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넷코어 "유지·보수비 포함해 지급하지 않은 공사대금 없다"

[더팩트ㅣ수원=김선우 기자] 경기 화성시에서 정보통신공사업을 했던 A씨는 지난 10여 년을 KT 협력사로 일해 왔다.
화성과 수원 일대에서 통신 광케이블을 땅에 묻거나 통신 전주를 설치하는 공사를 실행하고 비용을 청구해 받는 식이었다.
그런데 지난 2024년 11월쯤 KT가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만을 전담 관리하는 KT넷코어를 설립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KT가 자회사인 KT넷코어로부터 공사를 하도급받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KT넷코어는 계약서에도 없는 유지보수 업무까지 떠넘긴 것이다.
당장 일감을 받지 못하는 게 우려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지난 한 해 유지보수 업무까지 도맡아왔지만,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통신시설 등이 고장 나면 바로 출동, 보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야 해 하루 24시간 상시 대기해야 했고, 인건비와 유류비, 장비비 등 고정비도 급증했다.
KT넷코어에 이런 사정을 여러 차례 호소하며 대가를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변은 "기다려라"는 말뿐이었다.
A씨는 18일 <더팩트>와 만나 "우리가 통신설비 등을 구축하는 구역이 있었는데, 2024년 말쯤 연간 유지보수 업무 대가로 턱 없이 낮은 비용을 제시하더니 그 뒤로는 아예 배짱을 튕겼다"고 토로했다. 대가도 없이 유지보수 업무를 1년여 떠맡아 일하면서 회사 직원들의 피로도도 높아졌다.
몇몇 직원들은 주간 공사 업무를 수행한 후에도 불가피하게 긴급출동에 동원돼야 했기 때문이다. 자칫 집중력 저하 등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마저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6월 25일 부산에서는 A씨 회사처럼 KT넷코어 협력사인 B사 직원 3명이 작업을 준비하던 중 자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치는 일도 있었다.
이 사고로 KT넷코어는 전체 협력사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A씨는 "초과근무수당 등을 줘가며 불만을 달래 왔으나 장시간 근무와 대기 작업 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유지보수를 하면서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계약서가 없는 탓에 원청인 KT넷코어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누적된 손실을 참다못해 협력사 사업을 포기하기로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공정위에 제출한 민원에서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고도 받지 못한 돈이 3억 4700만 원에 달한다"며 "경영 악화와 현장 인력의 업무 과중, 안전관리 부담 증가 등에도 어떤 보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정위가 KT와 KT넷코어의 협력사 운영 실태를 조사해 불공정을 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KT가 KT넷코어를 설립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불법이 있었는지 조사해 달라고 했다.
A씨는 "KT와 KT넷코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동반성장해야 할 협력사에게 일감을 떠넘기고 대가도 지급하지 않는 초갑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넷코어 측은 "상호 계약에 의해 유지보수비를 포함, 지급하지 않은 공사대금은 없다"며 "최근 업무환경의 변화와 현장 의견을 반영해 대가 체계를 개편했다.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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