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민의 댄스 히스토리(28)] 잊지 못할 힙합댄서 ‘아므리’
  • 손현석 기자
  • 입력: 2011.12.02 15:34 / 수정: 2011.12.02 15:34

▲힙합 댄서로 인상적인 활동을 펼쳤던 아므리(왼쪽).
▲힙합 댄서로 인상적인 활동을 펼쳤던 아므리(왼쪽).

[공경민 객원기자] 누가 뭐래도 ‘댄스 전성시대’다. 대중 가요계의 ‘꽃’인 아이돌 스타로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된 지 오래. 최근 대세인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댄스로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 또한 당연한 수순이 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댄스를 주 컨셉트로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SBS ‘키스 앤 크라이’,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댄스 붐’의 원류에는 스트리트 댄스가 자리잡고 있다. 그 이전까진 ‘비주류’로 취급 받던 스트리트 댄스는 1990년대 초반 들어 ‘서태지와 아이들’의 폭발적인 인기에 발맞춰 주류 문화의 장르로 급부상했다. 이미 현란한 브레이크 댄스로 유명한 비보이들의 공연은 국가 이미지 홍보에도 첨병으로 인정받을 정도다. ‘영턱스클럽’의 최승민은 국내 댄스 발전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다. 그의 입을 통해 우리나라 1세대 댄서들의 세계와 그에 얽힌 ‘야사’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필자가 아므리(amry)를 처음 알게 된 건 ‘영턱스클럽’ 1집 활동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이자 ‘영턱스클럽’ 제작자인 이주노가 일본인 친구 아시토시를 통해 받은 댄스 자료를 줬다.

영상 속 댄서들은 필(feel)이 정말 대단했다. 당시 너무 대단해서 자료에 ‘필’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 자료를 보고 연습한지 2년 정도 흘렀을까. 거기 나오는 댄서 두 명을 알게 됐다. 이들은 스트럿(strut)이라는 유명한 댄스 팀 멤버였으며 더 놀라운 점은 모두 일본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필자는 3인조 댄스팀 ‘버터’(butter) 멤버를 보러 일본에 가게 됐다. 이후 그 팀의 공연을 감상하고 있는데, 또 다른 멤버를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그가 바로 필자가 애지중지하던 자료에 댄서였던 거 아닌가.

놀라움을 뒤로한 채 그를 소개 받아 이름과 정보를 얻었다. 그의 이름이 아므리였고, 인도네시아인으로 일본에서 태어나 쭉 살아왔다. ‘필’ 자료에 있던 댄스 팀의 이름은 ‘5컬러’(5colors)였고, 다섯 가지의 힙합 색깔은 표현한다고 해서 그렇게 붙여진 것이라고 했다.

아므리의 댄스는 8비트와 16비트의 리듬조화가 상당히 좋았고, 라인이 절대 나오기 힘든 바디 밸런스에서 라인이 쫙 빠지는 희귀한 댄서였다.

특히 뉴잭과 팝이 일품이었다. 이 춤들은 기본기 없이 추면 소주 10병을 원샷하고 추는 것과 같아 보인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힙합댄서들이 아므리를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감히 말하건 데 그는 ‘힙합 댄스의 끝’이었다.

한국 댄서들이 줄기차게 그와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므리의 댄스는 2000년도 이후로는 볼 수 없었다. 그 당시 춤을 관두고 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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