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 10곳 중 1곳만 '피지컬 AI' 도입…경기도 대응 시급
  • 이승호 기자
  • 입력: 2026.08.06 11:22 / 수정: 2026.08.06 11:22
경기연구원 '피지컬 AI 시대 대응 전략' 보고서 발표
DX 전환율 77.5%에도 AI 활용은 초기 단계…실증·인재 양성 필요
피지컬 AI 확산센터가 들어서는 경기 시흥시 AI 혁신센터(정왕어울림센터) 외관. /시흥시
'피지컬 AI 확산센터'가 들어서는 경기 시흥시 AI 혁신센터(정왕어울림센터) 외관. /시흥시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 내 제조기업 10곳 가운데 8곳은 디지털 전환(DX)을 마쳤지만, 실제 생산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피지컬 AI'를 도입한 기업은 10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경기연구원은 6일 발간한 '피지컬 AI 시대, 제조업의 현실과 경기도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제조 데이터와 실증시설, 기업 지원, 인재양성을 연계한 통합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지컬 AI는 AI가 글이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로봇과 기계, 자동차 등에 탑재돼 현실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불량품 검사와 설비 고장 예측, 공정 최적화, 로봇 제어 등에 활용된다.

경기연구원이 스마트공장 기초 단계 이상 제조기업 200곳을 조사한 결과, 제조공정 전반의 디지털 전환율은 77.5%였다. 생산관리시스템(MES) 구축률은 92.9%,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은 79.4%로 개별 시스템 구축은 상당 수준 이뤄졌다.

반대로 AI를 생산설비와 결합한 피지컬 AI 도입률은 12.5%에 그쳤다. 활용 분야도 제품 인식 기능이 96.8%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예측(56.8%), 자동화(36.8%)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37.0%의 기업은 향후 3년 안에 피지컬 AI를 새로 도입하거나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데이터 활용 수준도 초기 단계에 머물렀다. 생산 데이터를 MES·ERP와 연계해 관리하는 기업은 44.0%였지만, 이를 AI 학습과 공정 최적화까지 활용하는 기업은 1.5%에 불과했다. AI 학습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갖춘 기업도 2.0%뿐이었다.

기업들이 피지컬 AI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품질 향상(74.0%)과 생산성 향상(73.5%)이었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 부담(69.7%)과 기존 설비 교체 비용(50.3%)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투자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술의 신뢰성과 안정성(49.0%),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35.0%)이었다.

또 기업의 41.5%는 투자비를 2~3년 안에 회수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생산현장에서 기술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실증사업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력 확보는 신규 채용보다 기존 인력 재교육이 우선이었다. 기업의 79.0%는 재직자를 교육해 새로운 업무에 투입하는 방식을 선호했으며, 피지컬 AI 도입 효과로는 숙련공 지원과 노동강도 완화(44.5%)를 가장 많이 기대했다.

경기연구원은 도가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 데이터 플랫폼과 피지컬 AI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기계 등 업종별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우처와 컨설팅, 시험·인증, 투자 지원과 연계해 도내 제조기업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영임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피지컬 AI 확산의 핵심은 로봇이나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생산설비, 공급기업, 현장 인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경기도는 국내 최대 제조업 집적지를 기반으로 현장 문제 발굴부터 실증, 사업화, 전문기업 육성, 재직자 역량 강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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