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사업 '선정'보다 재정 부담·사후관리…안동시의회 관리 체계 마련
  • 김성권 기자
  • 입력: 2026.09.16 10:27 / 수정: 2026.09.16 10:27
김새롬 의원 대표발의 '공모 사업 관리 조례안' 상임위 통과…신청 전 적정성·재정 부담 검토
안동시의회 전경. /김성권 기자
안동시의회 전경. /김성권 기자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경북 안동시가 중앙정부와 경북도 등의 각종 공모 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공모 사업의 선정 이후 재정 부담과 사업 효과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동시의회가 공모 사업의 신청 단계부터 선정 이후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섰다.

김새롬 안동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송하·북후·서후)이 대표발의한 '안동시 공모 사업 관리 조례안'이 제269회 제1차 정례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이번 조례안의 핵심은 공모 사업을 단순히 '얼마나 많이 유치했느냐'가 아니라 사업의 필요성과 재정 부담, 지속가능성 등을 사전에 따져보고 선정 이후에도 사업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

실제 안동시의 공모 사업 규모는 최근 크게 증가했다.

안동시 공모 사업 응모 건수는 2024년 154건에서 2025년 180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총사업비는 2825억 원에서 3576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시비 부담 역시 874억 원에서 1088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총사업비 10억 원 이상인 공모 사업은 2024년 37건에서 2025년 51건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공모 사업이 늘어나면서 국·도비 등 외부재원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지방비 부담 증가라는 재정적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번 조례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모 사업에 대해 신청 전에 의회에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일부 공모 사업은 사업 신청과 선정이 먼저 이뤄진 뒤 지방비 부담분이 예산안에 반영되면서 의회가 사업의 필요성과 재정 부담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조례안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공모 사업 신청 단계에서부터 사업의 필요성, 시비 부담 규모, 향후 재정 소요 등을 의회와 공유하도록 했다.

공모 사업 선정 자체를 성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 장기간 발생할 수 있는 지방재정 부담까지 사전에 점검하자는 취지다.

또 공모 사업의 적정성을 사전에 검토해 안동시의 지역 여건과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사업을 선별하고, 선정 이후에는 추진 실적과 사업 효과를 점검하도록 했다.

안동시 공모 사업 관리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김새롬 의원. /안동시
'안동시 공모 사업 관리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김새롬 의원. /안동시

조례안에는 공모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담겼다.

주요 내용은 △공모 사업 관리 종합계획 수립 △공모 사업 적정성 사전 검토 △담당 부서 지정 및 부서 간 협업 체계 구축 △의회 보고 △추진 실적 관리 및 사업 효과 점검 △공모 사업 유공자 포상 등이다.

특히 공모 사업별 담당 부서를 명확히 하고 관련 부서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부서별로 개별 추진되는 공모 사업을 시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사업이 선정된 이후에도 추진 상황과 성과를 점검해 당초 사업 목적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피도록 했다.

결국 이번 조례안은 '공모 사업 발굴→사전 검토→신청→선정→예산 편성→사업 추진→성과 점검'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모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국·도비 등 외부재원을 확보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공모에 선정되기 위해 지방비 부담을 감수해야 하거나, 사업 종료 이후에도 운영비와 유지관리비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장기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공모 사업을 많이 유치하는 것만큼 지역에 실제로 필요한 사업인지, 지방비를 지속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지, 사업 종료 이후에도 효과가 유지될 수 있는지 등을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새롬 의원은 "공모 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재정 부담과 사업의 적정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공모 사업에 선정됐다는 이유만으로 의회가 사후적으로 시비 부담을 승인해야 하는 구조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공모 단계부터 의회와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의 필요성, 재정 부담, 지속가능성을 함께 따져보자는 것이 이번 조례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북도 내 22개 시·군 가운데 12개 시·군이 공모 사업 관리와 관련한 조례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례가 최종 의결되면 안동시 역시 공모 사업의 발굴과 유치뿐 아니라 재정 부담과 사업 성과까지 지방의회와 함께 점검하는 제도적 관리 체계를 갖추게 된다.

공모 사업이 지방재정 확보의 기회인 동시에 장기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조례 제정이 안동시의 공모 사업 추진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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