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2024~2025 잉글랜드 FA컵 64강전 탬워스 0-3<연> 토트넘
토트넘 '강수', 주전 대거 기용...양민혁 엔트리 제외
연장 '혈투'
토트넘 '캡틴' 손흥민(오른쪽)이 12일 탬워스와 2024~2025 잉글랜드 FA컵 64강전에서 연장전 전반 시작과 함께 교체멤버로 투입돼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토트넘 SNS |
토트넘 공격 라인에 합류한 '18세' 양민혁(왼쪽)이 손흥민과 함께 트레이닝룸에서 몸을 풀고 있다. 양민혁은 12일 탬워스와 FA컵 64강전에서 데뷔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엔트리에서 제외돼 연기됐다./토트넘 SNS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토트넘의 망신 위기를 '캡틴' 손흥민(32)이 구원했다. 예상 밖의 주전 기용으로 양민혁(18)의 토트넘 데뷔전은 연기됐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뒤 연장 시작과 함께 투입된 뒤 결승골로 연결된 프리킥 파울을 얻어낸 데 이어 추가골 도움까지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5부리그 세미 프로팀을 상대로 주전들을 대거 기용하고도 90분 동안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연장전에서 상대 자책골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12일 오후 5부리그 세미프로팀인 탬워스와 2024~2025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3라운드 64강전 원정 경기에서 0-0 균형이 이어지던 연장전 전반 시작과 함께 해결사로 투입돼 1-0 선제 결승골을 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연장 전반 11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밖에서 파울을 얻어내 선제골 기회를 만들었다. 손흥민이 얻어낸 프리킥은 페드로 포로~브레넌 존슨~도미닉 솔란키로 이어졌으며 이를 걷어내려던 네이선 치쿠나의 자책골로 토트넘이 기선을 잡았다.
가까스로 선제골을 기록한 토트넘은 연장전 후반 2분 손흥민의 도움을 받은 데얀 쿨루셉스키의 추가골과 연장전 후반 13분 브레넌 존슨의 쐐기골로 3-0 승리를 거뒀다. 새해 첫 도움으로 공격포인트를 적립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포함해 7골 7도움(리그 5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5부리그 팀을 상대로 주전들을 기용하고도 연장전까지 치르는 졸전을 면치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EPL 경기를 치르듯 주전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고도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하다 연장전 에이스들을 투입한 끝에 3-0 승리를 거두고 32강 4라운드에 진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예상을 벗어난 용병술로 토트넘의 스타팅 멤버 11명 가운데 왼쪽 윙포워드로 나선 마이키 무어(17)만이 선발 기회를 잡았을 뿐, 당초 출전이 예상됐던 양민혁을 포함한 '영건' 5명 가운데 4명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은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돌입한 연장전 시작과 함께 교체 멤버로 나섰다. 1부와 5부리그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90분 동안 리드를 잡지 못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연장전에 돌입하자마자 아껴두었던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 제드 스펜스를 투입하며 승리를 노렸다. 티모 베르너와 제임스 매디슨, 라두 드라구신이 벤치로 물러났다.
첫 출전 기회를 잡을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양민혁은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 전형을 바탕으로 마이키 무어~티모 베르너~브레넌 존슨을 스리톱에 세우고 제임스 매디슨~이브 비수마~파페 사르를 미드필드진에 포진시켰다. 세르히오 레길론~아치 그레이~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 포백을 형성했고, 리버풀과 EFL컵 4강 1차전에서 데뷔전을 가진 체코 출신의 안토닌 킨스키가 골문을 지켰다.
토트넘의 2024~2025 FA컵 64강전 스타팅 멤버./토트넘 SNS |
윙포워드 티모 베르너가 센터 포워드로 자리를 옮기고, 마이키 무어가 손흥민 포지션에 투입된 것을 제외하면 토트넘의 EPL팀 상대 스쿼드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주전들을 대거 가동했다. 주전 센터백이 모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토트넘의 중앙 수비는 최근 라두 드라구신과 아치 그레이 조합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상태다. 레길론 또한 수비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주전 중에서는 손흥민을 포함해 도미닉 솔란키, 데얀 쿨루셉스키 정도가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1일 토트넘에 공식 입단한 양민혁은 팀 훈련에 합류하며 지난 몇 주간 팀 동료들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방식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진 뒤 지난 9일 리버풀과 EFL 4강 1차전에 등번호 18번을 받고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이날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른 선택을 했다. 당초 이날 경기는 지난 9일 리버풀과 격전을 치른 뒤 오는 16일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펼치는 5부리그팀과의 경기여서 벤치 멤버나 유망주들의 대거 기용이 예상됐었다. 촘촘한 경기 일정을 고려해 주전들을 대거 쉬게 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가듯 주전 멤버를 선발로 내세웠다.
토트넘의 '17세 영건' 마이키 무어(오른쪽)가 탬워스와 FA컵 64강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토트넘 SNS |
실제로 이날 경기는 인조잔디구장에서 펼쳐져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았던 데다 골대 보수를 위해 탬워스 선수들이 반창고로 골망을 정비하는데 5분여 시간이 소요되는 등 EPL 경기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펼쳐졌다. 토트넘 선수들 역시 생소한 환경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전반 32분 매디슨의 오른발 슛으로 첫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등 힘든 경기를 펼쳤다.
5부리그 16위를 달리는 탬워스는 샌드위치 가게 사장과 택시 기사 등 '투잡'을 가진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면서도 1~2라운드에서 3부리그 허더즈필드타운, 버튼 알비온을 잇달아 꺾으며 64강에 오른 '언더독'이었다. 앤디 피크스 감독이 이끄는 탬워스는 객관적 전력상 열세지만 홈편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토트넘을 몰아붙였다.
토트넘은 전반전 볼점유율 79%-21%, 슈팅 수 6-3, 유효슈팅 2-0, 코너킥 6-3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와 세미프로 선수의 연봉과 기량 차를 고려하면 유효 슈팅 2개와 무득점을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오히려 탬워스의 저돌적 플레이에 위기를 허용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의외로 0-0의 균형이 계속 이어지자 후반 23분 도미닉 솔란키와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하면 승부수를 던졌다. 마이키 무어와 파페 사르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토트넘은 센터 포워드로 나선 티모 베르너가 잇따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어려움을 자초했다. 드리블은 잘하지만 골 결정력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베르너는 후반 20분 탬워스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킬러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선제골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오른발 슛이 달려나온 골키퍼 싱의 품에 안겼다.
5부리그 팀 사상 4번째로 3라운드에 진출한 탬워스는 후반전 중반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팀 사상 최초의 4라운드 진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승리에 대한 집념과 의욕만큼은 토트넘을 능가했다.
토트넘과 탬워스의 90분 경기는 득점 없이 끝났다. 토트넘이 볼점유율에서 앞섰지만 마지막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볼점유율 80%-20%, 전체슛 13-9, 유효슛 5-2로 앞서면서도 인조잔디구장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한데다 골 결정력 부족을 노출하며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30분 연장전에 돌입했다. 건물 측량사인 골키퍼 자스 싱은 4차례 선방과 2차례 클리어링으로 토트넘 공격을 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