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손흥민(22·레버쿠젠)이 '손세이셔널'을 넘어 '손날두'로 진화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 못지 않은 '명품 무회전 슈팅'을 작렬하며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뽐냈다.
손흥민은 4일 오후 호주 시드니 퍼텍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팀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기대했던 득점은 없었지만, 시종일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보였던 무회전 프리킥은 '명품' 그 자체였다.

경기 내내 분주히 최전방을 누볐던 손흥민은 후반 44분 호날두로 '빙의'했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처리했다. 골대와 거리는 약 22m. 힘찬 도움닫기를 한 손흥민은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발등에 제대로 얹힌 슈팅은 회전 없이 빠르게 골문으로 향했다. 골대 위로 벗어갈 것 같았던 공은 골키퍼 앞에서 '뚝' 떨어졌다. 깜짝 놀란 골키퍼는 간신히 골대 위로 공을 쳐 냈다. 아쉽게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손흥민의 '한 방'은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손흥민의 무회전 슈팅은 호날두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세계 축구를 호령하고 있는 호날두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부터 '무회전 프리킥'으로 명성을 떨쳤다. 야구의 '너클볼'과 비교되는 호날두의 무회전 킥은 시속 130km에 육박하면서도 회전이 없어 '거짓말 같은' 궤적을 만든다.
호날두는 어린 시절 탁구를 치며 우연히 무회전킥의 원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화려한 드리블에 무회전킥을 더한 호날두는 '인간계'를 넘어 '신계'에 다다른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은 최종 모의고사를 승리로 장식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대비하게 됐다. 한국은 10일 오만전을 시작으로 13일 쿠웨이트, 17일 호주와 A조 조별예선을 차례로 치른다.
◆ 손흥민 프리킥 영상(http://youtu.be/YtQfnpC3ww4· 2분 32초부터)
◆ 호날두 프리킥 영상 (http://youtu.be/N5Dl5jwMf6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