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기획] 익숙하지만 틀린 말들, 579돌 한글날에 새겨보다
  • 박헌우 기자
  • 입력: 2025.10.09 00:00 / 수정: 2025.10.09 10:09
아직도 우리 일상엔 잘못된 한글 표기법 다수
‘오뎅’ ‘미싱’ ‘고객’… 일본어 표현 우리말로 순화 필요
한글이 세상에 태어난지 579돌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우리 일상에는 잘못된 표기법을 사용하는 단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박헌우 기자
한글이 세상에 태어난지 579돌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우리 일상에는 잘못된 표기법을 사용하는 단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박헌우 기자

잘못된 표기법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와사비(고추냉이)와 오뎅(어묵)
잘못된 표기법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와사비(고추냉이)와 오뎅(어묵)

[더팩트ㅣ박헌우 기자] 한글이 세상에 태어난지 579돌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우리 일상에는 잘못된 표기법을 사용하는 단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더팩트> 취재진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시내의 음식점, 마트, 공구상가 등을 다니며 확인한 결과 잘못 표기된 한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간판, 메뉴판, 제품 포장지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외래어나 일본어 표기 오류가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회나 초밥 따위를 먹을 때 사용하는 양념인 '와사비'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외래어로 '고추냉이'가 표준어다.

'와사비'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말이지만, 국립국어원 기준으로는 외래어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와사비'로 인정되지만, 의미상 대체어가 존재하므로 '고추냉이'로 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여러 재료(두부, 무, 달걀 등)를 국물에 넣고 끓인 음식을 뜻하는 '오뎅(おでん)'은 일본어에서 온 말로 '어묵'이 표준어다.

빵 위에 올려 구운 부스러기 모양의 토핑, 또는 잘게 부순 고기를 뜻하는 '소보로(そぼろ)'는 대체어 '곰보빵'이 존재하므로 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싱'은 영어 'sewing machine(소잉 머신)'에서 온 외래어 '미싱(missing)'의 일본식 발음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재봉틀'을 표준어로 정하고 있다. '재봉틀'은 실로 옷감 등을 꿰매는 기계를 뜻하는 순화된 순우리말 표현이다.

'오시' 또한 재봉·봉제 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직선 또는 곡선으로 선을 그어 미리 접거나 박을 자리를 표시하는 것을 뜻한다.

오시는 일본어 '押し(おし, oshi)'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재봉, 재단, 봉제 등의 기술 용어에 일본어식 표현이 많이 남아 있다.

'소매 끝, 바지 끝, 목 둘레 등에 사용하는 신축성 있는 골지 원단을 말하는 '시보리'도 재봉(재단, 봉제)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널리 쓰이는 용어지만, 표준어가 아니다.

국립국어원은 '시보리'는 '골지', '시곗줄 무늬, 또는 설명형 표현을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다.

누끼는 사진, 그래픽 작업에서 배경이나 특정 부분을 따내는 작업을 뜻하는 속어로, 일본어에서 온 '抜き(ぬき·누키)'라는 단어가 변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어 '누키'는 '빼내다', '따내다'라는 뜻으로, 한국에서는 주로 '포토샵과 편집 작업에서 피사체만 따로 분리하는 행위를 '누끼 딴다', '누끼 땐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누끼'는 따로 표준어는 없지만 '배경 제거', '분리 작업', '배경 따기' 등 우리말 표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한국 사회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고객(顧客·こきゃく, コキャク)'은 '단골손님' 또는 '거래하는 손님'을 뜻하는 일본식 한자어에서 생겨난 말이다.

'고객'은 이미 일상어로 굳어진 표현으로 다양한 분야(상업·행정·서비스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언어 순화 운동 차원에서는 '손님'으로 순화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고객센터'라고 사용하고 있다.

손님은 순우리말로 일상적, 인간적·친근한 느낌을 주는 반면, '고객'은 일본식 한자어로 공식적, 경영·행정·서비스 분야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다.

제578돌 한글날을 맞은 지난해 10월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휘호대회에서 외국인 참가자가 글씨를 쓰고 있다. /장윤석 기자
제578돌 한글날을 맞은 지난해 10월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휘호대회에서 외국인 참가자가 글씨를 쓰고 있다. /장윤석 기자

이 외에도 사회에서 자주 쓰이는 잘못된 표현들이 많다.

△다마네기(玉ねぎ) → 양파 △우동(うどん) → 가락국수 △데리야끼 → 간장 양념구이 △단무지(たくあん) → 노란 절임무 △가게(店) → 상점·점포 △아르바이트(アルバイト) → 시간제 일·단기 근로 등도 일본어 또는 일본식 외래어에 해당한다.

많은 표현이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한글날을 계기로 올바른 우리말 사용의 중요성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제579돌을 맞이한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이날 만큼은 외래어나 일본어투 표현을 자연스럽게 돌아보며,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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