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대전=이병수 기자] 목원대학교는 '운산산수(雲山山水)'를 정립한 한국화의 거목 조평휘 목원대학교 명예교수가 지난 2일 별세했다고 4일 밝혔다.
향년 92세. 고인은 전통 수묵산수화의 맥을 잇는 동시에 현대적 조형 감각을 결합해 자신만의 화풍인 '운산산수'를 구축한 한국화 대가다. 강렬한 먹의 대비와 역동적인 필치, 장엄한 화면 구성은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한다.
특히 산을 정적인 풍경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기운으로 표현하고 구름을 통해 현실과 이상을 잇는 공간으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1932년 황해도 연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뒤 서울대학교 중등교원양성소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수학했다. 이 시기 청전 이상범과 운보 김기창에게 한국화를 사사하며 기초를 다졌다.
1950~60년대에는 당시 화단의 흐름에 맞춰 추상과 조형 실험에 몰두했으나 1970년대 중반 이후 전통 산수화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후 사생 중심의 작업과 수묵의 깊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산수 세계를 완성해 나갔다.
1976년 목원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그는 대전에 정착해 창작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대둔산과 계룡산 등 충청권 자연을 주요 소재로 삼아 실경 기반의 현대 산수화를 탐구했으며, 지역 화단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고인의 예술 세계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4년 과천관에서 '구름과 산-조평휘전'을 개최해 그의 60년 화업을 조명했다. 대전시립미술관 역시 2022년 '구름 타고 산을 넘어, 조평휘전'을 통해 후기 작품을 재조명했다.
생전 그는 1999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고 2001년 겸재미술상, 2021년 이동훈미술상 본상 등을 수상하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대전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빈소는 서울성모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이며 장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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