같은 멤버로 2차전에 나섰다. 마치 리버풀이 1-0으로 앞선 상태에서 후반전을 치르는 듯한 모양새였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주 전형인 4-3-3 포메이션으로 '안필드의 기적'을 노렸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브래들리 바르콜라~우스만 뎀벨레를 스리톱에 세우고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를 미드필드진에 포진시켰다. 누노 멘데스~윌리안 파초~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진을 형성했고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조지아 출신의 공격수 크바라츠헬리아를 1차전 오른쪽에서 주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로 바꾼 것 이외에는 포지션도 똑 같았다. 하지만 이 변화가 리버풀에 반격을 가하는 실마리로 작용했다. 오른쪽으로 이동한 바르콜라는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중앙의 뎀벨레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

이강인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PSG의 리버풀과 16강 2차전 엔트리./PSG
이강인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PSG의 리버풀과 16강 2차전 엔트리./PSG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1차전과 같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디오구 조타를 최전방에 놓고 루이스 디아스~도미닉 소보슬러이~모하메드 살라가 공격 2선에 포진했다. 라이언 흐라번베르흐-알렉시스 맥알리스터가 미드필드진, 앤드류 로버트슨-버질 판다이크-이브라히마 코나테-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포백진을 형성했다. 1차전에서 무려 9차례 선방을 했던 알리송 베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강인은 2차전 역시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면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초반부터 측면 공격수, 미드필더, 가짜 9번 역할까지 수행한 이강인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이적 이후 점차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기회 창출(49회)과 득점 기회 창출(13회)에서 모두 팀 내 2위를 기록하며 6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PSG와 리버풀은 지난 2017~2018시즌 UCL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쳐 홈 경기에서 각각 이기며 1승 1패를 기록한 바 있다. 1차전에서는 리버풀이 3-2로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PSG가 2-1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16강 1차전에서는 반대로 리버풀이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전 교체 투입된 하비 엘리엇이 87분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리버풀의 승리를 가져왔다.

리버풀의 홈 구장 안필드는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린다. 이번 시즌 역시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펼쳐진 21경기 중 단 한 경기만을 패배했다. 홈에서 ‘극강모드’를 보이고 있는 리버풀을 상대로 PSG는 연장 혈투와 승부차기 끝에 돈나룸마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을 앞세워 극전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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