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리=이선영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25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본부 이상빈, 이환호, 유영림 기자
선영>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한림>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한림, 선영>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 경제 시작합니다.
선영>선배. 오늘 주제가 포켓몬 카드라고 들었는데요. 저는 포켓몬 하면 피카츄 정도밖에 모르는데, 포켓몬 카드도 아이들이 모으거나 게임할 때 쓰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요. 이 카드 한 장이 수백억 원에 팔렸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진짠가요?
한림>맞아요. 올해 2월에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라'는 포켓몬 카드 한 장이 경매에서 무려 1649만 20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40억 원 정도 되는데요. 이 금액에 팔렸다고 합니다. 기네스 세계 기록이고 포켓몬 경매 카드 전체 트레이딩 카드 가운데서도 역대 경매 최고가라고 합니다.
선영>1649만 달러면 웬만한 건물 가격 같은데 건물 중에서도 좀 좋은 건물일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저는 이해가 안 가는 게, 아무리 희귀해도 종이에 그림이 인쇄된 카드인데 도대체 누가 이 돈을 주고 사는 걸까요?
한림>너무 미스터리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희가 이걸 풀어볼 건데. 재료만 놓고 보면 그냥 포켓몬스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종이 한 장이에요. 종이 한 장이 어떻게 수백억 원의 자산이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혹시 포켓몬 카드를 모르면 이 시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걸까. 이런 것들을 좀 짚어보고. 오늘은 포켓몬 카드를 오히려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눈높이를 맞춰서 꾸며 봤으니까 재밌게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미스터리경제' 시작합니다.
선영>선배, 그러면 기본적인 것부터 한번 물어 보겠습니다. 포켓몬 카드가 정확히 뭔가요? 이게 캐릭터 그림이 들어간 수집용 카드인가요?
한림>포켓몬 카드를 알려면 일단 '포켓몬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을 해야 되겠죠. 제가 고등학생 때인가 중학생 때 아마 한국에서 처음으로 방영을 했어요. 그때 SBS에서 했던 것 같은데 한국어 개사도 다 하고, 오프닝이나 엔딩 곡도. 그때 한국에서 처음 방영하면서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151가지였거든요, 그 1세대가. 지금 한 8세대 정도까지 나온 거로 알고 있는데 그걸 다 외우고 다녔어요. 친구들이랑 포켓몬스터 이름 대기도 하고 게임도 많이 했고 그때 또 했던 게 카드 게임이 있었어요. 카드 게임 같은 경우는 1996년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고 한국에서도 번역이 돼가지고 카드마다 포켓몬 캐릭터나 능력치, 기술 같은 것들도 적혀 있고, 예를 들어서 어떤 '덱'이 맞는, 덱이라고 하는데 카드 게임을 할 때 덱 같은 거를 구성해서 불 포켓몬끼리, 물 포켓몬끼리 이렇게 묶어가지고 서로 대전 게임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30년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도 이 게임 시장이 있고 대회까지 있는, 그리고 이 카드가 워낙 많기 때문에 수집 시장도 있는 이런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영>그러면 같은 피카츄 카드도 종류가 여러 개 있는 걸까요?
한림>지금 이 친구만 해도 눈이 메타몽이잖아요. '피카츄가 된 메타몽' 이런 카드가 또 있을 테고 진짜 피카츄 안에서도 웃고 있는 거라든지 울고 있고 기술을 쓰고 있다든지 종류가 다양하게 많겠죠? 30년이나 됐기 때문에. 어떤 시리즈인지, 시즌1인지 그런 거에 따라서 다르고 또 얼마나 그 시기에 많이 찍혔는지에 따라 가치도 달라질 수 있겠죠. 전혀 다른 카드가 하나의 피카츄로도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할 이 245억 원에 팔린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이 카드는 그 중에서도 아주 특이한 카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또 실질적으로 일반 매장에서 판매한 카드도 아니었거든요.
선영>그러면 어떻게 받은 카드인가요?
한림>1998년, 카드가 나온 지 2년 뒤 일본의 잡지 '코로코로 코믹'이 진행한 일러스트 콘테스트에서 수상자들한테 제공한 카드라고 해요. 당시 배포된 수량은 단 39장이었다고 합니다.
선영>39장이면 전 세계에 포켓몬 팬이 엄청 많았을 텐데 처음부터 39장 뿐이었다는 거네요.
한림>그렇죠. 그리고 이 카드에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러니까 '일러스트레이터'라는 명칭이 붙어 있죠. 이게 뭐예요? 그렸다는 얘기잖아요? 처음에 피카츄 원안 디자인을 한 원작 디자인 작가로 알려진 니시다 아츠코 씨가 그림을 실제로 그린 카드, 그래서 상징성을 더하고 있는 거죠.
선영>매장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 대회 수상자한테만 줬던 극소량의 카드였군요.
한림>맞아요. 피카츄가 펜촉 같은 거를 들고 있어요. 마치 작가 본인의 캐릭터인 것처럼. 귀여워요 되게. 그래서 여기서 바로 첫 번째 경제 원리가 등장하는데, 바로 '희소성'입니다. 사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팔지도 않고 39장, 일러스트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사람에게만 줬기에 카드 자체가 아주 적어서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는 거죠.
선영>그런데 39장밖에 없으면, 39장이 다 비슷하게 비싸야 되는데 왜 유독 이번 카드 한 장이 1649만 달러까지 간 걸까요?
한림>그러게요. 39장이나 있으면 로또 1등 당첨이 39명이 됐다는 얘기인데, 그럼 39분의 1을 해야 되는 거 아닌지, 저도 그게 궁금했는데 찾아보니까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등장합니다. 바로 카드의 상태라고 해요. 수집용 카드 시장에서는 카드 진품 여부나 상태를 평가하는 전문 감정기관이 있기 마련인데. 포켓몬 시장은 워낙 전 세계적으로 아주 오래됐고 아직도 소비하는 층이 많다 보니까 PSA(Professional Sports Authenticator)라는 곳에서 전문 감정을 해주는 게 아주 공신력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PSA에서는 카드 상태를 보고 1점부터 최대 10점까지 등급을 매겨 주는데 이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39분의 한 장인 이 카드가 유일하게 10점을 받았다는 겁니다.
선영>카드에 점수까지 매기는군요.
한림>네, 그러니까요. 카드의 약간 'TV쇼 진품명품'처럼 '이게 진품이냐, 아니냐' '흠집이 있냐' '모서리가 닳았냐' '살짝 스크래치가 있냐' 이런 걸 본다는 거죠. 인쇄 중심 정확도나 변색이나 훼손 같은 건 없었는지, 이런 걸 중심으로 평가를 해서 등급을 매긴다고 합니다.
선영>그러면 카드에 물이라도 닿거나 쏟거나 하면 카드값이 완전 '0'이 되는 거네요?
한림>그럴 수 있죠. 건물 한 채가 날아가는 거죠.
선영>저 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그림만 똑같으면 다 같은 카드로 보이는데 수집하는 사람은 흠집 하나도 중요하게 보는 것 같네요.
한림>네,맞아요. '이게 사람보다 더한 물건은 없다' '물건에 정을 주지 말라'는 예전에 달라이라마 말씀이 있는데 이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245억 원이 어디 평생 벌 수 있는 돈입니까?
선영>어떻게 이렇게 모시고 살아야 될 것 같은데.
한림>그리고 또 하나가 또 있어요. 바로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가치가 점점 더해졌다는 겁니다. 카드가 아까 1998년에 만들어졌으니까 지금 30년 가까이 됐죠. 30년이나 지났는데 보관 상태가 너무 좋고 원래 그 정도 지나면 훼손도 있고 보관 상태가 나빠지거나 분실되거나 그래서 그 희귀한 카드 가운데서도 완벽한 상태로 살아남은 카드가 더 적어진다는 거죠. 이번에 1649만 달러에 팔린 '일러스트레이터'는 그래서 10점을 받았던 거고.
선영>그러면 원래도 39장밖에 없는데 최고 상태로 인정받은 게 딱 한 장이네요.
한림>네, 희소성 플러스 희소성. 희소성 위에 또 다른 희소성이 붙은 것이죠.
선영>이거는 대대로 물려받아도...
한림>가보로 생각을 해야죠.
선영>그래서 무슨 카드냐도 중요하지만 포켓몬 시장에서 그 카드가 어떻게 깨끗하게 남아 있냐 이런 것도 가격을 결정하겠네요.
한림>이게 비단 포켓몬 카드뿐만은 아니라 희귀한 소지품들은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가격이 더 올라간다는 거예요. 이런 경우가 발생을 해서 이번에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가 아주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었다는 거예요.
선영>그러면 이 카드가 처음부터 1649만 달러는 아니었던 거네요?
한림>어, 그렇겠죠. 처음에 그냥 작가님께서 그렸을 때는 그냥 무료로 배포를 했던 거고, 소장자들한테 거래가 되긴 됐겠죠. 그런데 245억 원까지 처음부터 거래가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실제로 이 카드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 미국의 유명 콘텐츠 크리에이터 로건 폴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분도 역시 중고로 이 카드를 샀어요. 2021년에 10등급을 이미 받은 카드를 527만 5000달러 상당에 샀습니다. 여기서 좀 웃긴 거는 현금 400만 달러를 썼고, 나머지 127만 5000달러를 이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39장 중에 또 한 장이죠, 9등급 받은 카드를 본인이 가지고 있었어요. 그게 가치가 127만 5000달러여서 현금 400만 달러랑 더해서 10등급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를 샀다고 합니다. 당시에도 포켓몬 카드 '개인 거래 최고가' 기록이었다고 해요.
선영>527만 달러도 엄청난 것 같은데 5년 정도 지나가지고 1649만 달러에 팔린 거네요. 세 배 넘게 가격이 뛴 거군요.
한림>SK하이닉스급으로.
선영>아, 정말 아쉽습니다.
한림>물론 많이 떨어졌지만. 그리고 또 특히 올해는 포켓몬이 나온 지 30주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카드가 다시 경매에 나왔고 로건 폴이 새로운 사람에게 1649만 2000달러에 다시 팔게 될 수 있었습니다. 또 사람들의 시선이 또 모였으니까 가치도, 또 이렇게 금액이 붙은 거고 경쟁도 있었겠죠.
선영>그러면 사람들이 '나도 지금 포켓몬 카드 사놓으면 몇 년 뒤에 몇 배가 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한림>극도로 희귀한 카드 한 장의 거래가일 뿐이에요. 포켓몬 카드 수천, 수만 종류가 모두 이렇게 가격이 오르는 거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거는 30년이 됐고 보관 상태도 좋고 비매품이었고 상징성도 있고.
선영>그러면 100만 원에 산 카드가 200만 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고 싶은 사람이 없어지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겠네요.
한림>네, 맞습니다. 그게 이제 희귀 수집품 같은 경우는 저희가 국립중앙박물관도 다뤘고, 불상 도난 사건 미스터리도 다뤘잖아요. 그런 고가 미술품이나 정말 거래돼서는 절대 안 되는 유물 같은 경우는 거래 자체가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시장 가격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워요. 부르는 게 값이라는 거죠. 그래서 '비싸게 팔린 카드가 있다'와 '포켓몬 카드는 주식 같은 좋은 투자상품이다'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영>마지막 하나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데. 희귀하고 상태가 좋은 건 알겠는데 저는 가성비를 추구하는데, 1649만 달러를 내고 이걸 꼭 갖고 싶을까요?
한림>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포켓몬 메가 페스타 2026' 해서 올해 서울숲에서 포켓몬 관련 공식 행사가 열렸어요. 한정판으로 나온 잉어킹 프로모카드를 참가한 사람들에게 준다 그래가지고 그날 14만 명 이상이 새벽부터 몰려서 안전 문제로 결국 행사가 취소가 돼버렸어요. 이런 식으로 열광을 하는 시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람(피카츄 일러스르레이커 구매자)은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겠죠. 이게 돈의 본질과 비슷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영>어릴 때 포켓몬을 좋아하던 아이들이 구매력이 있는 어른이 됐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한림>맞습니다. 포켓몬스터 관련 이런 인형이나 카드를 구매하고 싶어도 그때 당시에는 돈이 없으니까 못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 경제적 여유가 생기니까 내가 원하는, 내가 어렸을 때 추억에 투자를 하는 거죠. 투자라기보다는 그냥 사고 싶으니까 사는 거예요. 그 포켓몬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또 성인이 돼가지고 이렇게 시장을 아직도 형성을 하고 있고.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경우는 거기에다가 39장의 '희소성' 그리고 10등급 받았다는 '유일성'까지 더해지니까 구매자는 카드에 쓰인 종이에만 돈을 지불하는 게 아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소유한다, 이것을' 만족감도 큰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가치가 됐다고 볼 수 있겠죠.
선영>이게 미술품이랑도 비슷할 것 같은데. 캔버스하고 물감 가격만 따지면 수백억 원이 될 수는 없잖아요.
한림>그렇죠. 또 희귀한 우표나 고급 와인, 유명 선수의 경기용 유니폼, 방금 말씀하신 명화 그런 거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집품 시장에서는 재료비보다 희소성과 이야기가, 스토리텔링이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더 많죠. 다만 이제 문제는 또 있어요. 이게 진짜 내가 가지고 싶어서 투자를 하는 거다라고도 될 수 있지만, 사실 대부분이 현재는 '리셀'에 목적을 두고 그렇게 돼버렸으니까 진짜 팬들이 갖고 싶어 하는 거를 가지지도 못한다는 거죠. 포켓몬 카드 자체가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시장이 너무 그렇게 흥하면 그런 이면도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선영>오늘 얘기를 정리해 보면 처음에는 '포켓몬 카드가 수백억 원이라고? 말이 되나?'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까 이해도 되고 이분들에 대한 존중도 하게 됐습니다. 그 사람들이 산 거는 피카츄가 그려진 종이 한 장보다는 '희소성과 역사'를 샀다고 보면 되겠네요.
한림>동시에 기억할 것도 있습니다. 이 한 장의 기록이 모든 포켓몬 카드의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까 아니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수집품의 가격은 수요가 사라지면 떨어질 수 있고 미래의 가격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이 종이 한 장이 240억 원에 거래되는 이유가 대체 뭐야?라는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고자 저희가 이런 영상을 찍었다는 거 말씀드리고요.
선영>그러면 다음 주에는 또 우리의 경제적 진실을 뒤흔들 어떤 미스터리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 많이 해주시고요.
한림, 선영>구독과 좋아요 미스터리경제.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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