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미친 선방' 신화용-권순태, 국가대표 골키퍼 도전
- 이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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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8.12 16:29 / 수정: 2014.08.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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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태(왼쪽)가 이철근 전북 현대 단장과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전북 구단 제공
[더팩트ㅣ이준석 인턴기자]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29·수원 블루윙즈)의 입지가 위태롭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경기에서 5골을 허용하자 실력 논란이 제기됐다.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다. 최근 K리그 클래식 6경기에서 8골을 내줬다. 실책성이 짙은 장면도 나왔다. 국가대표 팀에서 그를 대체할 골키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김승규(24·울산 현대)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벨기에전에서 펼친 맹활약을 K리그에서도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두 명의 '수문장'이 국가대표 골키퍼에 도전장을 던졌다. 주인공은 신화용(31·포항 스틸러스)과 권순태(30·전북 현대). 이들은 K리그에서 연일 '선방쇼'를 펼치며 태극마크를 향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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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용은 12일 "국가대표팀에 뽑히는 날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 포항 구단 제공
◆ '기록의 사나이' 신화용
말 그대로 '미친 선방'이다. 신화용의 컨디션이 절정에 달했다. 최근 6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0-0으로 비긴 지난달 5일 제주 유나이티드전부터 2-0으로 승리한 지난 9일 상무상주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갔다. 무실점 경기를 늘릴 경우 그의 발자취는 새로운 역사로 쓰여진다.
자연스레 명예로운 기록도 따라왔다. 팀 내 최다 무실점 행진 기록을 늘렸다. 김병지(44·전남 드래곤즈)가 지난 2001년 7월 11일부터 7월 28일까지 세운 5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넘어섰다. 신화용은 12일 <더팩트> 전화 통화에서 "우리 팀이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어 경기 조율에 신경 쓰고 있다. 수비수들 덕분에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솔직히 시즌 초반에 비해 많은 선방을 하진 않은 것 같다"고 웃었다.
사실 그는 올 시즌 초반 김병지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을 보였다. 3-0으로 승리한 지난 4월 9일 경남 FC전부터 3-0으로 이긴 같은 달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갔다. 지난 5월 3일 성남FC전에서 3골을 내주며 김병지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지 못했지만,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화용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18경기에 출전해 단 14골을 허용하며 포항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민첩한 동작과 뛰어난 상황 판단 능력을 앞세워 평균 0.78골을 내줬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10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골키퍼는 그가 유일하다. 김승규와 권순태가 9경기에서 단 한번도 골문을 내주지 않았을 뿐이다.
자연스레 국가대표 합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신화용은 "태극마크를 다는 꿈을 항상 간직하고 있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온 힘을 기울여 잡을 것"이라면서 "국가대표로 뽑히는 날을 향해 열심히 훈련하겠다. 경기에서도 모든 것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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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태(왼쪽에서 두 번째)는 12일 "선수로서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 전북 구단 제공
◆ '1위 전북의 철옹성' 권순태
권순태를 빼놓고 전북의 오름세를 말할 수 없다. 지난 9일 성남전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전북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활약 덕분에 전북은 포항 스틸러스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권순태는 1-0으로 앞선 전반 18분 김태환(25·성남)의 코너킥이 갑작스럽게 골문으로 향하자 재빨리 손으로 쳐내며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 가운데 2-0으로 달아난 후반 43분 정선호(25·성남)의 강력한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해 막았다. 끝까지 골문을 허용하지 않으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권순태는 올 시즌 전북의 수호신으로 자리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18경기에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와 단 10골을 내줬다. 경기당 0.56골을 허용하며 전북의 골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실점률은 신화용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권순태는 12일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최은성(43) 코치님 덕분이다. 평소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경기장에서 선수들과도 많은 대화를 한다. 실수하면 격려해주고 도와주려 한다"면서 "덕분에 똘똘 뭉칠 수 있는 것 같다. 자연스레 경기력도 좋아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최 코치와 선수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권순태는 올 시즌 전북의 주전 골키퍼로 입지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 지난 2012년 상주상무에서 제대한 뒤 2시즌간 1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비시즌 완벽한 준비로 최강희(55) 전북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권순태는 시야가 넓고 집중력이 뛰어나다. 상대 공격수의 기습적인 슈팅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한다. 권순태의 가장 큰 장점이다.
권순태는 국가대표 승선 가능성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우선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돕고싶다"면서 "선수로서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만약에 뽑힌다면 어안이벙벙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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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용은 연일 '미친 선방'으로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 포항 구단 제공
◆ 서로가 말하는 그들의 존재
K리그 클래식에서 주목받고 있는 권순태와 신화용. 그들은 "서로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권순태는 "나와 (신)화용이 형은 신체조건이 비슷하다. 스타일도 큰 차이가 없다. 형을 보면 배울 점이 많다"며 "자주 보진 못해도 경기장에서 만나면 안부를 나누곤 한다. 물론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기에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고 말했다.
신화용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권)순태가 나보다 한살 어리지만 침착하고 냉정한 것 같다. 실점하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을 준비한다"면서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안부를 묻곤 한다. '다치지 말고 경기를 치르자'는 말을 주로 한다"고 말했다.
권순태와 신화용은 서로의 활약을 보며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며 공통된 의견을 나타냈다. 그들은 나날이 발전해나가며 '붙박이'와 같던 국가대표 골키퍼 자리에 신선한 향기를 퍼뜨리고 있다.
nicedays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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