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길 잃은 '너 말고 다른 연애', 서강준·안은진이 아깝다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6.10.31 00:00 / 수정: 2026.10.31 00:00
기대 모은 현실 멜로…잃어버린 개연성
시청률 1%대 부진
배우 서강준(왼쪽)과 안은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KBS2 토일 드라마 너 말고 다른 연애가 길 잃은 개연성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KBS
배우 서강준(왼쪽)과 안은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KBS2 토일 드라마 '너 말고 다른 연애'가 길 잃은 개연성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KBS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방송 전부터 장기 연애, 믿고 보는 서강준과 안은진의 만남, 그리고 기다리던 서강준의 로맨스 복귀라는 수식어만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너 말고 다른 연애'. 하지만 방송 후 작품은 시청률 1%대에 머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길을 잃은 캐릭터들의 사랑처럼 작품의 개연성마저 방향을 잃었다. 제일 아쉬운 건 서강준과 안은진의 열연마저 빛을 잃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12일 첫 방송한 KBS2 토일드라마 '너 말고 다른 연애'(극본 유수지, 연출 황승기)는 연애 10년 차 익숙했던 연인이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감 리얼 멜로드라마다. 총 14부작으로 현재 12회까지 방영됐다.

작품은 첫 방송 전부터 서강준의 로맨스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로맨스 장르에서 강점을 보여온 서강준과 상대 배우와의 자연스러운 케미로 호평받아 온 안은진의 만남만으로도 작품을 기대할 이유는 충분했다.

여기에 10년이라는 장기 연애를 주요 소재로 내세워 기대를 더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결혼을 앞둔 연인이 권태를 느끼고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사랑의 의미를 되짚는 이야기다. 장기 연애를 경험한 이들이라면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익숙함과 권태, 새로운 설렘 사이의 복잡한 감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너 말고 다른 연애'는 방송 전 화제성을 시청률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첫 회 시청률 2.6%(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출발한 작품은 회차가 진행될수록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방송된 12회에서는 1.9%를 기록하며 1%대에 머물렀다.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선에 있다. 남궁호(서강준 분)와 이미도(안은진 분)는 10년 차 연인답게 편안하고 익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함께 있어도 서로에게 무심해지고 상대의 말에 시큰둥하게 반응하며 권태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10년이라는 시간이 권태감 하나로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가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두 사람이지만 이미도는 남궁호에게 한 달 동안 다른 사람을 만나보자고 제안한다. 남궁호는 박수아(조아람 분)를, 이미도는 한태승(이주안 분)에게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10년간 이어진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너 말고 다른 연애에서 서강준(왼쪽)과 안은진이 10년 차 장기 연애 커플로 분해 섬세한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캐릭터의 감정선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고 있다. /KBS, 유니켐
'너 말고 다른 연애'에서 서강준(왼쪽)과 안은진이 10년 차 장기 연애 커플로 분해 섬세한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캐릭터의 감정선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고 있다. /KBS, 유니켐

결국 남궁호는 이미도에게 "네가 원한 게 이건가? 상처받고 싶다며, 어때?"라며 날 선 말을 쏟아냈고 이미도 역시 "엿같아 더러워. 너는, 통쾌해?"라고 맞받아쳤다. 서로의 소중함을 확인하기 위해 시작한 선택이 오히려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긴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작품은 오래된 연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이야기를 내세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물들의 선택을 시청자들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도록 그려내느냐다. 기존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연애를 시작한다는 설정부터 호불호가 갈리는 가운데 인물들의 모순된 행동까지 반복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미도의 태도는 캐릭터의 설득력에 의문을 더한다. 자신이 먼저 한태승과 입을 맞춘 뒤 남궁호에게 다른 여자를 만나보라고 제안했지만 정작 남궁호가 박수아와 가까워지자 질투와 분노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박수아가 간직한 남궁호의 그림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가져가려다 끝내 눈물로 호소하는 모습 역시 이미도의 감정을 납득하기 어렵게 만든다.

극이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중심인물인 남궁호와 이미도의 이야기보다 이들이 새로운 상대와 만들어가는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는 점도 아쉽다. 남궁호와 이미도에게는 서로를 향한 상처와 갈등이 반복되는 반면 남궁호와 박수아, 이미도와 한태승의 관계에서는 새로운 설렘과 다양한 감정이 그려진다. 특히 박수아를 끌어안은 남궁호와 이미도에게 입을 맞출 듯 다가가는 한태승의 모습은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부각하며 오히려 10년 차 연인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다.

물론 제목이 '너 말고 다른 연애'인 만큼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한 달 동안 다른 사람을 만나며 자신도 몰랐던 내면을 발견하고 오랜 연인에 대한 감정까지 새롭게 돌아보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작품은 이러한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쌓아가기보다 자극적인 사건과 과도한 불행 서사를 더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

이미도의 아버지가 과거 바다에 빠진 남궁호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사연도 그중 하나다. 이미도는 이 사건으로 오랜 시간 죄책감을 안고 살아오며 복잡한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서로를 향한 사랑뿐 아니라 죄책감과 책임감까지 얽힌 두 사람의 관계가 과연 건강하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을 남긴다.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오는 1일 종영한다. /KBS, 유니켐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오는 1일 종영한다. /KBS, 유니켐

또한 작품은 부적절한 대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10회에서 이미도가 한태승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 변호사에게 "나는 1분 후에 너를 성추행할 거야. 당장 안 꺼지면 무슨 일이 있어도 네 바지를 벗길 거야"라고 윽박질렀다.

해당 장면은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 비판을 받았다. 상대방을 제압하고 한태승을 보호하려는 이미도의 당찬 매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성추행을 협박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공영방송인 KBS에서 방영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대본과 연출 단계의 검수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작품은 끝까지 인물들의 감정을 복잡하게 얽어놓는다. 이미도는 남궁호에게 박수아를 좋아하지 말라고 했던 말을 거두고 그가 원하는 선택을 하길 바랐다. 그러나 남궁호가 박수아에게 입을 맞추려는 순간 이미도가 한태승과 함께 나타나는 엔딩은 또다른 혼란을 안겼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미도만을 바라봤던 남궁호가 새로운 상대인 박수아에게 입을 맞추려는 전개는 그동안 쌓아온 캐릭터의 감정선마저 흔들리게 만든다. 이러한 아쉬움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캐릭터 감정선이 이해가 안 간다" "1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사랑을 모순적인 캐릭터 하나 때문에 무너뜨리는 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너 말고 다른 연애'가 처음 내세운 이야기는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쌓아온 익숙함과 권태감, 새로운 사람에게 느끼는 설렘과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만으로도 깊이 있는 멜로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작품은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차곡차곡 쌓아가기보다 연이어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

작품은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만남과 신선한 소재로 기대를 모았던 '너 말고 다른 연애'이지만 정작 방송 이후에는 개연성 없는 전개와 부적절한 대사 논란이 흥행의 발목을 잡았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오는 1일 종영한다.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