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휴가 신청부터 탄약·유류까지 AI가 살펴…'180도 달라진 군대'
  • 정예준 기자
  • 입력: 2026.10.01 17:46 / 수정: 2026.10.01 17:46
종이 행정에서 AI 기반 관리로…지능형 스마트부대가 보여준 미래 육군
제16회 계룡군문화축제·지상군페스티벌이 1일 계룡대 활주로 일원에서 개최된 가운데 육군정책홍보관에 설치된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스마트부대 관리 시스템이 전시된 모습. /정예준 기자
제16회 계룡군문화축제·지상군페스티벌이 1일 계룡대 활주로 일원에서 개최된 가운데 육군정책홍보관에 설치된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스마트부대 관리 시스템이 전시된 모습. /정예준 기자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예전에는 휴가 하나 신청하려고 해도 직접 종이에 쓰고, 출력하고, 결재를 받아야 했죠."

1일 계룡대활주로 일원에서 열린 제16회 계룡군문화축제·지상군페스티벌 육군정책홍보관.

'지능형 스마트부대'를 설명하던 담당 장교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과거 군 생활이 떠올랐다.

수기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출력한 뒤 필요한 절차를 밟던 군대. 서류 한 장을 처리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이 움직여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 소개되는 군대의 모습은 달랐다. 담당 장교가 설명한 스마트부대의 핵심은 단순히 종이를 없애는 데 있지 않았다. AI가 부대의 각종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방식이었다.

탄약과 유류 관리부터 병력관리, 출타관리, 간부 출퇴근 관리까지 부대 운영에 필요한 정보가 하나의 체계 안에서 관리된다.

사람이 일일이 장부를 대조하고 수치를 확인하는 대신 시스템이 관련 정보를 살피고, 관리 과정에서 이상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이를 알려준다.

과거 군대에서는 사람이 '관리자'였다면 스마트부대에서는 AI가 관리자를 돕는 또 하나의 눈이 되는 셈이다.

부대 관리의 방식도 달라진다. 병력이 어디에 있고 어떤 일정으로 움직이는지, 출타 인원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간부들의 출퇴근 상황은 어떤지 등을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훈련계획을 공유하는 방식 역시 달라졌다. 부대가 앞으로 어떤 훈련을 진행할지 계획을 공유하고, 장병들도 필요한 정보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감찰업무도 마찬가지다.

과거처럼 여러 서류와 자료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관리와 확인이 가능해진다. 설명을 듣고 있자니 '스마트부대'라는 말이 조금씩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AI가 전차를 대신 움직이는 것만이 미래 군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군대의 가장 평범한 일상부터 바뀌고 있었다.

휴가를 신청하는 일, 병력을 관리하는 일, 탄약과 유류를 관리하는 일, 간부의 출퇴근을 확인하는 일처럼 그동안 사람이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기록했던 업무에 AI가 들어오고 있었다.

육군정책홍보관에는 이 밖에도 AI 기반 전투·사격 시뮬레이터와 스마트 디지털 훈련체계, AI 영상감시시스템, 스마트총기함, AI 기반 심리상담 등이 소개됐다.

AI가 전투와 훈련뿐 아니라 행정과 병영생활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행사장 밖에서는 전차와 장갑차가 육군의 현재 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정책홍보관 안에서 마주한 미래 육군은 조금 달랐다.

새로운 무기 하나가 추가되는 모습보다 군대가 정보를 관리하고 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모습이 더 선명했다.

예전에는 사람이 서류를 확인하고, 장부를 맞추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냈다. 이제는 AI가 먼저 데이터를 살피고 사람에게 알려준다.

물론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까지 AI가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해야 할 판단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AI가 지원하는 구조다.

그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과거 군 생활을 경험했던 기자에게는 더욱 그랬다.

종이 한 장을 들고 결재를 받기 위해 부대 안을 오가던 기억과 AI가 부대의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살피며 이상 징후를 알려주는 현재의 모습 사이에는 180도에 가까운 변화가 있었다.

지상군페스티벌에서 흔히 떠올리는 것은 전차와 장갑차, 총과 포탄이다. 하지만 올해 육군정책홍보관에서 만난 미래 육군의 모습은 달랐다.

AI는 이미 전장에 들어오기 전에 군대의 일상부터 바꾸고 있었다. 휴가를 신청하는 방식부터 탄약과 유류를 관리하는 방법까지.

'지능형 스마트부대'는 미래의 군대가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금 육군이 어디까지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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