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너 말고 다른 연애', 기다림에 답한 서강준표 로맨스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6.10.03 00:00 / 수정: 2026.10.03 00:00
10년 차 연인 남궁호 役으로 열연
매주 토일 오후 9시 20분 방송
배우 서강준이 KBS2 토일 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에서 로맨스 장인다운 섬세한 멜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KBS
배우 서강준이 KBS2 토일 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에서 '로맨스 장인'다운 섬세한 멜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KBS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서강준이 왜 '로맨스를 해야 하는 배우'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설렘부터 익숙함, 권태와 이별의 아픔까지 10년 연애에 담긴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오래 기다려온 서강준표 멜로가 제대로 빛을 발하는 중이다.

서강준은 지난 12일 첫 방송한 KBS2 토일 미니 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극본 유수지, 연출 황승기)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연애 10년 차 익숙했던 연인이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감 리얼 멜로 드라마다. 총 14부작으로 현재 4회까지 방영됐다.

서강준은 훈민제과 TF스낵3팀 대리 남궁호 역으로 열연 중이다. 남궁호는 친화력 유머 다정함을 모두 갖춘 남자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로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배려가 몸에 배어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이미도(안은진 분)의 10년 차 남자친구이기도 하다.

일곱 살 때 처음 만난 남궁호와 이미도는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다 26살에 연인이 됐다. 서로의 흑역사부터 취향과 생활 습관까지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두 사람에게 결혼은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였다.

하지만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안정적인 대기업 직장인 남궁호와 달리 영화감독 이미도는 여주 송해나(송지우 분)와의 불화로 어렵게 들어간 영화에서 하차 통보를 받고, 성인영화 연출을 맡는 등 꿈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위해 내달리는 남궁호의 마음은 이미도에게 점차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 마음이 오히려 자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자 이미도는 결국 헤어지자고 선언했다. 남궁호는 이미도와의 결혼을 꿈꾸고 있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이별을 선택했다.

서강준이 너 말고 다른 연애에서 분한 남궁호는 훈민제과 대리이자 이미도(안은진 분)의 10년 차 남자친구다. /KBS
서강준이 '너 말고 다른 연애'에서 분한 남궁호는 훈민제과 대리이자 이미도(안은진 분)의 10년 차 남자친구다. /KBS

하지만 10년의 세월은 하루아침에 지워지지 않았다. 헤어진 뒤에도 남궁호는 이미도의 고장 난 도어락을 걱정하고 잠에 취한 와중에도 아침에 모닝콜을 잊지 않는 등 여전히 그를 신경 썼다. 결국 남궁호는 이미도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뒤 다시 한번 함께할 미래를 제안했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다.

한 차례 위기를 넘긴 두 사람에게 또 다른 변수도 찾아왔다. 이미도의 곁에는 한태승(이주안 분)이, 남궁호의 곁에는 박수아(조아람 분)가 가까워지면서 다시 설렘을 찾으려고 애쓰는 두 사람에게 새로운 감정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첢 복잡한 서사와 감정선을 가진 남궁호의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하는 건 서강준의 연기다. 그는 10년을 함께한 연인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익숙함을 과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덤덤하지도 않게 표현한다.

이미도의 눈빛만 보고도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모습, 아침마다 전화를 걸어 잠을 깨워주면서 졸린 목소리로 애정 표현을 건네는 모습에는 오랜 시간 함께한 연인 특유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서강준은 이러한 일상적인 순간에서 남궁호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쌓아 올린다. 이미도의 취향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세심함부터 장난스럽게 상황극을 주고받는 모습까지. 사랑이 익숙해졌음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설렘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다시 설레고 싶다는 이미도의 말 한마디에 한껏 차려입고 데이트에 나가는 모습에서는 오래된 커플 특유의 귀여운 호흡까지 느껴진다.

그런 두 사람에게 위기가 생긴 순간 서강준의 장점은 더욱 선명해진다. 이미도가 자신과 상의하지 않은 채 성인 영화 연출을 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궁호는 분노하면서도 그 안에 섭섭함과 걱정을 함께 담아낸다. "걱정을 시키지 말든가 그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에서도 단순한 화가 아니라 이미도를 향한 걱정이 읽힌다.

서강준이 열연 중인 너 말고 다른 연애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 /KBS
서강준이 열연 중인 '너 말고 다른 연애'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 /KBS

특히 이별을 전후한 장면에서는 서강준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빛을 발한다. 이미도가 헤어지자고 말하자 남궁호는 당장 감정을 쏟아내는 대신 눈물을 억누른다. 서강준은 울음을 참느라 미묘하게 높아지는 목소리와 흔들리는 눈빛으로 애써 담담함을 유지하려는 남궁호의 마음을 더욱 세밀하게 그려낸다.

남궁호는 이미도를 다시 만난 순간 그가 울었다는 사실부터 알아차리고 걱정을 쏟아냈다. 애써 눌러왔던 감정은 결국 "내 인생에서 네가 사라지는 게 그게 더 무서워, 미도야"라는 고백으로 이어진다. 서강준은 걱정과 원망, 미련과 사랑이 뒤엉킨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도 남궁호가 이미도를 왜 쉽게 놓지 못하는지 납득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서강준의 멜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눈빛이다. 말로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과 굳어지는 표정, 입술을 깨무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남궁호의 마음을 전달한다. 이미도에게 다정하게 웃을 때는 오랜 연인을 향한 애정이 느껴지고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한 순간에는 불안과 혼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러한 연기는 서강준이 왜 꾸준히 '로맨스를 해야 하는 배우'로 꼽혀왔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비주얼과 특유의 부드러운 분위기까지 맞물려 시청자들 사이에서 '로맨스를 해야 하는 배우'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하지만 의외로 서강준의 필모그래피에서 정통 멜로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2020년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 본격적인 멜로 연기를 선보인 뒤 2025년 MBC '언더커버 하이스쿨'에서는 액션과 코미디, 휴먼 장르 사이 로맨스를 그렸다. 2026년 넷플릭스 시리즈 '월간남친'에서도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선보였지만 분량은 짧았다.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서강준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는 로맨스 작품을 향한 기다림이 이어졌다.

'너 말고 다른 연애'는 그 기다림에 제대로 답하고 있다. 서강준은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만을 보여주는 대신 10년 동안 한 사람을 사랑하며 쌓인 다양한 감정을 한 작품 안에서 다채롭게 풀어내고 있다. '로맨스를 해야 하는 배우'를 향한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온 서강준은 '너 말고 다른 연애'를 통해 왜 자신의 이름 앞에 '로맨스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너 말고 다른 연애'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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