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 문제 해결 토대 만드는 데 힘쓰겠다"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제10대 부산시의회가 출범한 지 한 달을 맞았다. 부산에서 35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과 국민의힘이 다수인 시의회가 공존하게 되면서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인 강 의장은 제7·9대 부산시의원을 거쳐 제10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제9대 의회에서는 전반기 운영위원장과 후반기 교육위원장을 맡아 의회 운영을 조율하고 부산시교육청의 정책과 예산을 점검했다.
건축사이자 도시계획 전문가로 활동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과 부산남고 폐교 부지 활용 등 지역 현안에도 지속해서 목소리를 냈다.
의원 시절에는 학교 급식종사자의 작업환경 개선과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섰고 구·군 경계 지역에 갈등 유발 시설이 들어설 경우 부산시와 기초자치단체가 사전에 협력하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개정도 추진했다.
교육위원장으로서는 늘봄학교 운영과 교육환경 개선, 부산시교육청의 예산 집행과 주요 사업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강 의장은 취임 후 첫 임시회를 이끌며 전재수 부산시장의 주요 정책을 점검하는 한편 제10대 의회의 운영 방향도 가다듬고 있다.
임기 동안 의원들의 조례 제정과 정책 개발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 현장과 전문가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예산에 반영되는 ‘일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당 간 대립에 머무르지 않고 48명 의원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되 부산시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는 빈틈이 없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다음은 강 의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후 첫 임시회를 거치며 전재수 시정의 정책과 행정 스타일을 어느 정도 지켜봤다. 어떻게 평가하나
시장은 결국 성과를 내야 한다. 현재 제시한 정책이 어느 정도 준비돼 있는지,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추진되는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부산은 해양수도를 수십 년 동안 이야기해 왔고 현 정부도 이를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 부산시가 후속 조치를 제대로 추진한다면 부산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다만 시작만 해놓고 마무리되지 않거나 보여주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데이터 산업이 중요해진 시대다. 데이터센터나 인공지능 관련 기업을 유치하려면 시장이 산업에 대한 철학을 갖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은 전력과 인력 등의 장점이 있지만 산업용지 가격은 기업 유치에 불리한 요소다. 기업이 부산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협치와 견제의 균형을 위해 시장과 의장이 정기적으로 현안을 조율하는 별도의 협의체가 필요하지 않겠나
쟁점이 되는 사안은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정해 조용히 봉합하는 것이 반드시 부산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맞지 않는 정책은 언론이나 의회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잘못된 부분이 확인되면 시가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이 책임정치다. 지난 35년 동안 부산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이 같은 정당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조율된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정당이 다른 만큼 시의회가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 살아 있는 의회라고 생각한다.
-시와 의회의 대립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산 발전을 위해 협력할 부분은 당연히 협력해야 한다. 부산시가 해외 투자 유치나 주요 정책을 추진할 때 관련 상임위원회 의원들도 함께 참여하면 정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논의할 수 있다. 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가 의회를 배제하면 나중에 더 큰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시의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48명의 의원은 모두 지역을 대표해 선출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떠나 의회 안에서는 함께 가야 한다. 시장의 정책을 두고 부딪히거나 각 당의 당론을 따르는 것은 그다음 문제다.
-국외 공무출장 예산을 반납했다. 일회성 조치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이번 결정을 일회성이라고 보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제10대 의회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가 정책연수를 충분히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행적으로 출장을 추진하기보다 올해는 가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국외 정책연수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특별위원회별로 세미나를 열고 전문가 의견을 들은 뒤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추진해야 한다. 해외의 기업 유치 제도와 장기 무상임대 사례 등을 직접 확인하고 부산에 적용할 정책을 찾는 것은 필요하다. 앞으로는 목적과 성과가 분명한 정책연수를 추진해야 한다.
-시와 교육청의 불필요한 예산이나 관행도 개선할 계획인가
불필요한 예산은 당연히 바로잡아야 한다. 다만 부산시와 교육청 예산을 합하면 25조 원이 넘는다.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업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비를 이미 확보한 사업을 중단해 예산을 반납하거나 제때 추진하지 않아 공사비가 몇 배로 늘어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사업 추진 과정과 공사를 철저히 감독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큰 예산 절감이라고 생각한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항 돔구장 건립은 어떻게 보나
사직야구장과 북항 돔구장은 별개의 사업으로 봐야 한다. 사직야구장은 이미 국비를 비롯해 예산이 확보돼 있고 행정절차도 진행해 왔기 때문에 기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 북항 돔구장에는 약 3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거론되는데 누가 그만한 돈을 투자할 것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야구 경기는 1년에 70일 정도다.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야구장 하나만 지어서는 안 된다. 경기장이 관광코스가 되고 방문객이 상품을 구매하거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연과 쇼핑, 문화시설을 함께 운영해 365일 시설을 가동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건축 전문가로서 현재 북항 개발을 어떻게 평가하나
북항은 부산의 미래라고 하지만 현재 들어선 시설을 보면 생활형 숙박시설 등이 대부분이다. 부산을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도 잘 보이지 않는다. 매립 단계부터 전체적인 도시계획을 세우고 부산의 미래 산업과 도시 경쟁력을 고려했어야 했다. 시설을 하나씩 나눠 넣다 보니 정작 중심이 될 만한 것이 없는 상황이다.
북항의 귀한 땅을 단순히 매각해 아파트나 레지던스를 짓고 경기장 하나를 넣는 방식으로 개발해서는 안 된다. 세계적인 기업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제도와 규제를 개선하고 북항 전체의 장기적인 밑그림을 살펴야 한다.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부산의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부산시민 가운데 경남 출신이 많고 시의원 중에도 경남 출신이 적지 않은데 부산과 경남이 오랫동안 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시민이 생수를 마시더라도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거나 식당에서 사용하는 물은 대부분 낙동강 수계의 물이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이 함께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이 낙동강 물을 둘러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결의 토대를 만들고 싶다. 건축과 도시 분야에서 35년간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 전문가들과 부산이 앞으로 먹고살 수 있는 산업과 도시 기반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있다. 눈앞의 성과보다 부산의 장기적인 발전에 필요한 과제를 구체화해 임기 안에 성과로 연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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