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V리그] 몬타뇨, 장소연과 절친? "아줌마 마인드 통해" ②
  • 유성현 기자
  • 입력: 2011.11.30 10:05 / 수정: 2011.11.30 10:05

▲KGC 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마델레이네 몬타뇨./ 문병희 기자
▲KGC 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마델레이네 몬타뇨.
/ 문병희 기자

[유성현 기자] V리그 3년차를 맞는 '여자배구 최고 용병' 마델레이네 몬타뇨(28·KGC인삼공사)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과 같다. 오랜 한국 생활 덕분인지 동료 선수들과 간단한 한국어로 쉽게 대화를 나눌 정도다. 팬들의 사인 요청에도 다소 서투르지만 또박또박 '몬.타.뇨'라고 적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이탈리아 리그 진출을 타진했지만 막판 세부 협상 결렬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새 팀을 찾는 과정에서도 다른 리그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러나 몬타뇨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2시즌 동안 활약한 한국 무대에 대한 애정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

"안녕하세요. 몬타뇨입니다".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는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용병으로서 동료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한국 무대에 대한 자부심까지 느껴졌다. 고국 콜롬비아를 떠나 낯선 한국 땅에서 5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그에게 한국 땅은 '돈을 버는 곳' 그 이상 의미가 됐다.

▲ 한국 생활 3년차 답게 팀 동료들과 돈독하게 쌓은 정을 과시했던 몬타뇨.
▲ 한국 생활 3년차 답게 팀 동료들과 돈독하게 쌓은 정을 과시했던 몬타뇨.

- 한국 프로스포츠계에서 외국인 선수가 3년째 같은 팀에서 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뛸 계획인지?

물론 한국에 더 있고 싶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남자친구랑 오래 사귈수록 정들어 헤어지기 힘든 것과 같다.(웃음) 이미 한국에 정이 많이 들어 다른 곳으로 간다면 크게 섭섭할 것 같다. 이 팀에 있고 싶은 이유는 자매 같은 선수들과 아버지 같은 감독님이 있어서다. 구단도 가족에 대해 많이 신경을 써준다. 여기서 일하면서 돈만 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밖에도 많은 점을 얻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팀에 큰 애정을 갖고 있다.

- 팀 내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누구인지 궁금하다.

장소연이다. '엄마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어 통하는 면이 많다. 영어도 잘 해 소통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어린 선수들을 빼고는 대체적으로 다 친해서 누구 하나 꼽기가 정말로 어렵다. (어린 선수들은 왜?) 다들 막내 동생 같아서다. 아무래도 나이 차가 있다 보니 관심사가 다른 것 같다. 나는 아줌마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웃음)

▲ 평소에는 장난기 많은 엄마 용병이지만 배구와 관련된 질문에는 최고 용병 다운 투철한 프로 정신을 드러냈다.
▲ 평소에는 장난기 많은 '엄마 용병'이지만 배구와 관련된 질문에는 '최고 용병' 다운
투철한 프로 정신을 드러냈다.

- 절친한 한국 선수들과 국제대회에서 마주칠 일도 있을 텐데.

성격상 아는 사람과 맞대결을 펼치면 이기고 싶다는 각오보다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어떤 의미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상대 선수들을 존경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 맞붙는다면 '꼭 상대방을 꺾고 싶다'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을 것 같다.

- 가장 존경하는 선수와 해외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선수를 각각 꼽자면?

흥국생명의 김사니다. 포지션이 세터라 경기 운영도 잘하지만 선수들을 컨트롤 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의지도 강한 선수라 상대팀으로 들어왔을 때 6명이 아닌 8명이 있는 것 같다. 외국에서 통할 선수라면…. (한참 고민한 후) 왜 굳이 외국에 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은 충분히 좋은 리그다. 어떤 리그를 가야 한국보다 더 좋은 배구를 배우고 올 수 있을까 생각해봐도 그다지 괜찮은 나라가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 활약하는 게 오히려 더 실력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 만족스러운 한국 생활. 가족의 힘이 클 것 같은데, 자랑 한 번 한다면?

딱히 자랑할 건 없지만….(웃음) 남편이 아들을 잘 돌봐주고 뒷바라지도 훌륭하다. 특히 경기에서 이겼을 때 나보다 남편이 더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아들도 정말 귀엽고 애교가 많다. 무엇보다 바르게 자라고 있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특히 아들이 경기를 보러 오면 왠지 모를 힘이 생기는 것 같다.(웃음)

▲ 더팩트 독자들을 위한 몬타뇨의 사인. 서툰 한국어로 또박또박 써내려간 이름이 돋보인다.
▲ 더팩트 독자들을 위한 몬타뇨의 사인. 서툰 한국어로 또박또박
써내려간 이름이 돋보인다.

<글 = 유성현 기자, 사진 = 문병희 기자>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기자 yshal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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