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만으로 물에서 수소 생산…울산과기원, 유기 광전극 개발

  • 손연우 기자
  • 입력: 2026.10.26 10:36 / 수정: 2026.10.26 10:36
외부 전원 없이 전환 효율 7.9%…유기 광음극 세계 최고 수준
반도체 연결층 개선해 성능 유지…대면적 모듈 야외 실증도
전유기 광전극을 야외에서 실증 중인 모습. /UNIST
전유기 광전극을 야외에서 실증 중인 모습. /UNIST

[더팩트ㅣ울산=손연우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유기 반도체의 전압 부족과 성능 저하 문제를 개선해 외부에서 전기를 공급하지 않고 햇빛만으로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광전극을 개발했다.

26일 UNIST에 따르면 탄소중립대학원 김진영 교수와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재성·임한권 교수팀이 개발한 '탠덤 광전극'은 태양광 수소 전환 효율 7.9%를 기록해 외부 전원 없이 작동하는 유기 반도체 기반 광음극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광전극은 반도체가 빛을 흡수할 때 발생하는 전자를 촉매로 보내 물에서 수소를 얻는 장치로, 유기 반도체를 사용하면 소재를 용액에 녹여 바르는 방식으로 넓은 면적의 전극을 제작할 수 있지만 흡수층 하나에서 얻는 전압만으로는 물을 분해하기 어려워 외부 전원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반도체 층을 두 겹으로 쌓아 필요한 전압을 확보하고 두 층을 잇는 기존 소재가 주변 반도체를 손상시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화몰리브덴과 유기 분자 '2PACz'를 결합한 새 연결층을 적용했다.

기존 연결 소재인 'PEDOT:PSS'는 산성이 강하고 습기를 잘 흡수해 인접한 층의 성능을 떨어뜨렸으나 새 연결층은 산성과 습기에 따른 손상을 줄이면서 전하 이동을 돕고 반도체를 입힐 때 사용하는 용매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결층의 차이는 안정성 실험에서도 드러나 새 광전극은 10시간 뒤 초기 광전류의 86%를 유지한 반면 기존 소재를 사용한 광음극은 36%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빛을 받은 전극에 흐르는 전류인 광전류는 수소 생산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수소 전환 효율 7.9%는 0.56㎠ 크기의 전극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얻은 결과이며, 연구팀은 별도로 320㎠ 크기의 모듈 시스템을 제작해 실제 자연광 아래에서도 외부 전압 없이 수소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장치 제작비를 낮추기 위해서는 수소 발생 전극인 유기 광전극의 백금 함량을 중량 기준 약 0.1%로 줄이고 산소 발생 전극에는 귀금속 대신 니켈·철·코발트 촉매를 적용했으며 두 전극이 같은 수산화칼륨 용액에서 작동하도록 구성해 별도의 이온교환막도 필요하지 않도록 했다.

유기 반도체를 활용한 전극 제작비 절감 효과는 경제성 분석에도 반영돼 현재 확보한 효율로 하루 10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를 가정한 전 공정 경제성 평가에서 수소 1㎏당 생산비가 9.26달러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전환 효율이 7.9%여도 낮은 전극 제작비 덕분에 효율 10%인 비교 대상 광전극과 비슷한 생산비를 확보할 수 있으며 향후 효율을 이론적 한계 수준인 16%로 높이고 하루 생산량을 30톤으로 확대하면 1㎏당 생산비를 4.26달러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진영 교수는 "유기 반도체를 쌓은 전극에서 성능을 떨어뜨리던 연결층의 불안정성과 부식 문제를 해결한 연구"라며 "용액으로 가공할 수 있는 유기 반도체의 장점을 살려 그린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이연정 연구원과 다르메쉬 한소라 박사, 문종아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6일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인바이런먼트 앤드 에너지'에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newsb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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