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꼭 필요한 순간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골든 보이' 이강인(24)이 리그 5호 어시스트이자 결승골 도움을 기록하며 파리 생제르맹(PSG)의 개막 후 23경기 연속 무패행진에 힘을 보탰다.
프랑스 프로축구 PSG의 이강인은 24일 오전(한국시간) 리옹의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피크 리옹과 2024~2025 리그1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앞서던 후반 29분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교체 투입된 뒤 2-1의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40분 리그 5호 도움을 기록하며 3-2 승리에 기여했다. 이강인은 리옹의 거센 반격이 계속되던 후반 40분 골지역 중앙에서 오른쪽을 파고들던 아슈라프 하키미에게 패스, 하키미의 결승골이자 멀티골을 도왔다.
16분 동안 오른쪽 윙포워드로 활약한 이강인은 올시즌 리그 6골 5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일 브레스트와 리그 20라운드(5-2 승)에서 1도움을 추가하며 시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완성한 데 이어 22일 만에 공격포인트를 추가했다. 이강인과 PSG의 오른쪽 라인에서 '찰떡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하키미는 선제골과 결승골을 넣으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객관적 전력 우위에도 불구하고 전반전 무득점에 시달린 PSG는 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왼쪽 윙포워드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골지역을 향해 낮고 강하게 크로스를 하자 뒤에서 달려들던 아슈라프 하키미가 오른발 슛으로 리옹의 골문을 열었다. 윙어 같은 풀백 하키미의 공격 본능이 빛난 순간이었다.
최근 2경기에서 득점포를 쉬던 우스만 뎀벨레는 후반 14분 현란한 드리블 돌파의 개인기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밀어준 볼을 잡은 뎀벨레는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을 돌파하며 정확한 왼발 슛으로 리옹의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PSG는 후반 40분 하키미의 멀티골에도 불구하고 2-0에서 2-1, 3-1에서 3-2로 쫓기는 '진땀'을 흘리며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PSG는 18승 5무 무패 승점 59점으로 개막 후 23경기 연속 무패 행진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개막 후 무패행진은 이번 시즌 유럽 5대 빅리그 가운데 유일하게 PSG만 이어가고 있다. 리옹은 10승 6무 6패 승점 36으로 6위에 머물렀다. 상대 전적에선 PSG가 27승 6무 7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주전 경쟁을 통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날도 주전들을 로테이션시키며 상승세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가짜 9번'과 윙어, 메짤라(하프윙어'로 활약하고 있는 이강인도 벤치에서 출발했다. 엔리케 감독은 4-3-3전형을 바탕으로 브래들리 바르콜라~우스만 뎀벨레~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스리톱에 내세웠다.
미드필드진에는 주앙 네베스~비티냐~데지레 두에를 포진시켰다. 크바라츠헬리아를 오른쪽 윙포워드에 기용하고 두에를 오른쪽 미드필더로 한칸 내린 것이 눈에 띈다. 이 두 포지션은 이강이 주로 뛰는 자리다. 포백에는 누노 멘데스~루카스 베랄두~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가 나섰으며 골문은 에이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지켰다.
이번 시즌 개막 초기에만 해도 중앙 스트라이커 부진으로 고전하던 엔리케 감독은 조지아 출신 크바라츠헬리아를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하면서 공격력의 꽃을 피우고 있다. 뎀벨레가 스트라이커와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서면서 최근 2경기 이전의 8경기에서 무려 15골을 폭발하는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PSG는 같은 리그 소속의 브레스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플레이오프 1,2차에선 무려 10-0(3-0, 7-0)이라는 압도적 스코어로 이기는 가공할 득점력을 과시하며 13년 연속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PSG는 아직 UCL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 했지만 최근 폭발적 공격력을 바탕으로 13년 연속 16강 토너먼트에 오르면서 첫 우승 기대를 낳게 하고 있다. PSG로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위 리버풀과 16강 1,2차전이 우승 고지로 가는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힌다. 엔리케 감독은 "주전 경쟁이 치열할수록 기쁨이 커진다. 어떤 선수도 선발 자리를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며 이강인의 멀티 플레이 능력에 점수를 주고 있다.
PSG는 이날 6위 리옹과 원정 경기에서 전반전 압도적 볼 점유율 우위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하지 못했다. 전반 12분 뎀벨레의 왼발 슛을 리옹 수비수가 극적으로 걷어내면서 결정적 득점 기회를 놓쳤다. 크바라츠헬리아의 절묘한 뒷공간 패스를 받은 뎀벨레는 달려나온 골키퍼를 제치고 골마우스 왼쪽에서 텅 빈 골대를 향해 왼발 슛을 날렸으나 리옹 센터백 마타가 골포스트 부딪히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볼을 걷어내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최근의 폭발적 팀 득점력에 비해 빈약한 공격력을 보인 PSG는 전반 45분 동안 볼 점유율 76%-24%, 전체 슈팅 7-1, 유효 슛 2-1, 빅 찬스 3-0의 우세를 보이면서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PSG의 득점력은 후반 8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아슈라프 하키미의 선제골로 살아났다. 우스만 뎀벨레는 하키미의 골이 터진 지 6분 만에 PSG의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굳혀나갔다.
엔리케 감독은 2-0으로 앞서던 후반 16분 데지레 우에를 불러들이고 파비안 루이스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후반 23분에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루카스 에르난데스로 교체했고, 후반 29분에는 바르콜라와 뎀베레를 빼고 이강인과 곤살로 하무스를 투입하며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