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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주고 관중을 고용하는 독특한 문화를 지닌 아랍에미리트(UAE) 프로 축구. / 알 와슬 홈페이지 캡처
일본 열도는 최근 다카유키 모로모토(25)가 자국 선수 최초로 UAE 무대에 진출한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 카타니아에서 뛰다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알 나스르에 임대됐다. UAE 리그는 기량과 상품성을 지닌 동아시아 선수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 한국과 일본 대표급 선수는 상한가다. 그런데 UAE 리그는 타 리그와 다른 독특한 문화가 있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에게 돈을 지급한다. 객반위주(客反爲主)가 따로 없다. 개인당 50디람(약 1만 5000원)을 지급한다. 노래를 부르거나 홈 팀을 적극 응원하면 25디람(약 7000원)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각 구단 서포터즈는 한 경기에서 60디람까지 받는다. 식사와 음료, 교통비가 포함된다. 이처럼 과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팬을 이웃처럼 생각하는 UAE의 전통문화가 한몫을 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텅 빈 관중석'을 채우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지난 시즌 UAE 리그의 평균 관중 수는 3,240명이다. 모리모토가 진출한 알 나스르 구단도 3,594명에 불과하다. 2011년 알 나스르에서 뛴 이탈리아 국가 대표 출신 루카 토니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관중이 왜 이렇게 없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UAE 리그가 관중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프로화가 된 지 얼마 안 된 각 구단의 서비스 정신의 부족이다. 팀은 프로로 거듭났으나 의식은 아마추어에 머물고 있다. 팬들도 축구장에 가야 하는 동기가 부족하다. 압둘라 알 주나이비 UAE 리그 회장은 지난해 유럽 언론과 인터뷰에서 "관중에게 돈을 주는 것은 이웃에게 친절을 베풀려는 자국의 전통과 밀접하다"면서도 "구단들은 프로로 전환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다. 관계자들과 팬 역시 '프로'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UAE 리그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의 최근 평가에서 세계 58위로 평가받아 K리그(15위)와 J리그(27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28위) 등 주요 아시아권 국가보다 뒤떨어져 있다. 프로화가 진행되며 구단 관계자와 선수의 의식이 바뀐 시점에서 돈을 주고 사는 관중은 리그 전체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UAE 리그는 기량이 뛰어난 아시아 선수는 물론 유럽 명문 클럽에서 뛴 선수들의 영입을 장려하고 한다. 일본에선 우스갯소리로 '모리모토 응원하고 돈 받으러 가자'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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