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비상활주로 '대반전'…드론·방산 거점 뜬다
  • 김성권 기자
  • 입력: 2026.09.20 15:59 / 수정: 2026.09.20 15:59
국가 드론 시험평가 체계 공백 보완 정조준
국비사업 유치·기업 집적 통해 지방 소멸 돌파구 마련
영주시 상줄동~안정면 내줄리에 위치한 길이 2.5㎞ 비상활주로. /영주시
영주시 상줄동~안정면 내줄리에 위치한 길이 2.5㎞ 비상활주로. /영주시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가 국내 최대 규모의 비상활주로를 기반으로 첨단 드론·대드론 산업의 새로운 거점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존 산업·교육 인프라에 드론 시험평가와 연구개발, 생산·제조, 교육 기능을 결합해 영주를 단순한 드론 실증지역을 넘어 민·관·군이 함께 활용하는 드론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영주시는 지난 17일 시청 회의실에서 '영주시 비상활주로 기반 첨단드론 국방·군사시설사업 기본계획 수립 및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사업의 밑그림과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영주시와 영주시의회, 경북도 관계자를 비롯해 드론산업육성 자문위원, 공군 관계자,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실증 참여기업 관계자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길이 2.5㎞·폭 45m…'하늘길'이 산업기반으로

영주시가 이번 사업에 주목하는 핵심 자산은 길이 2.5㎞, 폭 45m에 이르는 비상활주로​다.

대형 항공기 운용을 고려해 조성된 넓고 긴 활주로는 중·대형 고정익 드론의 이·착륙은 물론 항속비행 실증과 대드론 성능시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로 평가된다.

특히 드론산업이 소형 드론 중심의 민간 활용을 넘어 물류·재난안전·국방·방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대형화·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영주 비상활주로의 활용 가치도 커지고 있다.

영주시는 이같은 입지적 강점을 활용해 첨단 드론·대드론 시험평가 지원센터를 유치하고 관련 기업을 집적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이미 구축된 지역 인프라와 새롭게 조성될 드론산업 기반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있다.

17일 시청 회의실에서 영주시 비상활주로 기반 첨단드론 국방·군사시설사업 기본계획 수립 및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영주시
17일 시청 회의실에서 영주시 비상활주로 기반 첨단드론 국방·군사시설사업 기본계획 수립 및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영주시

◇'없는 것부터' 만드는 방식 탈피…기존 인프라와 연계

영주는 하이테크베어링기술센터와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등 제조 기반과 경북전문대학교, 경북항공고등학교 등 교육·인력 양성 기반을 갖추고 있다.

시는 이를 드론·대드론 분야와 연계할 경우 신규 산업단지나 대규모 기반시설을 처음부터 조성하는 방식보다 기존 산업·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드론 핵심 부품과 소재 개발에서부터 제작·생산, 시험평가, 인증, 전문 인력 양성까지 산업 전반을 지역 안에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용역에서도 이 같은 산업 생태계 구축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연구진은 덴마크 오덴세와 미국 헌츠빌 등 해외 첨단산업 클러스터 사례를 분석해 영주에 적용할 수 있는 산업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생산·제조·시험평가·인증·교육​을 4대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단계별 실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방산과 지역산업의 결합…'드론 도시' 청사진

영주시가 구상하는 최종 목표는 단순한 드론 시험장 확보가 아니다.

비상활주로를 중심으로 기업과 연구·교육기관, 군 관련 기관이 연결되는 자립형 드론·대드론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대드론 분야는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탐지·식별·무력화 기술과 시험평가가 중요한 만큼 국방·방위산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주요 사업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영주시는 경북 권역 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기능적인 역할을 나누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역별로 유사 시설을 중복 구축하기보다 기능을 분담해 국가 차원의 드론 시험평가 체계에서 발생하는 공백을 보완하고, 향후 중앙부처 국비 공모사업 유치에도 논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사업성'…용역 통해 현실적인 실행계획 마련

대규모 산업 육성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실제 기업이 들어오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영주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시설 조성에 필요한 사업 규모와 단계별 투자계획, 경제성 및 정책적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드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국가사업과 국비 공모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 논리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관련 기업 유치와 신규 일자리 창출, 전문 인력 양성, 지역 제조업과의 연계 등이 가능해져 인 구감소와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새로운 산업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기업 유치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와 시험·인증 체계, 전문인력 양성, 국가사업과의 연계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결국 이번 용역이 영주 비상활주로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업모델로 만들어내느냐가 향후 사업 추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2027년 2월 최종안…'비상활주로'의 새로운 비상

영주시는 오는 12월 전문가 세미나를 열어 중간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할 예정이다.

이후 보완 작업을 거쳐 2027년 2월 최종보고서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황병직 영주시장은 "영주 비상활주로는 국가 방위산업과 연계한 미래 첨단드론 산업의 최적지"라며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실효성 있는 기본계획과 타당성을 확보하고, 영주시를 대한민국 드론·대드론 산업의 핵심 앵커 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지역의 중요한 기반시설로 자리해 온 비상활주로.

이제 영주시는 그 공간에 '비상시 사용하는 활주로'에서 '미래산업을 띄우는 활주로'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2.5㎞의 활주로가 실제 산업과 일자리, 기업 유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번 기본계획과 사전 타당성 조사가 그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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