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추석 연휴를 맞은 경북 안동시의 거리가 온통 가면과 춤으로 뒤덮였다.
지난 24일 시작된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중앙선1942안동역과 탈춤공원, 원도심, 하회마을 곳곳을 무대로 펼쳐졌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공연단의 이색적인 몸짓에 시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이 더해지면서 안동은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축제의 시작을 알린 25일 개막식 현장에서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축제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우산을 펼쳐 든 관람객들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시선을 고정했고, 빗소리 사이로 공연단의 음악과 박수가 축제장을 채웠다.
'가면의 기억, 모두의 춤'을 주제로 펼쳐진 개막 공연은 축제의 색깔을 한눈에 보여줬다.
특히 해외 22개국 26개 공연팀이 선보인 공연과 퍼포먼스는 익숙한 일상의 풍경을 잠시 뒤로 밀어냈다. 각국의 전통적인 가면과 의상, 음악과 춤이 안동의 거리에서 한데 어우러졌다.

26일에는 '말레이시아 주빈국의 날'이 이어졌다.
아낙 세니 말레이시아와 젠타리, 아르툼스가 무대에 올라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였다. 사바주 정부 공식 대표단도 축제장을 찾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문화 교류 현장을 함께했다.
축제의 열기는 무대에서 거리로 옮겨갔다.
축제장과 원도심을 잇는 글로벌 마스크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세계 각국 공연단은 화려한 가면과 의상을 갖춰 입고 거리로 나섰고, 시민과 관광객들도 행렬을 따라 걸으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누군가는 카메라를 들었고, 누군가는 퍼레이드 행렬에 합류했다.
국적도, 나이도, 언어도 달랐지만 거리에서는 가면과 춤이라는 하나의 언어가 통했다.
퍼레이드의 마지막은 대동난장으로 이어졌다.
공연단과 관람객이 한자리에 어우러져 함께 춤을 추면서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사라졌다. 처음에는 공연을 지켜보던 관람객들도 어느새 몸을 움직이며 축제의 일부가 됐다.
'모두의 춤'이라는 올해 축제의 주제가 가장 생생하게 구현된 순간이었다.

축제의 흥은 원도심으로도 번졌다.
구시장과 신시장에서는 시장 퍼레이드가 이어졌고, 음식의 거리에서는 웅부객주 로드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전통시장과 골목 곳곳에는 공연과 체험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축제의 또 다른 즐거움은 먹거리였다.
탈춤포차와 탈춤식당, 야시장, 푸드트럭 등이 축제장 곳곳에 들어서면서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먹거리 공간으로 발길을 옮겼다.
낮에는 공연과 퍼레이드가 거리를 채우고, 밤에는 먹거리와 음악이 축제의 열기를 이어갔다.
추석 연휴 나흘 동안 안동시는 그렇게 하나의 무대가 됐다.
무대 위에서는 세계의 공연단이 탈과 춤을 선보였고, 거리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춤을 췄다. 전통시장은 축제의 또 다른 무대가 됐고, 국적과 세대를 넘어선 사람들이 축제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됐다.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탈놀이경연대회와 글로벌 마스크 퍼레이드, 국내외 탈춤공연 등 주요 프로그램이 10월 4일까지 계속된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개막 이후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아 열기를 더하고 있다"며 "남은 기간에도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축제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면의 기억, 모두의 춤'. 올가을 안동시에서는 세계의 가면이 만나고, 그 가면 뒤에 숨은 사람들이 춤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
축제장이 아닌 안동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된 이유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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