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희·임승환 등 미슐랭 3스타 출신 전문가 참여

[더팩트ㅣ구미=정창구 기자] "맛은 좋은데 축제장에서 수백 그릇을 내놓아도 이 맛을 유지할 수 있을까."
10일 구미대학교 창의관 조리실습실. 평소 손님에게 내놓던 음식을 조리하는 업주들의 손길이 이날만큼은 유난히 조심스러웠다.
완성된 음식이 테이블에 오르자 한식·중식·양식 전문 셰프들의 '매서운 품평'이 시작됐다. 맛은 기본이고 색감과 담음새, 가격, 조리시간까지 꼼꼼하게 따졌다.
오는 10월 열리는 '2026 구미푸드페스티벌'을 앞두고 구미의 맛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맛집 족집게 과외'가 펼쳐진 것이다.
구미시는 이날 축제 로컬맛집존 참여 업소를 대상으로 메뉴 컨설팅을 진행했다. 참여업소 41곳 가운데 컨설팅을 신청한 21개 팀이 자신의 대표 메뉴를 들고 '셰프의 심사대'에 올랐다.
이번 컨설팅의 핵심은 단순히 "맛있다, 맛없다"를 평가하는 데 있지 않았다.
업주가 축제에서 실제 판매할 메뉴를 직접 조리하면 셰프들이 기존 평가내용과 개선 여부를 확인하고 맛과 조리법, 비주얼, 가격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했다. 음식의 장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업소별 '맞춤 처방'도 뒤따랐다.
특히 구미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해 '구미에서 먹어야 할 이유'를 만드는 메뉴 구성과 각 업소만의 개성을 살리는 방법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축제장은 일반 식당과 환경 자체가 다른 만큼 실전 대비도 빠지지 않았다.
손님이 한꺼번에 몰렸을 때 수십·수백 인분을 조리하면서도 같은 맛을 유지하는 방법부터 조리시간을 줄이는 요령, 위생관리와 음식 제공 방식까지 짚었다. '맛있는 한 접시'를 넘어 '잘 팔리는 축제 음식'으로 만드는 작업인 셈이다.

무엇보다 이날 '과외 선생님'들의 이력이 만만치 않았다.
한식은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이자 경일대학교 식품학부 교수인 손정희 셰프가 맡았다.
양식 분야에는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미국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졸업하고 뉴욕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르 베르나르댕'에서 근무한 임용빈 신세계 조리팀장이 나섰다.
중식 자문을 맡은 임승환 셰프 역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셰프스테이블' 근무 경력에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이연복의 후계자를 찾습니다' 우승 경력을 갖췄다.
화려한 이력의 셰프들이지만 컨설팅은 철저히 현장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축제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조리법과 운영 방식을 제시하면서 참여 업주들의 호응을 높았다.
구미시는 이날 나온 개선사항을 축제 전까지 실제 판매 메뉴에 반영해 로컬맛집존의 맛과 상품성, 현장 운영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날 셰프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조언을 거친 21개 업소의 음식이 오는 10월 축제장에서 어떤 모습과 맛으로 변신할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2026 구미푸드페스티벌'은 오는 10월 17~18일 이틀간 구미 송정맛길에서 열린다. 구미 지역 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로컬맛집존과 푸드테크 기술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푸드테크&체험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역 업소가 가진 고유한 맛과 장점에 전문 셰프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더해졌다"며 "방문객들이 구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차별화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구미푸드페스티벌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식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슐랭 3스타 주방을 경험한 셰프들의 노하우와 구미 골목 맛집의 손맛이 만났다. 이제 남은 것은 10월 송정맛길에서 방문객들의 입맛으로 받게 될 '최종 심사'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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