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새만금-신서산 송전선로' 전면 재검토 촉구
  • 김형중 기자
  • 입력: 2026.09.10 11:45 / 수정: 2026.09.10 11:45
이용우 군수 "지방을 수도권 전력 수송 통로로 취급해선 안 돼"
양화·충화 구간 지중화·내산·외산 우회 요구
부여군청. /부여군
부여군청. /부여군

[더팩트ㅣ부여=김형중 기자] 충남 부여군이 정부가 추진 중인 '새만금-신서산 송전선로'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수도권 전력 수요를 이유로 지방에 초고압 송전탑 건설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부여군은 1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을 에너지 발전기지와 전력 수송 통로로만 취급하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로 대형 철탑이 들어서면 경관 훼손은 물론 부동산 가치 하락과 인구 유출 등 지역의 장기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도권 산업 집중을 완화하고 에너지를 생산지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지산지소' 원칙이 실제 전력망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은 우선 전문가와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가칭 '부여군 송전탑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한국전력공사의 후보 경과지를 분석하고 대안 노선을 마련해 역제안할 계획이다.

정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에는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 첨단기업과 데이터센터를 우선 배치하는 ‘에너지 지산지소 및 지방소멸 대응기구’ 설치 △전력망 건설사업을 국가·권역 단위에서 통합 논의하는 절차 마련 △주민 의견을 투명하게 수렴하고 공개하는 전국 단위 소통·정보공개 시스템 구축 등을 요구했다.

충남도에는 도내 11개 노선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전력망 사업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충남 송전탑 공동대응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농촌 마을과 개별 시·군이 거대 공기업인 한전을 상대로 각각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전에는 구체적인 노선 대안을 제시했다. 양화면과 충화면 구간은 전면 지중화하고, 내산면과 외산면 구간은 노선을 우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은 자연 촌락이 밀집한 양화·충화면 생활권에 초고압 송전탑이 들어설 경우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며, 입지선정위원회 과정에서 제시된 ‘지중화 적극 검토’ 약속을 실제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밤 재배단지와 과수단지가 자리 잡은 내산·외산면에 대해서는 항공·드론 방제가 필수적인 만큼 송전탑과 선로로 인한 충돌 및 전파 장애 위험을 고려해 노선을 우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여군은 한전이 후보 경과지를 선정한 기준과 평가 자료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이 노선 선정의 객관적인 근거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다.

또 단순한 선하지 토지보상만으로는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재산 가치 하락과 인구 유출 등의 피해를 보전하기 어렵다며 선하지와 지중화 구간에 대한 토지 매입, 매입 부지를 활용한 햇빛소득마을·영농형 태양광 등 소득사업, 변전소 조기 증설과 배전망 확충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상생대책을 요구했다.

이용우 군수는 "부여군은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과정에서 지방의 일방적인 희생이 강요되는 방식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만 군민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지키면서도 국가 에너지 대전환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부여군이 적극 앞장서겠다"며 "정부와 충남도, 한국전력공사도 상생과 협력의 자세로 함께해 달라"고 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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