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와 '로마의 왕자' 프란체스코 토티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냈다. / 리버풀, AS 로마 페이스북 캡처

[이현용 기자] '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34)와 '로마의 왕자' 프란체스코 토티(38)가 '챔스 사나이'로 돌아온다. 소속팀의 부진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했던 두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다시 주인공으로 나설 채비를 마쳤다.

제라드가 이끄는 리버풀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2013~201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노리치 시티와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라힘 스털링(20)의 활약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승점 80 고지를 밟은 리버풀(25승5무5패)은 리그 4위 아스널(21승7무7패)에 승점 10이 앞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4위까지 주어지는 2014~20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했다.

리버풀은 2008~2009시즌 준우승으로 꿈의 무대를 밟은 뒤 4년 동안 7위, 6위, 8위, 7위로 명성에 미치는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커녕 올 시즌은 UEFA 유로파리그도 출전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길었던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온 리버풀은 올 시즌 25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제라드는 올 시즌 리그 31경기에서 13골 10도움을 뽑아내며 여전한 실력을 뽐냈다. MOM(경기 최우수 선수)에 3차례 선정됐고 팀에서 루이스 수아레스(27) 다음으로 높은 평점 7.72점(후스코어드닷컴 기준)을 기록했다. 이적생의 합류가 많은 가운데 팀의 중심으로 맹활약했다. 그의 헌신적인 자세에 팀은 하나로 뭉쳐 좋은 결과를 낳았다.

축구 팬이 제라드와 UEFA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떠올린다면 한 경기로 생각이 모인다. 바로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불리는 2004~20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다. AC 밀란과 맞붙은 리버풀은 전반을 0-3으로 마쳐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제라드의 머리에서 드라마가 시작됐다. 제라드의 헤딩골로 한 점을 따라붙은 리버풀은 스미체르의 중거리포로 2-3을 만들었고 제라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사비 알론소가 실축했지만 다시 밀어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간 승부에서 제라드는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로마는 20일 열린 2013~2014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피오렌티나와 34라운드에서 1-0으로 값진 승리를 따내고 리그 2위를 확정했다. 4경기를 남기고 2010~2011시즌 이후 4시즌 만에 꿈의 무대에 다시 오르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8연승을 질주하며 '챔스 티켓'을 손에 넣었다.

21년째 로마의 자주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토티는 올 시즌 리그 22경기에 나서 7골 9도움을 올렸다. 비교적 적은 경기 출장에도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따냈다. 전성기만큼 폭발적인 득점력은 아니지만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

토티는 본인 스스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다면 발롱도르를 2번은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하지만 로마에서만 뛴 탓에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황혼기에 접어든 그가 조력자로서 꿈의 무대에서 어떠한 활약을 보일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를 보는 재미가 하나 늘었다.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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