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교차' 손흥민-황희찬, 더 뼈아픈 토트넘 '콘테 감독'
입력: 2022.02.14 08:40 / 수정: 2022.02.14 08:43

13일 EPL 25라운드 토트넘-울버햄튼전 '코리안 더비', 콘테 감독 3연패 '위기'

토트넘 손흥민이 13일 울버햄튼과 EPL 25라운드에서 기민하게 볼을 다루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황희찬과 후반 10여분 동안 함께 경기를 치러 리그 첫 코리안 더비를 펼쳤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 손흥민이 13일 울버햄튼과 EPL 25라운드에서 기민하게 볼을 다루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황희찬과 후반 10여분 동안 함께 경기를 치러 리그 첫 '코리안 더비'를 펼쳤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올 시즌 리그 첫 '코리안 더비'를 펼친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26·울버햄튼) 소속팀의 희비를 가른 것은 토트넘 사령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용병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13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에서 해리 케인~루카스 모우라와 함께 스리톱으로 나서 풀타임 활약했으나 0-2 패배를 막지 못 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희찬은 후반 36분 교체 투입되며 지난해 EPL 입성 후 처음 손흥민과 10여분 동안 리그 경기에서 처음 맞대결을 펼쳤다.

지난해 12월 16일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알비온과 정규리그 경기 도중 햄스트링을 다친 황희찬은 후반 36분 다니엘 포덴스와 교체되며 두 달여 만에 그라운드를 밟으며 추가 시간까지 10여 분 동안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황희찬과 손흥민은 경기 시작 전 선수 입장 당시 서로 안부를 주고받은 뒤 경기 후에도 서로를 껴안으며 '코리안 더비'의 감동을 나눴다.

두 달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해 손흥민과 코리안 더비를 펼친 황희찬./울버햄튼=AP.뉴시스
두 달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해 손흥민과 '코리안 더비'를 펼친 황희찬./울버햄튼=AP.뉴시스

EPL에서 '코리안 더비'는 지난 2018년 2월 크리스탈 팰리스 소속이던 이청용(현 울산 현대)과 손흥민이 만난 이후 4년 만에 펼쳐졌다. 황희찬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튼으로 임대된 직후인 지난해 9월 리그컵 32강전에서 손흥민과의 맞대결이 펼쳐진 바 있으나 EPL에서는 이날이 처음이다. 황희찬은 지난달 말 울버햄튼과 2026년까지 계약을 맺고 완전 이적한 상태다.

그라운드에서는 감동적 '코리안 더비'가 펼쳐졌지만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용병술에서 큰 위기를 맞아 밤잠을 설치게 됐다. 지난해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야심찬 '빅4' 진입을 노렸지만 첫 리그 3연패의 부진과 함께 11승4무8패(승점 36점)로 순위가 8위로 떨어져 리더십 고비를 맞고 있다. 황희찬이 복귀전을 가진 울버햄튼은 11승4무8패(승점 37점)로 토트넘을 끌어내리고 7위에 올랐다.

토트넘의 비극은 주 포메이션인 3-4-3포메이션의 불안한 운용에서 비롯됐다. 잦은 선수 변화로 미드필드 숫자 싸움에서 뒤지며 수비에서도 '세컨볼' 싸움에서 집중력과 조직력 부족을 드러내 의외의 리그 연패를 기록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홈 경기에서 전반 18분 만에 2골을 내주며 선발 윙백 세세뇽을 28분만 뛰게 하고 교체했다는 점이다. 세세뇽은 충격을 받았으며 토트넘은 전술 변화를 통한 반격에도 실패했다.

토트넘 부임 후 첫 3연패의 수렁에 빠진 안토니오 콘테 감독./런던=AP.뉴시스
토트넘 부임 후 첫 3연패의 수렁에 빠진 안토니오 콘테 감독./런던=AP.뉴시스

울버햄튼이 전반 6분 라울 히메네스가 선제골을 성공시킬 당시만 해도 세 차례의 슛을 토트넘 수비수들은 모두 지켜봤다. 켰다. 네베스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 요리스가 걷어냈고 이것을 덴돈커가 페널티지역 한복판에서 재차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요리스는 다시 한번 슈팅을 걷어냈지만 이후 볼을 이어받은 히메네스는 페널티지역 한복판에서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전반 17분 덴돈커 추가골 상황도 비슷했다. 울버햄튼의 포덴세가 페널티지역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토트넘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후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고 이것을 덴돈커가 골문 앞에서 재차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10일 사우샘프턴과 경기에서 앞서가다가 2-3으로 역전패할 당시의 수비 불안이 계속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당황한 토트넘의 콘테 감독은 전반 28분 세세뇽을 빼고 클루셉스키를 투입해 측면에 변화를 주며 미드필드에 숫자를 늘리는 4-2-3-1 포백시스템으로 바꾸며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울버햄튼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현재의 팀 문제를 인정했다. 콘테 감독은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매우 어려웠다. 막판 경기력은 우리가 뛴 최고의 경기 중 하나였지만 내 생각에 (실점한) 두 골은 뭐라 말하기 어렵다. 사우샘프턴전 이후 우리의 과정 중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시작하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0-2로 뒤지면 단순한 상황이 아니고 선수들이 득점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내가 뭐라고 할 말도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콘테 감독의 전술적 변화의 희생양이 된 세세뇽은 불과 28분 만에 교체된 것에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콘테 감독의 위로에도 표정을 풀지 못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콘테 감독은 전반 28분 만에 세세뇽을 빼고 쿨루셉스키를 투입하면서 4-2-3-1 전형으로 바꿨다. 세세뇽은 자신의 번호가 보드판에 올라온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경기장을 빙 돌아 벤치로 향하는 내내 극도로 허탈해하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경험 많은 콘테 감독이 이 위기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주목된다. 일주일의 시간을 갖는 토트넘은 오는 20일 맨체스터시티와 EPL 경기를 갖는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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