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경찰 가족 사건 왜 그대로 수사하나"…광주경찰청 국감서 질타

  • 조효근 기자
  • 입력: 2026.10.22 17:57 / 수정: 2026.10.22 17:57
관련 사건 13건 중 5건 기존 경찰서에서 계속 수사
김호승 전남경찰청장(왼쪽)이 22일 오후 전남광주시청 광주청사에서 국정감사 피감기관을 대표해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호승 전남경찰청장(왼쪽)이 22일 오후 전남광주시청 광주청사에서 국정감사 피감기관을 대표해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조효근 기자]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가운데 광주경찰청이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일부 사건을 다른 경찰서로 재배당하지 않은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특히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마련한 수사 개선과제 대부분이 여전히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찰의 재발 방지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2일 전남광주시 광주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광주경찰청·전남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정춘생 조국혁신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은 경찰관 가족 연루 사건의 처리 현황과 수사 공정성 확보 대책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경찰관 가족이 피의자이거나 범죄 혐의를 받는 사건은 전국적으로 45건이며, 이 가운데 광주경찰청과 관련된 사건은 13건이다.

광주경찰청은 해당 사건 중 8건을 다른 경찰서 등에 재배당했지만 나머지 5건은 기존 경찰서에서 계속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사건을 재배당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며 해당 사건들의 구체적인 처리 경위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어 국정감사에 앞서 경찰관 가족 연루 사건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제출받지 못했다며 각 사건의 개요와 처리 현황을 상세히 작성해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장윤기 사건 이후 수립한 재발 방지대책의 추진 실적도 도마에 올랐다.

정 의원은 경찰이 마련한 주요 개선과제 16개 가운데 13개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사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과 강력범죄 현장의 증거물·유류품 관리 강화 방안 등 장윤기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핵심 과제조차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재발 방지대책의 구체적인 이행 시기를 정하고 실질적인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영우 광주경찰청장은 수사 신뢰 회복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과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청장은 "경찰 수사의 신뢰 회복을 위해 TF를 꾸려 각 과제를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를 마친 후 과제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장윤기 사건의 초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갑)은 장윤기 사건을 '경찰판 관계성 범죄'라고 규정하며 경찰 조직 전반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서울 구로을)은 사건 당시 광주경찰청이 수사 지휘를 담당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선 경찰서뿐 아니라 상급기관의 책임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광주경찰청 소속 직원들의 징계 문제를 거론하며 조직 내부의 기강 확립을 주문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스토킹 사건 대응 매뉴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장윤기 사건 이전에 접수된 신고에 적절한 보호조치가 이뤄졌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전남광주 서구을)은 8년 전 광산경찰서에서 발생한 데이트폭력 사건 조작 의혹을 거론하며 과거 사건에 대한 미흡한 징계가 조직의 문제를 반복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양 청장은 "수사 초기 장윤기의 살인 행위 자체에 집중하다 보니 미진한 부분이 있었던 듯하다"며 "전 직원이 각오를 다지고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장윤기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박모(57) 경감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박 경감은 리얼돌과 케이블타이 등 주요 증거물 처리와 관련한 증거인멸 방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등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며, 국회 행안위는 동행명령장 발부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고발 등 후속 조치 여부를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전남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해 수습 과정의 부실 대응 문제가 제기됐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충북 청주 서원)은 초기 수색 종료 이후에도 유해가 발견됐지만 추가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응의 적절성을 따져 물었다.

또 재수색 과정에서 유해 1709점이 추가 발견된 사실을 거론하며 수색 종료 결정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에 김호승 전남경찰청장은 당시 수색 중단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유해 수습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데 유감을 표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과 후속 개선대책 이행 문제를 비롯해 경찰관 가족 연루 사건의 수사 공정성, 제주항공 참사 수습 과정에 대한 경찰의 책임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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