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Story] 김진욱 아내, 남편 1군 감독되자 '펑펑' 울은 사연
  • 김용일 기자
  • 입력: 2012.05.09 10:21 / 수정: 2012.05.09 10:21

2년 전 결혼한 아내 이야기를 털어 놓은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 / 이새롬 기자
2년 전 결혼한 아내 이야기를 털어 놓은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 / 이새롬 기자


[김용일 기자] '여우 리더십'으로 각광받고 있는 김진욱(52) 두산 베어스 감독이 시즌 중 가장 미안해하는 사람은 바로 아내이다. 늦은 나이에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이제 꼭 2년이 다 된 신혼부부지만, 알콩달콩한 신혼 재미는커녕 결혼 전 내건 '조건(?)'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최근 <더팩트>과 만난 자리에서 아내에 대한 짙은 애정을 보였다. 그는 "아내와 결혼하기 전 조건이 있었다. 서로 늦게 만나 결혼하는 만큼 둘만의 시간을 많이 갖기로 약속한 것"이라며 "아내는 1군은 시간이 없고 야간 경기가 많아 내가 2군에 있기를 바랐다. 나도 과거 1군에 올리려고 할 때는 옷 벗을 각오까지 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 31일 1군 투수 코치로 임명됐을 때 심경을 밝혔다. 김 감독은 "정말 고민 많이 했다. 그러나 김경문(현 NC) 감독께서 힘들어하셔서 도울 수 있을 만큼 하겠다고 했다. 열흘 후 김 전 감독께서 사퇴하셨는데 나도 옷을 벗든지 2군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웃었다.

김 감독의 아내는 남편이 1군 감독으로 임명됐을 때 웃음이 아닌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심지어 "결혼을 잘 못했다"며 "안 하면 안 되느냐"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지금은 김 감독이 밤늦은 시간에 팀 걱정으로 밤을 지새울 때면 간식을 챙겨주고, 스트레스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배려하는 등 내조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김 감독도 2군 코치 시절처럼 시즌을 마치고 12월 한 달 간 아내와 골프가방을 메고 여행을 가는 생활은 줄어들어 섭섭하지만 아내의 내조에 힘입어 두산을 탄탄한 팀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가족 얘기를 꺼내자 김 감독은 계속해서 싱글벙글 웃었다. 그는 "집이 압구정동에 있는데 근처에 동생과 둘째 동서가 살고 있다. 청담동 쪽에는 막내처남이 산다. 예전에는 아침에 만나 식사도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정말 행복했다. 1군에 와서 그런 시간들이 줄어들어 아쉬운 것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에 감독이라서 우승이 목표가 아니다. 사장·단장님서부터 우리 가족들까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승하고 싶다. 언제나처럼 진심을 다해서 뭔가를 더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자리에 일어서며 "감독 말기의 목표는 다시 2군 감독인가"라고 묻자, 김 감독은 "맞다"라고 응수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kyi0486@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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