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끝내 호명은 없었다. '골든 보이' 이강인(24)이 결장한 파리 생제르맹(PSG)이 '강호' 리버풀에 역습을 허용하며 '별들의 무대' 토너먼트 첫승에 실패했다. 리버풀은 압도적인 슈팅 열세에도 불구하고 교체 멤버 하비 엘리엇의 '원샷 원킬'로 천금 같은 승리를 챙겼다.
프랑스 프로축구 PSG의 이강인은 6일 오전(한국시간)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홈 경기에서 교체멤버로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을 하지 못했다. PSG는 후반 42분 하비 엘리엇에게 선제골을 내줄 때까지 무려 27-2의 절대적 슈팅 우세에도 불구하고 신들린 듯한 선방쇼를 펼친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 베커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눈물을 흘렸다.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의 용병술이 1-0 승리로 이끌었다. 절대적 열세를 면치 못하던 후반 41분 '골잡이' 모하메드 살라를 빼고 하비 엘리엇을 투입한 게 적중했다. 교체멤버로 나선 엘리엇은 다윈 누녜스의 도움을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대각선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엘리엇의 첫 터치, 첫 슈팅이 첫 골로 이어졌다.
2차전은 오는 12일 오전 5시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에서 펼쳐진다. 1골을 뒤진 PSG는 2차전에서 골 차를 뒤집어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후 후반 중반까지 스코어를 기록하지 못하자 PSG가 먼저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21분 욍쪽 윙포워드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불러들이고 데지레 두에를 투입했다.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도 곧바로 교체 용병술로 맞섰다. 디오구 조타와 루이스 디아스를 빼고 커티스 존스와 다윈 누녜스를 투입했다.
PSG의 계속된 슛 난사와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 베커의 선방 양상은 후반 25분이 될 때까지 계속됐다. 이 때까지 PSG의 슛은 무려 25개에 달했고 알리송 베커는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에게 골문을 열어줬으나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지워졌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 33분 곤살로 하무스와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이강인의 투입이 예상됐으나 엔리케의 선택은 자이르-에메리였다. 크바라츠헬리아와 파비안 루이스가 벤치로 물러났다.
전반은 PSG의 압도적 우세 속에 0-0으로 끝났다. 볼점유율 68%-32%, 전체 슛 12-1, 유효 슛 5-0, 빅 찬스 3-0으로 PSG가 앞섰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리버풀의 골문을 수시로 위협했으며 알리송 베커의 선방이 빛을 발했다. 전반 8분 파비안 루이스의 첫 슛으로 포문을 연 PSG는 홈 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등에 업고 리버풀 골문을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전반 20분에는 크바라츠헬리아의 절묘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골이 지워졌다.
세리에A 나폴리에서 이적한 크바라츠헬리아는 PSG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폼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20분 크바라츠헬리아는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알리송 베커 골키퍼의 펀칭으로 흐른 볼을 비티냐가 밀어주자 왼발 감아차기로 리버풀의 골문을 노렸다. 크바라츠헬리아의 슛은 마치 굴절된 것처럼 휘어지며 리버풀 왼쪽 골문을 뚫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선제골이 무산됐다. 크바라츠헬리아는 29분과 37분에도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사용하며 위력적인 슛을 리버풀 골문에 퍼부었다.
프랑스 리그1 무패의 단독 선두 PSG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위 리버풀의 16강전 맞대결은 양대 리그 선두의 격돌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바뀐 UCL 리그 페이즈 15위의 PSG는 16강 플레이오프에서 브레스트(프랑스)를 상대로 1,2차전 합계 10-0의 완승을 거두며 16강행을 확정했다. 리버풀은 리그 페이즈 1위로 16강 무대에 직행하면서 통산 7번째 우승의 꿈을 키우고 있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주 전형인 4-3-3 포메이션으로 토너먼트 첫 승을 노렸다. 브래들리 바르콜라~우스만 뎀벨레~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스리톱에 세우고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를 미드필드진에 포진시켰다. 누노 멘데스~윌리안 파초~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진을 형성했고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조지아 출신의 공격수 크바라츠헬리아는 뎀벨레와 함께 오른쪽과 중앙으로 포지션을 바꿔가며 리버풀 수비진을 공략했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디오구 조타를 최전방에 놓고 루이스 디아스~도미닉 소보슬러이~모하메드 살라가 공격 2선에 포진했다. 라이언 흐라번베르흐-알렉시스 맥알리스터가 미드필드진, 앤드류 로버트슨-버질 판다이크-이브라히마 코나테-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포백진을 형성했다. 알리송 베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PSG와 리버풀은 지난 2017~2018시즌 UCL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쳐 홈 경기에서 각각 이기며 1승 1패를 기록한 바 있다. 1차전에서는 리버풀이 3-2로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PSG가 2-1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하면서 교체 멤버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반기에는 '가짜 9번'과 좌,우 윙포워드, '메짤라(하프 윙어)' 등으로 활약하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전략을 가장 잘 소화하는 선수로 각광을 받았으나 크바라츠헬리아 합류 이후 우스만 뎀벨레의 득점력과 데지레 두에의 폼이 눈에 띄게 살아나면서 후반 교체멤버로 밀리고 있다.
두 팀 모두 이날 경기 전까지 상승세의 길목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리버풀은 EPL에서 2위 아스널을 승점 13점 차로 제치며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최근 공식전 5경기서도 무패 행진(3승 2무)을 벌이고 있다. 이번 시즌 공식전 39경기서 30골 22도움을 올리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의 파괴력은 상당하다. 살라는 최근 10경기에서 9골 5도움을 기록했다.
유럽 5대 빅리그 가운데 유일하게 무패 1위를 질주하고 있는 PSG는 24라운드를 치른 리그1에서 2위 마르세유를 승점 13점 차로 제치며 4회 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PSG에 합류한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올 시즌 38경기에서 6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