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첫 도정질의부터 '재정' 격돌…"위기" vs "과장"
  • 이승호 기자
  • 입력: 2026.09.02 15:41 / 수정: 2026.09.02 15:41
"법정 채무 15%…위기기준 못 미쳐" vs "채무 속도 전국 3배"
"살아있는 권력 이재명은 책임없나"…추미애 "전임이 심각"
2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도정질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승호 기자
2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도정질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승호 기자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후 첫 도정질의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을 둘러싸고 도의회 여야 의원들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도의 '재정 비상상황' 선언이 실제 재정 위기에 따른 것인지, 정치적 판단이나 수단인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는데 질의 과정에서 상대방의 말을 끊고 맞받는 상황이 잇따랐다.

분위기가 격화되고 감정 섞인 설전까지 오가자 부의장이 여러 차례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2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도정질의에서 첫 질의자로 나온 김태희 의원(민·안산2)은 추 지사를 상대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재정 비상상황 선언의 기준,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의 적정성과 배경 등을 집중해서 따졌다.

김 의원은 도가 제시한 지역개발기금 약 3조 9000억 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약 1조 8000억 원, 지방채 약 1조 9000억 원 등 약 7조 원의 채무를 언급하며 "법에 따른 채무와 회계상 내부거래는 다른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지역개발기금이나 통합재정 등 내부 자금이 이동하는 부분과 외부에서 실제 차입한 지방채를 같은 방식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정부 공식 재정지표상 경기도의 채무비율이 약 15% 수준"이라며 "지방재정법상 재정주의단체 기준인 25%, 재정위기단체 기준인 40%에 미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 약 28%, 서울 약 22% 등 다른 광역단체와 비교해도 경기도의 채무비율이 높은 수준이 아니다. 17곳 중 12번 째"라며 "정부 재정지표와 법률 기준을 보면 경기도가 재정위기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 지사는 "법정 채무 기준이나 분류보다 실제 상환 부담과 증가 속도를 봐야 한다"며 "채무가 증가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전국의 세 배 속도"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한 해 세 차례, 올해 상반기 두 차례 등 1년 반 동안 모두 다섯 차례 지방채를 발행한 점도 들어 '재정 비상'을 강조했다.

법률상 채무와 회계상 내부거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추 지사를 향해 "법률가 아닌가"라고 말한 대목을 놓고는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했다.

추 지사는 곧바로 "마음이 급하다거나 법률가 아니냐는 이런, 신상을 평가하는 듯한 발언은 뉘앙스가 다르게 들릴 수 있다"며 "존중해 주길 바랍니다"고 대응했다.

추 지사도 김 의원이 제시힌 지표를 놓고 "눈가림용"이라고 즉각 반발하면서 "'그냥 먹고 날라도 되는 돈'이 아니다. 재정의 실상을 도민이 똑바로 알게 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거친 표현이 오가자 사회를 맡은 고은정 부의장(민·고양10)이 "상대를 존중하면서 차분히 질문과 답변을 해 달라"고 양측의 발언을 제지하기까지 했다. 이런 모습은 세 차례나 이어졌다.

공방은 도의 최근 10년 취득세 추이 해석과 전임 도정 책임론으로 번졌다.

김 의원은 "2022년 약 11조 원에 달했던 취득세가 올해 약 8조 원으로 줄어 약 30% 감소한 점을 도는 재정 악화의 주요 근거로 제시하는데, 부동산 거래가 이례적으로 활발했던 시기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2021년 전에는 6조, 7조 원, 이후에는 8조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세수가 많았던 시기를 기준으로 현재 세수가 30% 감소했다고 강조하는 것은 실제보다 재정 상황이 더 나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꼼수’라는 취지다.

하지만 추 지사는 "부동산 개발 시대는 끝이 났다. 취득세가 주요 세원임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굉장히 어렵다"며 "주요 세원인 취득세 확보에 안심할 수 없어 예산을 편하게 짤 수 없다. 그래서 위기"라고 반박했다.

추 지사는 전임 도정의 재정운용을 두고는 "김 의원은 지난 민선 8기 때 의원이었는데 왜 올해 석 달간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나. 재정이 넉넉하고 아무런 위험신호도 없었다면 석 달치 예산을 왜 편성하지 않았느냐"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재정이 심각한 상황이면 일차적으로 이전 도지사나 보좌진, 지금의 기획조정실을 비롯한 예산 부서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추 지사가 김 의원을 포함해 전임 도정에 일조한 다선 도의원들의 책임을 거론하자, 김 의원이 도 집행부 간부들부터 문책하라고 맞받은 것이다.

추 지사는 이어진 윤종영 의원(국민의힘·연천)과의 도정질의에서도 재정 비상상황을 놓고 충돌했다.

윤 의원은 "재정 악화의 책임을 전임 김동연 도정에만 돌릴 것이 아니라 이재명 전 지사 시절까지 포함해 하는 것 아니냐. 살아있는 권력(이재명 대통령)에는 제대로 묻지 못하고 김동연 전 지사에게만 책임을 돌리나"라는 취지로 따졌다.

추 지사는 "전혀 아니다. 이재명 전 지사는 오히려 예산을 남겨 넘겼고, 김동연 전 지사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가용 재원을 이미 대부분 써버리고 800억~850억 원 정도만 남겨 놓고 넘겼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의 추 지사의 인사 연기를 놓고도 "공직자들의 사기 저하 문제 뿐만 아니라 7개 기초지자체 부단체장이 공석이어서 자체 승진인사를 할 수도 있다"며 "이런 빌미와 명분을 만든다고는 생각 안 하나"라고 압박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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