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취임 두 달 만에 재정위기와 인사 연기 논란에 휩싸인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공직사회와 시·군의 반발에도 재정·조직을 먼저 손질한 뒤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추 지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이후 점검한 경기도 재정 상황부터 사업과 조직의 문제점, 인사 연기 이유 등을 잇달아 적었다.
그는 "경기도 가계부를 인계받아 두 달째 점검 중"이라며 "가계부 수입란에는 용처가 분명히 정해진 따로 떼어 놓은 목돈(기금)도 거의 다 끌어쓰고 채권도 발행해 다달이 이자가 쌓이는 빚뿐"이라고 했다.
이어 "도 전체 실국이 살림 규모를 설계하면서 도의 수입이 마이너스라는 것을 알고도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기존 예산 편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시·군의 사무를 도로 끌어와 예산을 낭비하는가 하면 국가 사무인 ODA 사업, 해외 각지에 사무소를 두고 수백억 원을 들여 운영한 통상 외교 사업 등 이해가 안 되는 방만한 살림살이도 확인했다"고 했다.
민간위탁과 부서 간 칸막이도 문제로 지목하면서 "할 수 있는 일도 대부분 민간 위탁해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 예산 낭비의 문제도 심각하다. 칸막이가 심해 이웃 실국과 각 과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비슷한 일을 중복하며 예산 낭비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공약은 반영하지 말고 이제까지 예산을 어떻게 집행했는지, 사업 성과를 진단하고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다"며 기존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지사는 이런 재정 상황을 인사와 연계해 "성과 평가를 한 후 인사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임을 취임 열흘째 날 간부회의에서 말씀드리기도 했다"며 "예산 재조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어느 누구도 하던 일을 두고 다른 자리로 옮길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무의 점검과 재설계가 인사보다 선행될 수밖에 없다"며 "행정의 전문성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 개편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재정 점검과 사업 성과평가를 거쳐 사무와 조직을 다시 설계한 뒤 인사를 하겠다는 자신의 구상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추 지사의 이런 방침에 따라 도가 하반기 정기인사를 내년 1월로 연기하면서 공직사회에서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승진과 전보를 기다려온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데 이어 도청 내 3개 노조가 잇따라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장기간 승진·전보를 기다려온 직원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을 지적하며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했고, 다른 노조들도 규탄 성명과 피켓 시위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선 시·군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부단체장이 공석인 7개 시가 있는 데다, 추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시·군 사무를 도로 가져오는 사업을 예산 낭비 사례로 지목하면서 향후 도와 시·군 간 사무·권한 조정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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