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석 인턴기자] 온갖 소문과 추측이 난무했던 유럽 축구 여름 이적 시장이 1일(현지 시각) 마감됐다. 포지션별 최대어로 꼽힌 이들의 이동이 유독 활발했다. 거액이 오간 것은 당연하다. 말 그대로 뜬구름 잡는 소문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여름 이적 시장 최종 결과를 포지션별로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첫 번째는 공격수 편이다.
이번 이적 시장은 유독 공격수들의 이동이 많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핵 이빨' 논란을 일으킨 루이스 수아레스(27)는 리버풀에서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이적료는 무려 8100만 유로(약 1079억 원).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3경기에 나와 31골을 넣은 공격력을 인정받았다. 수아레스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징계 때문에 앞으로 약 100일간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 하지만 수아레스가 복귀하면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27), 네이마르 다 실바(22)와 함께 강력한 공격진을 구축할 수 있다.
AC 밀란 수뇌부와 불화설이 나돌았던 발로텔리가 1년 8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다. 행선지는 리버풀. 수아레스의 대체 선수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입단했다.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266억 원). 발로텔리는 지난 2013년 1월까지 3년 6개월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서 뛰며 74경기에 출전해 35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풍부해 리버풀의 공격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토트넘과 원정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61분간 뛰며 공수에 시너지 효과를 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적극적인 면을 나타내며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알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아틀레티코) 출신 디에고 코스타(26)는 지난 시즌 내내 이적설이 불거진 첼시로 이적했다. 조제 무리뉴(51) 첼시 감독의 혈안이기도 했던 특급 공격수 영입에 대한 갈증을 풀어줬다. 코스타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으며 3800만 유로(약 506억 원)의 몸값을 입증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의 신임도 얻고 있어 당분간 주전 공격수로 뛸 전망이다.
퀸스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에서 박지성(33)과 한솥밥을 먹은 로익 레미(27)도 첼시에 합류했다. 레미는 지난 시즌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임대로 뛰며 14골을 넣었다. QPR 복귀를 원하지 않았기에 공격수를 원하는 여러 클럽 이적설이 돌았다. 아스널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최종 행선지로 첼시를 택했다. 스피드가 빨라 에당 아자르(23), 오스카(23), 윌리안(26) 등 공격형 미드필더와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타를 뒤를 지키는 백업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자가 있으면 가는 자가 있는 법. 5000만 파운드(약 844억 원)의 사나이 페르난도 토레스(30)가 결국 첼시를 떠났다. AC 밀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지난 시즌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 부임할 때부터 퍼진 '토레스 정리설'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토레스는 지난 2011년 1월 리버풀에서 첼시로 옮겼다. 하지만 거액의 이적료 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그가 3시즌간 첼시에서 남긴 기록은 140경기 출전 32골. 리버풀에서 2시즌 동안 45경기에 출전해 27골을 넣은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첼시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한 가운데 밀란 임대를 선택했다. 리버풀로 떠난 마리오 발로텔리(24)의 공백을 메울 전망이다.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는 첼시를 떠났다. 그는 지난 2011년 1월 안더레흐트에서 첼시로 이적했지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루카쿠에게 돌아온 것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WBA) 임대.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2012~2013시즌 35경기에 출전해 17골 4도움을 올리며 첼시 복귀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무리뉴 감독의 지휘 아래 프리 시즌 친선 경기에서 주전으로 뛰기도 했다. 하지만 에버턴으로 임대됐다. 지난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15골 5도움을 올리며 진가를 발휘했다. 첼시 복귀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3540만 유로(약 460억 원)의 이적료에 에버턴으로 완전히 옮겼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41) 에버턴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으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인간계 최강'으로 불리는 라다멜 팔카오(28·AS 모나코)는 애초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을 뒤엎고 맨유에 입단했다. 1년 임대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맨유에 완전히 이적할 조항도 있다. 팔카오는 맨유의 '수호신'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의 주급만 26만 5000파운드(약 4억 4602만 원)다. 맨유로부터 세금까지 보전받는다. 지난 2011~2013시즌 91경기에 출전해 77골을 넣은 공격력을 발휘한다면 몸값을 입증할 수 있다. 앙헬 디 마리아(26)와 후안 마타(26), 안데르 에레라(25) 등과 조화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6)는 맨유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 웨인 루니(29), 로빈 판 페르시(31) 등과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치차리토는 지난 2010년 4월 맨유에 입단해 '특급 조커'로 이름을 날렸지만, 주전으로 기용되진 못했다. 지난 시즌 데이비드 모예스(51) 전 맨유 감독 체제에선 입지가 더욱 좁았다. 루이스 판 할(63) 감독이 맨유에 부임하고서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카림 벤제마(27)의 뒤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맨유 팬들의 속을 타게 만들었던 대니 웰백(24)은 라이벌 클럽 아스널로 떠났다. 지난 시즌 29경기에 나와 9골을 넣었지만, 기회를 살렸다면 더 많은 골을 넣었어야 했다. 결국 이적 시장이 마감되기 직전에 아스널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정강이 뼈 부상으로 적어도 올해까지 나오지 못하는 올리비에 지루(28)를 대신해 최전방을 책임질 전망이다. 잭 윌셔(22)와 메수트 외질(26), 애런 램지(24) 등과 호흡에 웰백의 이적 성공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알바로 네그레도(29)의 발렌시아 입단은 뜻밖의 결과다. 그동안 "네그레도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마누엘 페예그리니(61) 맨시티 감독의 발언과 어긋난다. 하지만 맨시티엔 에딘 제코(28)와 스테반 요베티치(25), 세르히오 아게로(26) 등이 버티고 있어 네그레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다. 게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 시즌 친선 경기에서 발등뼈가 골절돼 약 2개월간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 이 사실을 알고서도 러브콜을 보낸 발렌시아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전망이다. 지난 2009년부터 4시즌간 세비야에서 뛰었기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대한 적응 문제는 대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그레도는 세비야에서 146경기에 출전해 70골을 넣었다.
이밖에 디디에 드로그바(36)는 갈라타사라이에서 첼시로 복귀했으며 사무엘 에투(33)는 첼시에서 에버턴으로 이적했다. 마리오 만주키치(28)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아틀레티코로 이적해 골 감각을 이어 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공격수들의 연쇄 이동이 활발했던 이적 시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