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모로코에 1-0 승리! 이란이 16일 자정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모로코와 대결에서 종료 직전 터진 상대 자책골로 승점 3점을 챙겼다. /게티이미지 |
이란, 모로코 잡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 후 20년 만에 승리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이란이 '복병' 모로코를 상대로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이란 특유의 '늪 축구'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란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모로코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무려 20년 만의 감격적인 첫 승을 신고했다.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이란은 전후반과 추가시간까지 95분 동안 모로코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다. 이란은 모로코의 파상공세를 육탄방어로 막아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이란의 버티기에 모로코는 이란의 페이스에 말려들기 시작했다.
이란은 상대가 누구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이란 특유의 '늪'과 같은 축구를 펼치며 모로코를 압박했다. 분명 경기는 모로코가 주도했지만, 이란은 실점하지 않으며 모로코의 공격 템포를 줄이는 등 실리를 챙겼다. 결국 다급해진 모로코는 경기 종료 1분을 앞둔 후반 추가시간 5분, 프리킥 상황에서 자책골을 허용했다. 이란은 모로코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에산 하지사피가 낮고 빠르게 상대 문전으로 보냈고, 아지즈 부하두즈가 몸을 날려 걷어내려했지만 그대로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란이 16일 자정(한국시간) 열린 모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확정하자 이란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결국 승점 3의 주인공은 이란이 됐다. 이로써 이란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꺾은 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맛봤다. 이란은 20년 전에 했던 방식 그대로 모로코를 제물로 삼아 스페인과 포루투갈, 확실한 '2강'이 버티고 있는 B조에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살렸다.
이란은 아시아를 점령한 '늪 축구'가 월드컵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란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경기에서 10골 2실점 조 1위로 본선행에 성공했다. 경기당 평균 실점이 0.2점으로 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아시아를 제패했다. 이란의 '늪 축구'는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약 7년간 지휘봉을 잡으며 완성했다.
완성 단계에 접어든 이란의 늪 축구가 세계 최강 스페인과 포르투갈에게도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