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부터 신원 확인·소요 진압·화재 대응까지 실전처럼

[더팩트ㅣ수원=김선우 기자] "피난민들이 도착했습니다."
1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농업기술센터. 전시 상황을 가정한 긴급 무전이 울리자 현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인근 해안에서 북한 피난민이 구조됐다는 상황이 전파되면서 훈련이 시작됐다. 구조된 피난민들은 곧바로 화성시가 마련한 임시집결소로 옮겨졌다.
집결소에 도착한 피난민들은 신원 확인과 등록 절차를 밟았다. 관계자들은 혼란을 막기 위해 피난민들을 차례로 안내하며 보호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잠시 뒤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구호와 수용 과정에 불만을 품은 일부 피난민이 소요를 일으킨 것이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이 즉각 투입돼 상황을 통제했다. 피난민 보호와 질서 유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전시 상황을 가정한 대응이었다.
긴박한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인화성 물질이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화재 진압에 나섰고, 동시에 오염 가능성에 대비한 제독 작업도 진행됐다.
피난민 보호부터 소요 진압, 화재 대응까지 상황이 잇따라 이어지면서 현장은 실제 재난 현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훈련은 경기도가 화성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한 '2026 을지연습 도 단위 실제훈련'이다. 북한 피난민 보호를 주제로 한 실제훈련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경기도와 화성시를 비롯해 군·경찰·소방 등 관계 기관은 각자 역할에 따라 현장 대응에 나섰다. 단순한 피난민 수용에 그치지 않고 신원 확인과 보호, 질서 유지, 화재 진압 등 복합적인 상황에 기관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점검했다.
훈련에 앞서 통일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 등 관계 기관의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경기도는 피난민 보호소 운영과 기관 간 협력 방안을 설명했고, 대한적십자사는 전시 피난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훈련 현장을 지켜본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 지사는 "전쟁과 같은 국가적 위기에서는 군사적 대응뿐만 아니라 민간인의 안전한 이동과 보호도 국가가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책무"라며 "민간인을 제대로 보호하고 대피시키는 체계를 평시에 훈련을 통해 잘 갖추고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의 역할을 정확히 알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훈련을 마친 뒤에도 추 지사는 안보 위기에 대한 상시 대비를 주문했다.
그는 "안보 위기는 예고가 없다"며 "준비되지 않은 대응은 더 큰 혼란을 야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늘 훈련하고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시작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민간인의 대피와 보호, 기관 간 공조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메시지가 이날 화성 훈련 현장에 던져졌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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