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손흥민이 이끈 5연승' 레버쿠젠, '110년 無우승' 한 풀까
  • 이현용 기자
  • 입력: 2014.09.03 06:00 / 수정: 2014.09.02 17:32

손흥민(왼쪽)이 이끄는 레버쿠젠이 시즌 초반 5연승의 오름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FC 서울과 친선경기에서 스테판 키슬링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손흥민(왼쪽). / 최용민 기자
손흥민(왼쪽)이 이끄는 레버쿠젠이 시즌 초반 5연승의 오름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FC 서울과 친선경기에서 스테판 키슬링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손흥민(왼쪽). / 최용민 기자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올 시즌은 기필코!'

최고의 출발이다. 공수에서 안정된 전력으로 2라운드까지 진행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일(이하 한국 시각) 현재 유일한 전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손흥민(22)의 소속팀 바이에르 레버쿠젠이 110년 만에 리그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레버쿠젠은 지난 1904년 7월 1일, '툰-운트 스포트버라인 바이어 04 레버쿠젠'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고 1907년 5월 31일 독립된 축구 클럽이 창단됐다. 3부와 4부 리그를 머물던 레버쿠젠은 지난 1936년 2부 리그로 승격했다. 1979~198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로 오른 레버쿠젠은 강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에서 1987~1988시즌 정상에 올랐다. 에스파뇰에 결승 1차전을 0-3으로 내줬지만 '차붐' 차범근(61)의 활약을 앞세워 2차전을 3-0으로 승리하고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1992~1993시즌에는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유독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클럽 창단 후 110년 동안 리그 우승을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다. '빅4'로 평가받는 바이에른 뮌헨(24회 우승), 보루시아 도르트문트(8회 우승), 샬케 04(7회 우승)에 한참 뒤지는 것은 물론이고, 함부르크 SV(6회 우승),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Vfl 슈투트가르트(이상 5회 우승), 베르더 브레멘(4회 우승)에도 크게 못 미친다.

준우승만 5번이었다. 과정을 보면 얼마나 운이 없는지 알 수 있다. 1999~2000시즌 레버쿠젠은 10위 운터하힝과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0-2로 무릎을 꿇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브레멘을 3-1로 꺾으면서 승점이 같아졌고 골 득실에서 뒤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1~2002시즌에는 3경기를 남기고 2위 도르트문트에 승점 5가 앞섰다. 하지만 브레멘(1-2)과 뉘른베르크(0-1)에 2연패했고 도르트문트가 쾰른(2-1)과 함부르크(4-3)를 꺾으면서 순위가 뒤집혔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헤르타 베를린을 2-1로 꺾었지만 도르트문트가 브레멘을 2-1로 이기면서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레버쿠젠은 최근 10시즌에서 모두 한 자릿수 순위를 기록했다. 2008~2009시즌 9위가 최악의 성적이었다. 최근 10년간 340전 162승 81무 97패로 승률 47.6%를 기록했다. 평균 순위는 5위였고 평균 승점 56.7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승 팀의 평균 승점은 77.5였다. 레버쿠젠은 2010년대 들어서 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5위에 머문 2011~2012시즌을 빼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안에 모두 들었다. 평균 순위 3.6, 평균 승점 63.4였다.

그렇게 우승 복이 지지리도 없었던 레버쿠젠이 110년 만의 한을 풀기 위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리그 초반 2연승 행진으로 중간순위 1위에 올랐다. 리그 2경기 8득점으로 공격 1위, 2실점으로 수비 공동 6위에 자리했다. 개막전에서 또 다른 우승 후보 도르트문트를 2-0으로 제압한 것도 고무적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경기, 포칼을 포함한다면 시즌 5경기 5승 19득점 4실점이다. 무실점 경기가 3번이다. 패배를 모르는 팀으로 변모했다.

레버쿠젠의 상승세 원동력은 빠른 공수 전환과 다변화된 공격 루트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은 시즌 초반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지만 상대 팀에 전술이 읽히면서 중반부터 고전했다. 역습 위주의 공격 전술에서 '삼각편대' 스테판 키슬링(30·레버쿠젠), 손흥민, 시드니 샘(26·샬케 04)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올 시즌은 다르다. 리그 2라운드 헤르타 베를린과 경기 전까지 키슬링은 4경기 10골, 손흥민은 4경기 3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헤르타 베를린전에서 두 선수의 공격 포인트 없이도 4골을 퍼부었다. 손흥민과 키슬링의 콤비 플레이는 물이 올랐고 연계 플레이도 완성도가 높아졌다. 중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역습에 나섰던 지난 시즌과 달리 공수 전환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시즌 초반 몇 경기만 가지고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곤란하다. 분데스리가의 절대 강자 바이에른 뮌헨의 존재가 여전히 위협적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2시즌에서 승점 90이 넘는 절대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레버쿠젠이 지난 시즌처럼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인다면 우승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3연패를 2번 기록했다. 6경기(1무 5패) 동안 승리가 없었던 적도 있다. 시즌 초반의 기세를 계속 이어 가야만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

올 시즌 5연승으로 최고의 출발을 한 레버쿠젠. '110년 無우승'의 한을 올 시즌에는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레버쿠젠 최근 10년간 리그 성적
- 2013~2014시즌 : 4위, 19승 4무 11패 승점 61(리그 우승 바이에른 뮌헨 승점 90)
- 2012~2013시즌 : 3위, 19승 8무 7패 승점 65(리그 우승 바이에른 뮌헨 승점 91)
- 2011~2012시즌 : 5위, 15승 9무 10패 승점 54(리그 우승 도르트문트 승점 81)
- 2010~2011시즌 : 2위, 20승 8무 6패 승점 68(리그 우승 도르트문트 승점 75)
- 2009~2010시즌 : 4위, 15승 14무 5패 승점 59(리그 우승 바이에른 뮌헨 승점 70)
- 2008~2009시즌 : 9위, 14승 7무 13패 승점 49(리그 우승 볼프스부르크 승점 69)
- 2007~2008시즌 : 7위, 15승 6무 13패 승점 51점(리그 우승 바이에.8른 뮌헨 76)
- 2006~2007시즌 : 5위, 15승 6무 13패 승점 51(리그 우승 슈투트가르트 승점 70)
- 2005~2006시즌 : 5위, 14승 10무 10패 승점 52(리그 우승 바이에른 뮌헨 승점 75)
- 2004~2005시즌 : 6위, 16승 9무 9패 승점 57(리그 우승 바이에른 뮌헨 승점 77)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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