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시즌 5호골 '폭발'...토트넘, 첼시전 3-4 역전패 '악몽'
입력: 2024.12.09 03:32 / 수정: 2024.12.09 03:55

9일 2024~2025 EPL 15라운드 토트넘 3-4 첼시
손흥민 후반 추가시간 리그 4호, 시즌 5호골 기록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왼쪽)이 9일 첼시와 2024~2025 EPL 15라운드에서 선발 왼쪽 윙포워드로 나서 볼을 다투고 있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왼쪽)이 9일 첼시와 2024~2025 EPL 15라운드에서 선발 왼쪽 윙포워드로 나서 볼을 다투고 있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게도 구럭도 다 놓친 토트넘, 손흥민(32·토트넘)의 리그 4호골이자 시즌 5호골도 위안을 주지 못했다. 승리가 절실했던 토트넘은 첼시와 '런던 더비'에서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을 뿐만 아니라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교체되는 이중의 쓰라림을 맛봤다. 두 차례의 결정적 득점 찬스를 놓쳐 아쉬움을 배가시키던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시즌 5호골을 성공시키며 체면을 세웠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은 9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후반 추가시간(90+6분) 리그 4호골이자 시즌 5호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토트넘은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2무 2패를 기록하는 부진으로 6승 2무 7패를 기록했다.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지며 10위권에서 점점 멀어졌다.

손흥민은 46차례의 볼 터치를 통해 4차례의 슛과 2차례의 유효 슛, 두 번의 기회 창출을 하며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팀 내 최고 평점인 7.64점을 받았다. '풋몹'도 7.8점으로 최고 평점을 부여했다. 브레넌 존슨이 7.7, 도미닉 솔란키가 7.4점을 받았다.

토트넘은 절대적으로 승점 3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대 수비 실수를 틈 타 전반 11분 만에 2골을 넣으며 2-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연달아 4골을 내주며 2-4로 역전패, '악몽의 밤'을 보냈다. 토트넘은 전반 5분 도미닉 솔란키의 선제골과 전반 11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추가골로 반전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첼시는 전반 18분 제이든 산초의 만회골과 후반 16분 파머의 페널티킥 2-2 동점골, 후반 28분 엔소 페르난데스의 역전골과 후반 39분 파머의 페널티킥 멀티골로 4-3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추가시간 종료 직전 토트넘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는가 싶었지만, 최근 4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부진을 이어갔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선 AS 로마와 2-2로 비겼고, 리그에선 풀럼과 1-1로 비긴 뒤 본머스에 0-1로 패해 분위기 반등이 절실한 상태에서 3위 첼시와 '런던 더비'에서는 2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골을 연달아 내줘 홈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토트넘의 센터 포워드 도미닉 솔란키(왼쪽)가 9일 첼시와 2024~2025 EPL 15라운드 홈경기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의 도움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손흥민./EPL
토트넘의 센터 포워드 도미닉 솔란키(왼쪽)가 9일 첼시와 2024~2025 EPL 15라운드 홈경기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의 도움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손흥민./EPL

특히 토트넘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주전 센터백 듀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을 급히 불러들였으나 이들이 모두 경기 중 부상이 도져 교체되면서 이중의 타격을 입었다. 이날 패배뿐만 아니라 '박싱 데이'의 남은 경기에서도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토트넘은 경기 전까지 6승 2무 6패(승점 20)로 11위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새로 부임한 엔조 마레스카 감독의 첼시와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첼시는 최근 3연승을 포함해 8승 4무 2패(승점 28)를 기록한 상태에서 토트넘 원정에 나섰다. 최근 5경기에선 4승 1무의 성적을 거두면서 무패 행진을 달렸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첼시와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패했으며 최근 37경기에서 6승 11무 20패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손흥민 또한 19차례의 첼시전에서 단 2골만 기록한 상태였다. 하지만 12경기만에 손흥민은 득점에 성공하며 프로 통산 124골을 성공시켰다.

출발은 좋았다. 토트넘은 첼시 왼쪽 풀백 마크 쿠쿠렐라의 수비 실수에 힘입어 2골을 먼저 넣으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 5분 이변이 발생했다. 마크 쿠쿠렐라가 볼을 잡고 컨트롤을 하다 젖은 그라운드에서 미끄러지며 볼을 뺏겼다. 재빨리 볼을 잡은 브레넌 존슨이 첼시의 오른쪽 공간을 드리블한 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낮게 크로스, 쇄도하던 포워드 도미닉 솔란키가 슬라이딩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행운의 선제골을 얻은 토트넘은 전반 11분에도 홈 그라운드의 도움을 받아 추가골을 넣었다. 또 쿠쿠렐라가 미끄러지면서 볼을 뺏겼다. 득점 기회를 잡은 데얀 쿨루셉스키가 페드로 포로의 도움을 받아 낮은 왼발 땅볼 슛으로 2-0 추가골을 기록했다. 두 차례나 미끄러지면서 결정적 실수를 한 쿠쿠렐라는 곧바로 스파이크를 바꿔 신고 경기를 계속했다.

두 차례나 그라운드에 미끄러져 2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첼시의 수비수 마크 쿠쿠렐라가 축구화를 바꿔신고 있다./런던=AP.뉴시스
두 차례나 그라운드에 미끄러져 2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첼시의 수비수 마크 쿠쿠렐라가 축구화를 바꿔신고 있다./런던=AP.뉴시스

승리가 절실한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로 복귀시키며 4-3-3 전형을 가동했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도 불러들였다. 손흥민~도미닉 솔란키~브레넌 존슨을 스리톱으로 내세웠으며 파페 사르~이브 비수마~데얀 쿨루셉스키로 3미들을 구성했다.

포백진에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판 더 펜~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를 포진시켰으며 프레이저 포스터가 골문을 지켰다. 하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로메로는 전반 15분 다시 근육 부상으로 라두 드라구신과 교체됐다. 판 더 펜까지 후반 34분 아치 그레이로 교체됐다.

첼시는 전반 18분 제이든 산초의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1-2 만회골을 넣으며 1골 차로 따라붙었다. 첼시는 후반 들어 더 공세를 높이며 동점골에 성공했다. 후반 15분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볼을 터치한 카이세도가 토트넘 수비수 우도기의 무리한 백 태클로 넘어지면서 페널티킥 파울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파머는 후반 16분 왼발 슛으로 토트넘 골키퍼를 속이고 왼쪽 골문을 뚫어 2-2를 만들었다. 파머는 3-2로 앞선 후반 39분 파넨카 킥으로 두 번째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켰다.

엔조 마레스카 감독의 첼시는 4-2-3-1 전형을 바탕으로 니콜라 잭슨을 원톱, 제이든 산초~콜 파머~페드로 네투를 공격 2선에 배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드진엣 엔소 페르난데스~로메오 라비아, 포백진에 마크 쿠쿠렐라~리바이 콜윌~브누아 바디아실~모이세스 카이세도를 내세웠으며 로베르트 산체스가 골문을 지켰다.

쿠쿠렐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전반 11분 추가골로 연결한 토트넘의 데얀 쿨루셉스키의 골 세리머니./런던=AP.뉴시스
쿠쿠렐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전반 11분 추가골로 연결한 토트넘의 데얀 쿨루셉스키의 골 세리머니./런던=AP.뉴시스

지난 AFC 본머스와 14라운드에서 벤치 멤버로 시작해 33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첼시전에서 곧바로 선발 복귀했다. 손흥민은 첼시와 그동안 19차례 맞대결을 펼쳐 상대적으로 빈약한 2골에 그쳤으며 팀의 승패 또한 5승 4무 10패에 그쳐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손흥민은 6년 전인 지난 2018년 11월 첼시 골망을 흔들며 토트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그는 엄청난 속도로 조르지뉴를 제친 뒤 다비드 루이스까지 무너뜨리고 원더골을 터뜨렸다.

첼시와 20번째 경기에서 손흥민은 골을 터뜨렸으나 팀은 역전패의 악몽에 시달렸다. 손흥민은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6경기서 5골(리그 4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앞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던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EPL 10년차를 맞아 시즌 10골 이상을 넣어 9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노리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17골을 넣었다.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던 2021~2022시즌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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