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리=이선영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 24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본부 이상빈, 이환호, 유영림 기자
선영>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한림>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한림, 선영>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경제' 시작합니다.
선영>선배, 최근에 진짜 더웠잖아요
한림>너무 더웠습니다
선영>비가 오면서 한풀 꺾이긴 한 것 같은데 아직도 후덥지근한 느낌이 드니까 집에 가면 에어컨부터 켜는 게 일상인 것 같거든요
한림>저도요. 일단 들어가면 뛰어가서 에어컨 버튼을 누르죠
선영>그런데 또 전기요금 생각하면 되게 불안하니까 외출할 때마다 에어컨을 끄는데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면 전기를 더 먹는다고, 가까운 거리에 왔다 갔다 할 때는 켜놓고 가면 전기료가 덜 나온다, 이런 얘기 들어 보셨나요?
한림>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귀에 닳도록 많이 들어 봤습니다. '꼈다 켰다 하지 마라' '끄고 나가라' 이런 얘기 많이 들어봤는데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전기를 8시간 사용하는 것보다 10시간 사용하는 게 더 싸다? 상식적으로는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선영>네. 전기 제품을 오래 쓰면 전기를 더 많이 쓰게 되지 않을까요?
한림>네. '전기료'라는 것은 전기를 사용한 만큼의 가격을 내는 건데 더 많이 썼으면 당연히 더 많이 내야 될 텐데 그래서 오늘은 여름철이면 매번 돌아오는 이 미스터리를 한번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에어컨은 정말 껐다 켜는 것보다 계속 켜놓는 게 쌀까? 그리고 곧 있으면 전기세 폭탄이 나올 거예요. 이번 여름은 너무도 더웠기 때문에 7월, 8월에 에어컨을 많이 켜두셨을 테고. 이런 전기료 폭탄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미스터리경제' 지금 시작합니다.
선영>그러면 에어컨을 안 틀었을 때 원래 관리비는 어느 정도 나오세요?
한림>저는 일단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관리비가 평소에는 10만 원대 후반에서 20만 원대 중반 정도 나오는데 여름철이랑 겨울철에 좀 많이 올라가죠. 그런데 작년 여름에는 제가 한 20만 원 후반에서 30만 원 초반? 올해는 진짜 상상이 안 돼요. 걱정됩니다. 더 나왔겠죠?
선영>올해 좀 많이 트셨나요?
한림>거의 24시간 틀어놨다고 봐야죠. 밖에 나갈 때 끄고 간 거 빼고는. 어떠세요?
선영>저는 보통 숨만 쉬어도 한 15만 원 정도 나오던데. 그래도 17만 원, 18만 원 안에서 나온 것 같더라고요, 7월까지는. 그런데 8월에는 어떻게 될지 저도 가늠이 안 됩니다.
한림>다들 그래서 지금 걱정을 하고 있는 시기죠.
선영>그래서 에어컨은 외출할 때 끄는 게 맞는지, 계속 켜는 게 맞는지 한번 여쭤 보고 싶은데요.
한림>그런데 이거 하면서 조사해 봤는데 정답이 없어요. 결론이 하나로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에어컨의 방식과 외출하는 시간, 집의 단열 상태, 외부 온도와 설정 온도에 따라 에어컨 제품의 전기 등급도 있을 테고 여러 가지 달라지는 요인이 많다고 해요. 특히 중요한 게 에어컨의 '압축기 운전 방식'입니다.
선영>압축기는 어떤 걸까요?
한림>압축기는 쉽게 말하면 에어컨에서 냉방을 담당하는 핵심 장치인데요. 예전 에어컨에 많았던 건 '정속형'이라고 합니다. 정속형은 압축기가 정해진 출력으로 작동하다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딱 멈추고 온도가 다시 올라가는 그런 방식입니다. 반면 최근에 많이 쓰는, 지금도 '인버터' 방식으로 나오는데. 이 인버터 압축기 방식은 설정 온도에 가까워지면 압축기의 회전 속도를 낮춰서 필요한 만큼만 냉방을 한다고 해요.
선영>그래서 제가 쓰는 에어컨은 인버터 방식 같은데 되게 낮은 온도로 설정을 하고 나갔다가 들어오면 공기가 더워지니까 켜면 '우우우' 하면서 막 이렇게 센 바람이 나오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더라고요.
한림>약간 자동차 엔진음 같은 느낌이네요. 그건 약간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최근에는 거의 인버터형으로 짓고 있는데 아무래도 실내가 이미 시원해진 상태라면 비교적 낮은 출력으로도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서 인버터형을 선호하기보다는 최근에 새로 만드는 제품들이 거의 인버터형으로 나온다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몇 시간 집을 비워도 무조건 켜두는 게 싸다는 뜻은 아니에요. 에어컨이 켜 있는 동안 소비전력이 완전히 '0'이 되는 건 또 아니기 때문이에요. 장시간 사람이 집에 없으면 공간을 계속 냉방을 하면 또 그만큼의 전기를 사용하겠죠? 그래서 결국 계속 켜기와 끄기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아까도 말했지만 제품이나 환경, 외출 시간, 온도, 습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선영>그럼 '무조건 계속 켜라'도 정답이 아닌 거네요. 네, 그렇습니다. 모든 집에 적용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러면 지난해보다는 에어컨을 더 사용한 것 같지도 않은데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면 깜짝 놀랄 때도 있잖아요. 왜 그런 걸까요?
한림>그 전 달에 뭔가 했나 보죠, 집에서?
선영>뭔가 음식을 많이 만들어...
한림>파티를 열었다든지.
선영>파티는 열지 않지만...
한림>컴퓨터를 여러 대 돌리면서 '비트코인'을 채굴했다든지, 뭔가를 했겠죠
선영>요리를 많이 했다거나.
한림>평상시랑 똑같은데 많이 나왔다?
선영>어, 네.한림>그거 보면 에어컨만 틀어서 과연 그럴까요? 우리가 에어컨만 보고 놓치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전기요금'이라는 거는 에어컨 한 대의 사용량에 부과되는 게 아니라, 한 가정에서 한 달 동안 사용한 전체 전력량을 기준으로 계산하잖아요. 냉장고도 있고 TV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건조기도 있고 제습기도 있고 전자레인지도 있고. 그리고 에어컨까지 모두 합쳐서 전기세가 나오기 때문에 에어컨만 보고 전기세가 나온다고 볼 수는 없는 거죠.
선영>저는 에어컨 전기로만 딱 생각했는데 이게 복합적으로 같이 돌아가는 거겠네요.
한림>네, 그렇죠. 그래도 여름철에 전기세가 확 올라가는 원인 중에 가장 큰 건 에어컨이 맞아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있습니다. 여름철인 7, 8월에는 전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누진 구간이 평상시보다 약간 확대되긴 하는데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여름철 기준으로는 300kWh 이하가 1단계, 301~450kWh 이하가 2단계, 450kWh를 초과하면 3단계 구간이 적용돼서 누진된 요금이 추가적으로 부과되는 게 있다는 거죠. 여름철에는 조금 줄어드는 거고요.
선영>그러면 에어컨 때문에 전체 사용량이 늘면 다음 구간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거예요?
한림>네, 그래서 인버터형이고 계속 켜놓는 게 유리하다고 해서 그냥 계속 켜두면 8시간, 10시간 이렇게 넘어가다 보면 450kWh를 초과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전기요금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선영>우리가 느끼고 있는 전기료 폭탄에는 에어컨 사용 시간 뿐만 아니라 원래 우리 집이 얼마나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냐, 이런 것도 중요하겠네요.
한림>네, 맞습니다. 한국전력도 과거 설명자료에서 소비전력 1.8kW인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1시간 추가 사용할 경우 한 달 사용량이 54kW씩 증가하는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실제 소비전력은 전자제품마다 전기 효율 등급이 다 다르잖아요. 그런 제품이나 운전 상태, 파워 냉방이냐, 제습이냐 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죠.
선영>그러면 '26도로 맞추라' '제습으로 돌리라' '처음에 세게 틀라' 이런 방법이 다 맞는 걸까요?
한림>그것도 하나의 공식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제습모드가 냉방보다 무조건 싸다' 우리 어렸을 때는 어르신들이 다 '제습으로 틀라' 또 '잘 때는 제습으로 틀어야 된다' 냉방으로 틀면 운명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 얘기 많이 들었잖아요. 실제로 우리가 제습 모드로 많이 틀었었고. 그런데 혹시 올해 제습모드 틀어보셨나요?
선영>아니요.
한림>저도 단 한 번도 제습을 틀지 않았어요. 제습을 트는 순간 땀이 나요. 너무 더웠기 때문에. 그래서 그거는 심리적인 부분이고, 실제적인 부분에서도 제습모드가 냉방보다 무조건 싸다는 식의 주장은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품마다 제어 방식이 또 다르고 실내 습도나 온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항상 전력 소비가 크게 줄어든다고 볼 수 없다는 거죠.
선영>저는 생각해 보니까 에어컨 필터 청소를 맡겼는데, 제습을 한 번씩 틀어주라고 하더라고요. 안 틀면 곰팡이가 빨리 번식해서 더 자주 청소를 해 줘야 된대요. 그러면 또 청소 비용이 계속 드니까.
한림>그렇죠. 필터 청소를 안 하면 필터가 막혀서 전력 사용량이 더 는다고 해요. 제습 아주 좋은 거네요.
선영>네, 가끔 틀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얘기를 정리해 보니까요. '에어컨은 무조건 계속 켜두는 게 싸다' 이거는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한림>인버터형, 정속형 이렇게 압축기 방식도 다르고 설정 온도에 도달해서 출력하는 방식 자체가 에어컨마다, 제품마다 다 다르고 환경이나 습도, 온도 이런 것들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게 유리하다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죠. 하지만 그렇다고 장시간 빈집을 냉방하는 게 또 언제나 경제적이라는 의미도, 아까 누진제를 예를 들어서 설명했듯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선영>네, 전기료 폭탄의 범인도 에어컨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거예요.
한림>네, 그렇죠. 결국 전기요금 고지서에 찍힌 숫자 뒤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계산이 숨어 있었던 겁니다.
선영>저희 구독자 여러분들은 계속 켜두는 편인지, 아니면 나갈 때마다 끄시는 편인지, 댓글로 여러분만의 방법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림>그리고 한 가지 좀 말씀드리고 싶은데. 여름이 끝나고는 있지만 아직 덥잖아요. 그래서 여름철에 뭐 선풍기라든지 에어컨이라든지, 이걸 '냉방기'라고 하는데. 사용이 늘어나는 계절에 화재가 또 그렇게 많이 난다고 해요. 전기 플러그라든지 이런 거는 주의해서 여러 개 너무 문어발식으로 꽂지 마시고. 그래서 걱정이 돼 에어컨을 끄고 나가는 편인 것 같습니다. 전기세 걱정하는 것도 좋지만, 화재 걱정하시는 것도 같이 생각해 보시면서 마지막 여름 잘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영>더위 조심하시고 불 조심하시고요. 다음 주에는 또 우리의 경제적 진실을 뒤흔들 어떤 미스터리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 주시고요.
한림, 선영>구독과 좋아요. '미스터리경제'.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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