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프리즘] 스네이더-리베리까지…발롱도르는 '득점 잔치'?
  • 이현용 기자
  • 입력: 2014.01.14 13:30 / 수정: 2014.01.16 01:50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위)가 프랭크 리베리를 누르고 20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 레알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페이스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위)가 프랭크 리베리를 누르고 20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 레알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페이스북


[이현용 인턴기자] 2013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예상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였다. 5년 만에 세계 축구 선수의 정점에 다시 오른 호날두는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 최종 후보에 오른 프랭크 리베리(31·바이에른 뮌헨)는 손뼉을 치며 축하를 보냈지만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다.

리베리는 14일(이하 한국 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1127점(23.66%)을 받는 데 그치며 3위에 머물렀다. 1365점(27.99%)을 받으며 발롱도르를 거머쥔 호날두와 1205점(24.72%)을 얻은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에 모두 밀리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팀의 트레블을 이끌고도 눈물을 삼켜야 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미셸 플라티니(59)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리베리가 수상하지 못해 실망했다. 발롱도르가 FIFA로 주관이 넘어가면서 바뀌었다. 과거 50년 역사상 발롱도르는 선수의 이름값이 아닌 결과를 중요시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1956년 처음 시상을 시작한 발롱도르는 2009년까지 세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여겨졌다. 2010년 FIFA 올해의 선수상과 통합하여 FIFA 발롱도르로 다시 태어났다. 선정 방법도 다소 바뀌었다. 100% 투표로 결정되는 것은 같았지만, 축구전문 기자단이 뽑은 발롱도르와 각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주장이 뽑은 FIFA 올해의 선수상의 방식을 합쳐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을 가린다.

발롱도르는 전통적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들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발롱도르 마지막 해인 2009년 메시를 비롯해 2008년 호날두, 2007년 카카(32·AC 밀란)까지 모두 소속팀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선수였다. 특히 2006년 수상자 파비오 칸나바로(41·은퇴)는 수비수였지만 이탈리아를 월드컵 정상에 올려놓은 공을 인정받아 주인공이 됐다. 챔피언스리그보다 월드컵을 높게 평가하는 발롱도르의 전통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 전에도 2002년 호나우두(38·은퇴), 1998년 지네딘 지단(42·은퇴) 등 월드컵 우승의 일등공신에게 발롱도르가 주어졌다.

발롱도르는 'FIFA 발롱도르'로 바뀐 첫 해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0년 인테르 밀란의 트레블, 네덜란드의 월드컵 준우승 등 뛰어난 팀 성적을 거둔 베슬러 스네이더(30·갈라타사라이)가 14.48%의 득표율에 그치며 FIFA 발롱도르 4위에 머물렀다. 기자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메시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통합되기 전이었다면 발롱도르는 스네이더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8강에서 탈락했다. 발롱도르가 FIFA 발롱도르가 되면서 기준이 팀 성적에서 개인 성적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2013 FIFA 발롱도르도 많은 이야기를 낳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해 59경기에서 69골 15도움을 기록하는 빼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무관에 그쳤다. 개인적인 임팩트에서 호날두를 따라갈 선수는 없었다. 리베리는 55경기에 출전해 23골 25도움을 올렸다. 그의 활약을 바탕으로 소속팀은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며 승승장구했다. 확실하게 갈린 '개인 성적 대 팀 성적'의 대결에서 FIFA 발롱도르는 개인의 손을 들어줬다. 기자단 투표 1위는 리베리였지만 대표팀 감독, 주장 투표를 합산한 결과 호날두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FIFA 발롱도르의 선정 기준 변화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다. '인기 투표'라 비판하는 축구 팬이 있는가 하면 '가장 뛰어난 개인에게 주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축구 팬도 있다. 2014년은 월드컵이 열리는 해다. 가장 좋은 개인 성적을 거둔 선수가 월드컵마저 제패한다면 내년에는 이런 논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2013년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개인 성적'에 집중된 FIFA 발롱도르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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