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세대를 아우른 '말자쇼'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6.09.07 10:00 / 수정: 2026.09.07 10:00
관객 눈높이 맞춘 김영희의 유쾌한 소통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
KBS2 예능프로그램 말자쇼가 웃음과 진정성을 오가는 소통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KBS
KBS2 예능프로그램 '말자쇼'가 웃음과 진정성을 오가는 소통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KBS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말자쇼'가 세대를 아우르는 웃음과 공감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어린아이의 엉뚱한 고민에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웃음을 터트리고 삶의 무게가 담긴 사연에는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 웃음과 진정성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김영희의 노련한 진행이 '말자쇼'만의 힘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월 첫 방송한 KBS2 예능프로그램 '말자쇼'는 코미디언 김영희가 '말자 할매' 캐릭터를 앞세워 진행하는 세대 공감 토크쇼다. '개그콘서트'에서 방영한 코너 '소통왕 말자 할매'의 스핀오프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소통왕 말자 할매'는 방청객과의 즉석 소통을 전면에 내세운 개그 코너로 '개그콘서트'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실제 방청객들의 고민을 현장에서 바로 받아 대답하는 형식이 기존 공개 코미디 코너와는 결이 다른 시도로 주목받았다.

특히 방청객의 사연을 즉석에서 듣고 조언하는 과정에서 김영희의 순발력과 진행 능력이 빛을 발했다. 정해진 대본대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고민이 등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적절한 답변과 웃음을 동시에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영희는 예측 불가능한 현장에서도 흔들림 없는 진행으로 관객들과 호흡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소통왕 말자 할매'는 스핀오프 파일럿 프로그램 '말자쇼'로 확장한 이후 지난 1월부터 정규 편성으로 방송을 이어가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반응도 뜨겁다. 시청률도 3%를 넘으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KBS에서 업로드된 주요 장면 영상의 경우 조회수 100만을 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소통왕 말자쑈' 전국투어도 진행 중이다. 공연 기획사 플레이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KBS울산홀에서 진행된 울산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말자쇼는 코미디언 김영희가 말자 할매 캐릭터를 앞세워 진행하는 세대 공감 토크쇼다. /KBS
'말자쇼'는 코미디언 김영희가 '말자 할매' 캐릭터를 앞세워 진행하는 세대 공감 토크쇼다. /KBS

'말자쇼'의 가장 큰 강점은 웃음만을 좇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영희와 정범균은 사전에 접수된 관객들의 고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객석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듣는다. 이 과정에서 고민의 성격에 따라 분위기도 달라진다.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사연에는 특유의 재치를 뽐내지만 진지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웃음을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환경미화원으로 근무 중인 1년 차 남성의 고민을 들었을 때가 대표적이다. 그는 무더운 여름에도 거리에서 일하지만 일부 시민들에게 "젊은 사람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말을 듣거나 청소 중인 길에 담배꽁초를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상처받았다고 털어놨다.

김영희는 평소의 장난스러운 모습을 잠시 내려왔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직업에 대한 자부심까지 잃을 필요는 없다며 "어느 누구도 해보지 않은 직업에 손가락질할 수는 없다"고 힘을 북돋웠다. 또한 상처를 주는 말은 흘려보내고 좋은 이야기만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다는 진심도 건넸다.

밖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지만 집에 돌아오면 부족한 엄마가 된 것 같다는 '워킹맘'의 고민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렵고 아이에게 늘 미안하다는 이야기에 김영희는 자신의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자녀에게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며 관객을 다독였다.

그렇다고 '말자쇼'가 진지한 고민 상담 프로그램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분위기를 읽고 순식간에 웃음으로 전환하는 김영희의 순발력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시부모와 함께 '말자쇼'를 찾은 한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평소 자신을 "며느리가 아니라 딸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남편과 싸울 때면 늘 제게 참으라고 한다"며 정말 자신의 편이 맞는지 고민을 털어놨다. 김영희는 시어머니가 바로 옆에 있는 상황에 난감해하다가 며느리를 따로 데려가 "정신 차려. 네 편 아니고 아들 편이야"라고 단호하게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말자쇼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3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KBS
'말자쇼'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3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KBS

어린 관객에게는 아예 눈높이를 낮춘다. 어린이날 특집에서 한 아이가 "공룡을 키우고 싶은데 방법이 있느냐"고 묻자 김영희는 "멸종된 걸 어떻게 키우느냐"고 단칼에 답했다. 그러면서 "엄마 말을 안 들어봐라. 어머니가 티라노사우루스가 될 것"이라고 재치 있게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말자쇼'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때로는 속 시원한 한마디로 관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때로는 농담 한마디 없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 중요한 것은 웃음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가 아니라 눈앞에 앉은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읽어내는 것이다.

이는 '말자쇼'가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룡을 키우고 싶은 어린이부터 직업에 대한 고민을 품은 청년,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부모와 가족 관계를 고민하는 중장년층까지 사연은 제각각이다. 김영희는 이들에게 똑같은 방식의 웃음이나 정답을 건네는 대신 각자의 눈높이에 맞춰 반응한다.

'말자쇼'가 보여주는 것은 거창한 해답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꺼내놓지 못했던 고민 하나쯤은 있다는 데서 출발해 때로는 함께 웃고 때로는 진지하게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코미디라는 본연의 색깔까지 잃지 않는다. '개그콘서트' 코너에서 출발해 파일럿, 정규편성, 그리고 전국투어까지 이어가고 있는 '말자쇼'. 누군가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함께 웃어주는 말자 할매의 유쾌한 오지랖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말자쇼'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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