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난 손흥민!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이 도우미 구실은 물론 해결사 임무까지 120% 소화하며 '에이스'의 위용을 제대로 뽐냈다.
손흥민은 9일(이하 한국 시각) 벤틀러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파더보른과 원정 경기에서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두 골을 몰아넣으며 팀 3-0 승리에 주역이 됐다. 후반 중반까지 동료들의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는 '도우미 손흥민'이 빛나다면, 경기 막판에 빼어난 골 결정력으로 '해결사 손흥민'까지 모든 것을 보여준 '손세이셔널'이었다.
이날 손흥민은 4-4-2 전형에서 투톱 뒤 '4'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분주히 운동장을 누볐다. 후반 중반까지 투톱 슈테판 키슬링과 요십 드르미치의 '도우미' 구실에 충실했다.
직접 공격 선봉에 나서기보단,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패스 성공률은 76.5%를 기록했고, 골과 연결될 수 있었던 '유효 패스'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회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슈팅 기회에서도 좀처럼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진이 "이타적인 플레이에 눈을 떴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경기 내내 후방 지원에 아낌이 없었던 손흥민이 경기 종료 6분을 남겨두곤 '해결사 본능'을 숨기지 못했다. 후반 39분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 문전을 파고든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곤살로 카스트로의 헤딩 패스를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리듬을 타기 시작한 손흥민은 9분 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작렬하며 파더보른의 추격 의지를 말끔히 씻어버렸다. 이날 팀 내 가장 많은 3개의 슈팅을 시도해 2골을 성공하며 '고감도 결정력'을 자랑한 손흥민이다.
리그 후반기 시작과 함께 공격 2선에서 주로 활약한 손흥민이다. 무리하게 슈팅을 때리기보단 주변 동료를 활용하며 팀플레이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매서운 발끝'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팀이 필요할 땐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지난달 14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선 3골을 폭발하며 '숨겨진 발톱'을 제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23일 뒤, 1-0 '살얼음판 승부'에서 또다시 멀티골을 작렬하며 날아올랐다.
도우미와 골잡이를 오간 손흥민에게 진정한 '에이스의 자격'을 느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