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겹치기 출연 논란' 박소담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 권혁기 기자
  • 입력: 2016.06.22 08:23 / 수정: 2016.06.22 08:23

이제야 빛을 보는 신인 박소담. 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인 박소담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은 무엇일까? /이새롬 기자
이제야 빛을 보는 신인 박소담. 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인 박소담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은 무엇일까? /이새롬 기자

TV 첫 주연작부터 삐걱, 과연 박소담에게만 문제가 있는 걸까요?

[더팩트|권혁기 기자] 얼마 전 배우 공효진이 드라마 '질투의 화신'과 관련해 곤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SBS에 편성을 빼앗긴 KBS 측에서 '공효진 흠집내기'에 나선 거죠.

KBS 측은 공효진이 '질투의 화신' 출연 조건으로 편성 및 촬영 시기, 외주 연출자, 심지어 촬영 감독까지도 추천하며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질투의 화신' 제작사 SM C&C 측은 "배우 흠집 내기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단연코 배우는 제작사 및 방송사에 그 어떤 요구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효진은 졸지에 '입김 센 여배우'라는 꼬리표를 달 뻔 했습니다.

최근 박소담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바로 사전 제작 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극본 민지은 원영실, 연출 권혁찬, 이하 신네기)를 촬영하면서 6월 방송 예정인 KBS2 '뷰티풀 마인드'(극본 김태희, 연출 모완일, 이하 뷰마)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면서 '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일부 언론과 함께 누리꾼들은 이런 상황에 박소담을 힐난했습니다. "아무리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요즘 대세 배우이긴 하지만 박소담이 일부러 겹치기 출연을 할 정도의 깜냥이 될까요? 박소담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은 무엇일까요?

먼저 박소담이 '신네기' 촬영 도중에 '뷰마' 출연 제안을 받은 게 맞습니다. 원래 '뷰마'는 '동네변호사 조들호' 후속으로 6월 초 방송 예정으로 편성돼 있었습니다. 캐스팅 완료 후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최소 한 달의 시간 여유가 필요한 상황이니 5월 초에는 진영을 짜고 실전 돌입 준비를 마쳐야 합니다.

'뷰마' 측은 지난해 11월 개봉된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며 인지도가 높아진 박소담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박소담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기회인 게 사실이죠. 장혁이라는 든든한 주연배우와 호흡을 맞출 수 있으니 좋고,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처음이라서', KBS2 단막극 '붉은 달'에 이어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제안을 받은 거니까요. 신인의 입장에서 놓치기 힘든 작품입니다.

지난 2013년 영화 '소녀'로 데뷔한 이후 '잉투기' '일대일' '마담 뺑덕' 등에서 조단역을 전전했던 박소담이 이제야 길고 멋진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뷰마'에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당시 박소담 소속사 카라멜이엔티는 정중히 고사를 했습니다. '신네기'가 걸렸기 때문이죠. 2월 초에 녹화를 시작한 '신네기'의 촬영 일정이 시나브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 3, 4월로 예정됐던 촬영은 5월, 다시 6월로 연장됐습니다.

2월에는 촬영 날짜가 많지도 않았습니다. 촬영 초기부터 왜? 누구의 '의지'인지, 누구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본이 바뀌면서 2월 동안 촬영은 10회 정도에 그쳤습니다. 사전 제작이 아닌 정규 편성을 받았다면 방송에 펑크가 난 셈입니다.

HB엔터는 왜 박소담에게 책임을 전가했는가. KBS는 박소담을 위해 뷰티풀 마인드의 편성 시기를 늦춰 시간을 벌어주기도 했다. /이새롬 기자
HB엔터는 왜 박소담에게 책임을 전가했는가. KBS는 박소담을 위해 '뷰티풀 마인드'의 편성 시기를 늦춰 시간을 벌어주기도 했다. /이새롬 기자

'뷰마' 측은 박소담에게 다시 출연 제안을 했습니다. KBS는 '동네변호사 조들호' 후속으로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를 배치, '뷰마'에게 시간을 벌어주었습니다. 진심으로 박소담이 출연하길 바란다는 배려 차원이었겠죠?

이번 사안의 근본적인 문제는, 박소담의 '겹치기 출연'이 아닙니다. '100% 사전 제작'이란 타이틀을 걸고도 '신네기'가 예고한 촬영 기간을 맞추지 못한 부분에 있습니다. 보통 드라마는 촬영 전 4회 정도의 대본을 완성하는데, 초반부터 시나리오를 두고 삐걱거렸고, 5월 13일 현재 13회분 대본이 나온 상황입니다. 남은 3부 대본이 언제 나올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신네기'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29일 "올 상반기 국내 편성하고 아시아는 물론 미주 지역 등 전 세계 동시방송을 하겠다"고 예고했지만, 그 공약은 공수표였던 셈입니다. HB엔터테인먼트는 박소담에게 유감을 표하며 "올해 편성을 논의 중이다. 박소담이 주연배우로서 역할을 다해 줄 거라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상반기'가 '올해'로 바뀌었습니다.

HB엔터테인먼트는 앞선 공효진 건과 같이, 여배우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상도의'를 운운했습니다. 제작 차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 '용팔이' 등 신선하고 참신한 콘텐츠로 매 작품마다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베테랑 드라마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가 1년 동안 공들인 야심작이라는 '신네기'. 1년간 '공'을 들였다는데 이렇게 대본이 수정되고 늦게 나오는 게 말이 됩니까? 힘 있는 드라마 제작사가, 신데렐라처럼 뒤늦게 빛을 보려는 신인 박소담에게 너무 큰 중압감을 주는 것도 모양새가 빠집니다.

'신네기'의 촬영 차질로 다른 배우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안재현은 오는 21일 구혜선과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이정신은 오는 22일 소속 밴드 씨엔블루 일본 콘서트가 예정돼 있습니다. 다들 '신네기' 촬영 일정에 맞춘 듯 5월이 빠듯합니다.

한편 매니지먼트도 겸하고 있는 HB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일 박소담 측이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본지 단독 보도 ='드라마 겹치기 출연 논란' 박소담, 연매협 분쟁조정 신청 )한 날, 가입을 신청했습니다. 그동안 연매협에 가입하지 않았던 HB엔터테인먼트가 갑자기 진입을 시도한 의도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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