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계획 없는 예산·집행 멈춘 사업 증액 문제"

[더팩트ㅣ공주=김형중 기자] 구본길 충남 공주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가선거구)이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일단 확보하고 보자는 식의 예산 편성 관행을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구본길 의원은 10일 열린 공주시의회 제268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2026년도 제2회 추경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추경을 통해 공주시 예산은 1793억 원이 늘어나 총 1조 3580억 원 규모가 된다.
구 의원은 "예산의 성과는 얼마를 확보했느냐가 아니라 시민의 삶에 얼마나 닿았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구 의원이 첫 번째로 꼽은 문제는 준비가 부족한 사업의 예산 편성이다.
그는 "심사 과정에서 사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업과 의회에 제출한 사업설명서에 사업비와 산출기초를 잘못 기재한 사례가 발견됐다"며 "산출 근거와 집행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사업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추경에서 시설비가 818억 원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추경안 의결 이후 연말까지 남은 기간이 112일에 불과한 만큼 설계·계약·착공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시설사업의 실제 집행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구 의원은 "연내 계약을 마치지 못하면 불용 처리하거나 지방재정법에 따라 명시이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 가운데 공주시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편성한 예산이 1200억 원이며, 이 중 770억 원은 국·도비와 무관한 순수 시비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미 집행이 사실상 멈춘 사업에 예산을 추가로 편성한 사례도 도마에 올렸다. 구 의원에 따르면 총사업비 62억 4000만 원인 한 사업은 지난 8월 11일 기준 지출액이 18만 원에 그쳐 집행률이 0.003%에 불과했다.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누적 집행률도 0.7%에 머물렀지만 이번 추경안에는 27억 원이 추가 편성됐다고 구 의원은 설명했다.
또 3년 넘게 집행 실적이 저조한 9개 대표 사업 가운데 이번 추경에서 예산을 조정한 사업은 3개에 그쳤고, 이 가운데 2개 사업은 오히려 증액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주시가 어떤 기준으로 사업을 선별했는지 심사 자료 어디에도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산을 확보하는 규모에 비해 실제 집행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구 의원은 이번 추경 자체 재원 969억 원 가운데 자체적으로 더 걷은 재원은 200억 원으로 약 2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집행하지 못하고 남긴 이월 재원이 338억 원으로 3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보통교부세 등 국가 일반재원과 회계 간 이체 재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집행하지 못해 정산·반환하는 국·도비도 103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정산·반환 자금이 910건, 35개 부서에 걸쳐 발생했다며 '특정 부서나 특정 사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구 의원은 이를 두고 "예산 확보만 성과로 포장하고 집행을 뒷전으로 미루는 구조적 병리 현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구 의원은 "사업을 추진할 때는 필요성과 타당성을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한다"며 "총사업비가 늘어나면 시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사업을 마무리한 뒤에도 운영비와 유지관리비를 매년 시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이어 이번 추경 심사 결과와 관련해 "집행기관이 시급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일반회계는 원안대로, 특별회계는 15억 원을 삭감해 내부 유보금으로 충당하는 수정안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결이 이대로 사업을 진행해도 좋다는 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구 의원은 집행부에 3가지를 촉구했다. 먼저 구체적인 집행계획이 없는 예산은 제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사업별 계약·착공·준공 예정일을 명확히 제시하고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은 지방재정법에 따라 명시이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집행이 중단된 사업은 후순위로 조정할 것도 주문했다.
이어 의회 제출 자료에 대해서는 사전절차 이행 여부와 산출 근거, 집행계획 등을 철저히 검증할 것을 요구했다.
공모 사업 역시 사업 선정 자체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필요성과 타당성, 총사업비와 사업 기간, 추가적인 시비 부담과 향후 운영비까지 종합적으로 따져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의원은 "예산은 시민이 낸 소중한 세금"이라며 "절차와 자료 준비 소홀을 단순한 실수나 착오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이어 "의회 역시 안건 심사에서 멈추지 않겠다"며 "이번 추경 사업의 집행 실태를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와 내년 결산 심사에서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산은 단순히 확보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집행을 거쳐 시민의 삶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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