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행정기관 44곳·공무원 9929명 이전 지원단 가동…청사·주거 대책 마련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조상호 세종시장이 21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여건이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행정수도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여야 정치권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이날 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44곳의 세종 이전 계획과 관련해 "행정수도 완성을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이전 대상 기관은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 규모다. 27개 기관은 2027년 이전을 우선 추진하고, 나머지 17개 기관은 2031년까지 청사를 신축한 뒤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현재 세종에 근무하는 중앙부처 공무원 1만5215명과 비교하면 이번 이전 규모는 기존 인력의 3분의 2에 가까운 수준이다.
조 시장은 "이번 결정은 단순히 중앙행정기관 몇 곳을 옮기는 것을 넘어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의 경제·행정 2수도 시대를 앞당기는 중대한 결정"이라며 "서울과 세종으로 나뉜 국정 운영 체계를 개선하고 세종이 실질적인 국정 운영의 중심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는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16개 부서가 참여하는 '중앙행정기관 이전지원단'을 가동해 청사 확보와 주거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첫 회의를 열었으며 매주 회의를 통해 이전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조 시장은 취임 100일 성과와 향후 시정 운영 방향도 설명했다. 세종시는 지난 7일 시민보고회에서 25개 추진 전략과 148개 시정 과제를 담은 시정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조 시장은 행정수도 완성과 자족경제 기반 확충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기업 투자 유치 성과도 강조했다. 세종시는 삼성전기 8조원, 아성다이소 5500억 원 규모의 투자계획에 이어 액티스코리아와 1조8000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8일에는 SK증권·메테우스자산운용·시드에이치 등과 7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 투자협약을 맺었다. 2029년까지 36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조 시장은 "대규모 투자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부지와 전력·용수 확보, 인허가 등 필요한 사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11일 열린 2026 세종한글축제에는 34만 명이 방문했다. 블랙이글스 축하 비행과 드론쇼, 한글노래 경연대회, 한글놀이터 등이 진행됐으며, 드론쇼에서는 ‘행정수도 특별법 연내 제정’ 문구를 선보여 시민들의 염원을 담았다.
조 시장은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까지 국가 중추 기능의 세종 집적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공감대와 추진 동력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 대학 유치·국가산단으로 풀 것"
이날 간담회에서는 청년 인구 감소와 일자리 대책,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재정 부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크린넷) 개선 등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조 시장은 청년 인구 감소 대책과 관련해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려면 교육·일자리·문화·주거·건강 등 5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종합 국립대 유치를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 연간 3000명을 넘지만 관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100명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지역에 자리를 잡는다고 생각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며 대학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자리 확충 방안으로는 테크밸리와 국가산업단지, 디지털 콘텐츠 산업단지 조성을 제시했다. 조 시장은 "국가산단은 전력 공급과 용수 확보 문제를 해결해 사업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레인보우로보틱스 같은 좋은 기업이 세종에 들어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이전과 관련해서는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이 이전하지만 실제 근무 인원은 발표된 숫자보다 30~50%가량 많을 수 있다"며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이전 기관 설명회가 열리면 청사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용도 변경 등 행정 절차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기관을 위한 추가 재정 지원 문제에는 지방교부세 확대 등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올해 6월 기준 22.3%이며, 내년에는 25%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 시장은 "내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행정안전부와 국무총리실 등을 상대로 세종시가 이전 기관 지원 사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계속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관련해서는 전력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했다. 조 시장은 "일상적인 생활 전력과 용수는 문제가 없지만 데이터센터처럼 막대한 산업용 전력을 요구하는 시설은 당초 계획에 없었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 기업들과 전력 공급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된 두 곳 외에도 최소 4~5곳에서 추가 투자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며 "다만 데이터센터는 고용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고 세수로 얼마나 이어질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린넷 운영 문제에 대해서는 시민 편의와 지속 가능성, 경제성을 함께 고려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함께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현 시스템을 운영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시의회와 시민 의견을 듣고 시설을 건설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LH의 입장까지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성다이소 인근 산업폐기물 매립장 추진 논란과 관련해서는 "회사 측도 우려하고 있어 필요하다면 직접 만나 해결이나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현재 경제산업국에서 대응하고 있으며 원만한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세종시의 재정난 속에서 제기된 시의원 의정비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기관의 운영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직접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의회도 시민과 소통하고 어려운 사정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재의 법·제도 틀 안에서 모두 했다고 생각한다"며 "여야가 합의하고 국민의 축복과 지지 속에 온전한 행정수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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