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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간의 선수 생활을 끝내고 은퇴를 선언한 마이클 오언. / 스포츠서울 DB |
[김용일 기자] 세기의 축구 스타가 그라운드와 작별한다. '영원한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33·스토크 시티)이 잦은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오언은 19일(한국시각) 스토크시티 홈페이지에 "축구 선수로서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그간의 경험은 행운이었다. 지금이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좋은 시기다. 선수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준 여러 지도자와 동료, 팬,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언은 1996년 리버풀에서 프로에 데뷔해 레알 마드리드(2004~2005년)와 뉴캐슬(2005~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9~2012년)를 거쳐 지난해 스토크시티에 입단했다. 리버풀 시절 재미로 골을 넣는 공격수라는 수식어를 들을 정도로 타고난 골 감각을 자랑했다. 1998년 2월 칠레와 친선 A매치에서 18세 59일의 나이로 당시 잉글랜드 최연소 A매치 골을 넣은 그는 2001년 리버풀 시절 잉글리시 FA컵과 리그컵, 유로파리그컵 우승을 일궈 내며 그해 발롱도르를 받았다. 그러나 스페인 이적 후 적응에 실패했고 잉글랜드로 돌아와 잔 부상에 시달리다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오언은 클럽에서 480경기를 뛰며 222골을 넣었다. A매치에서는 10년간 89경기 40골을 기록했다. <더팩트>은 국내 팬들이 기억하는 오언의 득점 명장면 '베스트 5'를 준비했다.
◆ 1998 프랑스 월드컵 16강 對 아르헨티나 '역전골'
원더보이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린 골이다. 15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골 가운데 하나로 기억된다. 18세였던 오언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16강전에서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이어받아 빠른 발을 이용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뒤 호세 샤모트, 로베르토 아얄라를 연이어 제쳤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전광석화 같은 슈팅으로 카를로스 로아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했다. 잉글랜드는 전·후반, 연장 접전 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졌으나 오언의 골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줬다. (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Q0hjHe17fWA)
◆ 2001 잉글리시 FA컵 결승 對 아스널 '동점·결승골'
1996~2004년까지 리버풀의 주력 공격수로 뛴 오언은 2001년 컵 트레블(리그컵, FA컵, UEFA컵)을 팀에 안겼다. 그 가운데 아스널과 FA컵 결승전은 그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다. 0-1로 뒤진 가운데 후반 교체 투입된 그는 프리킥 때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동점 골을 터뜨리더니 후방에서 넘어온 동료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왼발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jwE3h0iMjY8)
◆ 2001 한일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對 독일 '해트트릭'
독일 뮌헨에서 치른 2002년 한일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마지막 경기는 오언의 독무대였다.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그는 전차군단을 상대로 0-1로 뒤진 전반 11분 동점 골을 시작으로 연달아 2골을 퍼부으며 해트트릭을 이뤘다. 오언 이후 독일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잉글랜드 선수는 2013년 3월 현재 없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지오프 허스트 이후 독일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는 유로 2000 때 세르지오 콘세이상(포르투갈)과 오언이 유일하다. 독일은 아직도 이 경기를 '뮌헨 참사'로 기억하고 있다. (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v=MWxjjMwYuN0&feature=player_embedded)
◆ 2009~2010 프리미어리그 對 맨체스터 시티 '결승골'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오언의 가치를 재확인한 경기다. 맨유로 이적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그는 맨체스터 시티와 지역 라이벌전에서 믿기지 않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초반부터 난타전을 벌인 양팀은 후반 종료까지 3-3으로 맞섰다. 후반 32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오언은 후반 추가 시간 5분이 지나 라이언 긱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로 툭 차 넣었다. 올드 트래포드는 그야말로 열광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7번을 이어받은 그는 정상급 한 방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v=3E6-oaC7bf4&feature=player_embed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