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관외 유출 진료비 9조 4663억 원…임미애 "국립의대 신설 절실"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경북도민 10명 가운데 4명가량이 지역 밖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북 국립의과대학 신설 문제가 다시 정치권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북의 관내 의료 이용률이 5년 연속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문 데다 지난해 타지역으로 빠져나간 진료비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역 의료 공백에 대한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27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경북도의 관내 의료 이용률은 59.7%로, 세종시(52.8%)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대구시의 관내 의료 이용률은 90.4%, 서울시는 89.7%로 경북도보다 각각 30.7%포인트, 30.0%포인트 높았다. 도 단위 지역에서도 전북도 81.2%, 경남도 74.4%, 강원도 71.5%, 충북도 68.3%, 전남도 63.3%로 경북도보다 높았다.
더 주목되는 것은 개선되지 않는 추세다. 경북도의 관내 의료 이용률은 2021년 59.4%에서 2022년 60.0%, 2023년 58.9%, 2024년 60.9%, 2025년 59.7%로 최근 5년간 60% 안팎에 머물렀다. 세종시를 제외하면 5년 연속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의료비의 역외 유출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5년 경북도민의 총진료비 5조 2164억 원 가운데 40.3%인 2조 1017억 원이 타지역 의료기관에서 지출됐다. 관외 유출 진료비가 연간 2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최근 5년간 관외 유출 진료비는 2021년 1조 6991억 원, 2022년 1조 8167억 원, 2023년 1조 9290억 원, 2024년 1조 9198억 원, 2025년 2조 1017억 원으로 누적 9조 4663억 원에 달했다.
이 같은 통계는 단순한 의료 서비스 이용 문제를 넘어 지역 균형발전과 정치권의 책임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4명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응급의료 취약지역도 15곳에 이른다. 무엇보다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중증·응급환자의 관외 진료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정치권의 관심은 '경북에 국립의대를 신설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모이고 있다.
임미애 의원은 이번 통계를 근거로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재차 촉구했다. 임 의원은 "상급종합병원이 전무하고 관외 의료 이용이 가장 높은 경북이야말로 의대 신설이 가장 절실한 지역"이라며 "도민의 생명권을 지키고 무너진 지역의료를 재건하기 위해 국립의대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국립·공공의대 신설은 특정 정당이나 의원 개인의 공약을 넘어 지역 정치권이 공동으로 요구해 온 사안이기도 하다.
경북도는 지난해 여야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회 토론회를 열고 국립·공공의대 설립 필요성을 논의했으며, 이철우 경북지사 역시 지역 의료 공백을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규정하며 의대 신설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향후 정치권의 쟁점은 국립의대 신설 필요성에 대한 원론적 공감대를 넘어 어느 지역에, 어떤 규모와 방식으로 의대를 설립할 것인지,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 의사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중앙정부가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지원책을 제시할 것인지로 좁혀질 전망이다.
특히 경북의 관내 의료 이용률이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막대한 진료비가 외부로 유출되는 상황에서 국립의대 신설 논의가 실제 정책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지역 정치권의 주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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