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의 썰왕설Re:] '사건수첩', 진짜 VIP 초대한 '신선한 시사회'
  • 김경민 기자
  • 입력: 2017.04.20 14:03 / 수정: 2017.04.20 14:03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화려한 스타 대신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땀흘린 진짜 VIP를 초대하는 가족 시사회를 열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포스터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화려한 스타 대신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땀흘린 진짜 VIP를 초대하는 가족 시사회를 열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포스터

설(레는) Re(플) : 가족시사회라니 멋지다(diai****)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영화계에서 이색적이면서도 따뜻한 소식이 들렸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제작 영화사람) 측이 진정한 의미의 VIP 시사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측은 지난 17일 오후 8시 CGV왕십리에서 특별한 시사회를 열었다. 보통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는 개봉 전 언론시사회를 진행하고 연이어 VIP 시사회를 준비하는데,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가족 시사회'라는 이름으로 이를 대체했다.

이날 영화관에 모인 900여 명은 대부분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함께 만든 제작진, 스태프와 그들의 가족들이었다. 온 가족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 장르 특성상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더해졌다.

감독과 주연배우들은 영화관을 돌며 관객들에게 인사했는데, 감독은 관객석에 있는 스태프 몇 명을 지목해 소개했다. 또 스태프에게 일어나라고 해서 함께 박수도 받고 마이크도 직접 전달해 소감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국내 대다수 영화들은 개봉 전 VIP 시사회를 열고 스타들을 초대해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더팩트DB
국내 대다수 영화들은 개봉 전 VIP 시사회를 열고 스타들을 초대해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더팩트DB

주연배우 이선균은 19일 오후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정말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흔히 VIP 시사회를 하면 셀러브리티를 초대하지만 가족뿐 아니라 정작 스태프와 인사는 못하고, 영화 보러 오지도 못 하고, 뒤풀이하지도 못하고, 조연배우들은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 뒤풀이를 가도 인사하러 다녀야 한다. 이번엔 아예 그런 걸 없애고 의미 있는 진짜 VIP 시사회, 파티가 돼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이런 문화가 정착이 될 것 같다"고 자랑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제작사인 영화사 람 최아람 대표는 SNS에 "10년 넘게 지난 지금은 모든 영화가 당연히 하는 것처럼 VIP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비용은 비용대로 사용하고, 스태프의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 반면 홍보효과는 당시처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업계 많은 분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조금 더 좋은 영화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신생 영화 제작자의 시도로 봐달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매번 특권층을 까는 영화를 만들면서 특권층을 위한 시사회를 하더니 잘한 시사회(antf****)" "멋져요(y2kd****)" "한번 보고 싶어지네. 이 영화 딸하고 보러가야겠어요(rive****)" 등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멋지다' '잘했다'는 리플이 마음을 두드린다. 관례를 깬 시도 자체만으로도 여러 스타들의 얼굴이 박힌 사진 못지않은 홍보 효과도 가져왔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화려한 스타 대신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땀흘린 진짜 VIP를 초대하는 가족 시사회를 열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스틸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화려한 스타 대신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땀흘린 진짜 VIP를 초대하는 가족 시사회를 열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스틸

VIP 시사회라고 하면 감독이나 출연 배우들과 친분이 있는 스타들이나 소속사 식구들이 대거 출동하는 그림이 연상된다. 포토월에서 취재진과 팬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끝나면 무대 뒤에서는 '파이팅!' 인사를 담은 영상을 담느라 바쁘다.

VIP 시사회는 개봉 전에 미리 영화를 보여주는 자리다. 단순히 스타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도 있고, 영화 제작에 도움을 준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는 하지만 '그들만의 행사'라는 벽이 느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VIP 시사회 포토월'이라는 제목 아래 얼굴을 비친 여러 스타들을 통해 거두는 홍보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측도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진정한 VIP를 '모시고' 무사히 영화를 관객 앞에 내놓는 보람과 기쁨을 나눴다. 대부분 주의 깊게 시간을 들여 눈길을 주지 않는 엔딩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 영화 장면 뒤에 숨어 무더운 여름 감독과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던 이들을 멋진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가족 같은 일터'라는 문구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언어유희로 전락한 요즘, 서로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땀의 결실을 공유한 '임금님의 사건수첩' 측의 선택이 모처럼 마음을 훈훈하게 달궜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오는 26일 개봉합니다."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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