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특허기간 만료를 앞두고 특허권 연장을 받아낼 수 있을지 면세업계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이부진 사장과 관련한 의혹이 연장 심사를 앞둔 신라면세점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배정한 기자 |
신라면세점 서울점 특허기간 연장 심사 앞둬...호텔신라 '문제없다' 강조
[더팩트 | 신지훈 기자] ‘이부진 리스크’ 떠안은 호텔신라는 문제없이 대기업 면세점 특허권 연장을 누릴 수 있을까. 관세법이 개정되며 올해부터 면세점 특허권이 최장 10년이 됐다. 5+5년 형태로 5년 후 갱신해야한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7월, 제주점은 10월 특허기간이 만료된다. 특허권 연장을 위해 재심사를 받아야한다. 통과할 경우 오는 2025년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면세업계는 면세법 개정 첫 사례를 두고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의혹이 연장 심사에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올해부터 대기업 면세점 사업 운영 기간이 최장 10년을 보장받게 됐다. 당초 5년이던 특허기간이 1회 갱신이 가능해지며 5+5년의 형태로 최장 10년간의 사업기간을 보장받게 됐다. 지난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보세판매장 특허(갱신) 평가기준’에 따르면 면세점 사업자는 갱신을 위해 지난 5년간 성과에 대한 평가(이행내역)와 향후 5년 계획을 제출해야한다. 이행내역과 향후계획은 각각 1000점 만점으로, 둘 다 600점 이상 받아야 특허가 갱신된다. 갱신 이행내역 평가의 심사배점은 ▲보세구역 관리역량 200점 ▲경영능력 100점 ▲관광인프라 200점 ▲상생협력 500점 등 총 1000점으로 구성됐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오는 7월13일 특허권이 만료된다. 개정된 법안에 따라 서울점은 특허권 연장을 할 수 있게 됐다. 연장을 위해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재심사를 받아야한다. 특허만료 6개월 전 갱신 신청을 접수해야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난 1월 서울세관에 특허갱신 신청을 접수한 상황"이라며 "제주점도 10월24일 특허권 만료를 앞두고 갱신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에 면세점 서울점과 제주점 특허권 연장 여부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호텔신라의 미래가 달려있어 면세 사업권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1일 호텔신라 주주총회에서 이부진 사장은 "신라면세점이 ‘2022년 글로벌 3위 면세점’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경쟁력과 내실을 다지는 견실 경영 기조 아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가 국내 내실을 더욱 다지고 글로벌 면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점과 제주점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2조8842억 원, 8679억 원이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매출은 4조7137억 원으로 서울점과 제주점이 호텔신라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면세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호텔신라 입장에서 서울점과 제주점의 특허권 연장 여부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관세청이 공개한 '면세점 사업계획서 이행 내역'에 따르면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총 4개 분야 14개 항목에서 99%의 이행 실적을 보였다. 이행 실적에 따라 서울점은 상생협력 분야에서 점수 500점을 확보했다. /관세청 제공 |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서울점의 특허권 연장이 무난하게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월 관세청이 공개한 ‘면세점 사업계획서 이행 내역’에 따르면 서울점은 ▲중소‧중견기업지원방안 적정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 ▲기업이익 사회환원 정도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정도 총 4개 분야 14개 항목에서 99%의 이행 실적을 보인 것.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행 내역 결과에 따라 서울점은 상생협력 분야에서 점수 500점을 확보했다"며 "다른 분야에서도 명확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지만 큰 감점 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분야에서 최소한의 점수만 획득한다고 가정해도 심사 탈락 기준인 600점은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면세업계도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특허갱신 심사를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불거진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의혹은 신라면세점에게 분명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내 면세점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보세구역 관리역량 분야 중 ‘임직원의 비리 및 부정’과 관련한 배점이 있다"라며 "서울점의 특허 갱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큼 배점이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이와 관련해 ‘확대 해석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 사장과 관련한 의혹이)이번 심사에 전혀 영향 없다"며 "명확한 평가 기준이 있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는다. 관세청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서울점은 100%에 가까운 이행 실적을 달성했다. ‘임직원의 비리 및 부정 여부’의 판단 기준도 ‘관세법령 위반 여부’이기 때문에 감점 요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간에 떠도는 ‘오너리스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특허권 연장심사는 서울세관 자료가 준비 되는 대로 관세청으로 이관돼 갱신 심사절차가 진행된다. 관세청은 5월 중으로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서울점 갱신 여부를 결정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기간의 연장을 기대하고 있는 대기업 면세점 입장에서는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연장 심사 첫 사례기 때문에 심사를 예의 주시 중"이라며 "지난 5년 간 잘못된 점이 있다면 연장이 불가할 수도 있어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조사 중인 경찰은 27일 사건 제보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제보자로부터 휴대전화 2대를 임의 제출 받아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강남구 H성형외과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제보자 인터뷰를 통해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지난 23일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해 마약류 관리대장 등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해당 병원장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된 상태며 아직 공식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통해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하고 장부를 분석하고 대조한 뒤 원장을 비롯한 관계자 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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