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역 이름으로 불리는 배우 되고파"

[더팩트 | 문채영 기자] 수준 높은 빌런은 작품의 긴장감을 높인다. 그리고 '김부장'에서 실질적인 위협으로 스릴러 분위기를 조성하는 악인은 배우 이동하가 맡은 남실장 캐릭터였다. 이동하는 치밀한 역할 분석으로 남실장의 차가운 눈빛 서늘한 말투를 완성도 높게 그려내며 18년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이동하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 연출 이승영)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는 행동대장 남실장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달 25일 종영한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복수 액션 드라마다. 총 10부작으로 구성됐으며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9.5% 시청률로 출발한 후 2회 만에 15%, 4회 만에 20%를 돌파했으며 최고 시청률 23.1%라는 기록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올해 방송한 미니시리즈 중 최고 기록이자 SBS 역대 금토드라마 가운데 '펜트하우스2'(29.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최근 이동하는 '김부장'의 인기에 감사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행복하게 촬영한 작품이 기분 좋은 마무리를 맞이해 더 뜻깊다는 소감을 내비쳤다. 평소 외출이 잦지 않아 시청자의 후기를 실제로 들을 수는 없지만 친척 친구들의 연락으로 작품의 화제성을 실감하는 중이다.

이동하가 연기한 남실장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 주학건설 대표 주강찬의 비서실장으로, 그의 말이라면 범죄 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살인을 저지르고 금이빨(조복래 분)의 이빨을 전부 뽑고 나중에는 성한수(최대훈 분) 박진철(윤경호 분)의 아들 딸까지 납치한다.
이러한 악행은 결국 '충성심' 때문이라고. 이동하는 남실장을 "돈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빌런"이라며 "주인을 위해서 충성을 다하는 경비견"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감정이 없는 인물은 아니라는 것이 이동하의 설명이다.
"남실장은 주강찬 회장이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 다 하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죄책감이 있다고는 혼자 해석하면서 연기했어요. 실제로 아이들을 위협하는 장면에서 총을 쏘길 주저하는 부분이 스치긴 해요. 너무 짧긴 하지만요.(웃음) 복합적인 마음이 있었을 거예요."
이동하는 드라마 속 남실장을 설득력 있게 구축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들였다. 국제 특수 용병 출신, 해외 파견 최고 요원 등의 이력을 가진 인물을 그려내기 위해 주 6회 액션 연습을 하며 몸을 만들고, 외상으로 인해 한쪽 눈이 불편한 설정까지 빠짐없이 살렸다.
"대본을 받으면 인물 파악부터 시작해요. 제 나름대로 인물이 살아온 인생을 수기로 작성해 봐요. 이번 남실장도 원작에 없는 전사를 상상해 봤어요. 부모님이 안 계시고 키워주신 할머니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돈이 필요해졌다는 설정이요. 그렇게 돈을 위해서 움직이는 남실장을 만들었어요."

이동하는 남실장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 중 윤경호와 함께한 컨테이너 액션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본인이 제일 강한 줄 알았던 남실장이 처음으로 더 센 인물을 처음 마주하는 상황인 만큼 대본을 읽으면서부터 해당 장면의 중요성을 직감했다고. 실제로 촬영 과정도 쉽지 않았다. 4일에 걸쳐 매일 10시간 이상의 촬영 강행군이 펼쳐졌다.
특히 이동하는 "계획해서 연기했다기보다는 점점 상황에 빠져들어 갔다"며 "많이 맞으면서 실제로 박진철이라는 인물이 무섭게 느껴졌다"고 후기를 전했다. 열정적으로 임하다 보니 본인도 모르는 새 남실장 역할에 이입해 캐릭터의 표정이 자연스럽게 지어졌다고 회상했다.
"컨테이너 액션을 촬영할 때 윤경호 선배와의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제가 안 다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시기도 했고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촬영한 덕에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어요. 모든 스태프의 도움으로 완성된 장면인 만큼 저한테 크게 남아요."
방송 기간 누적 시청자 수 2563만 명을 기록한 만큼 '김부장' 시즌2를 향한 기대감도 높다. 이동하는 "시즌2가 제작되면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작에서의 남실장이 박진철에게 스카우트돼 김부장 일행의 일을 돕는 행보를 보이는 만큼 이동하의 합류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동하 또한 "박진철 밑에서 일하는 남실장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김부장'으로 시청자에게 새롭게 각인된 이동하. 사실 그는 2008년에 데뷔한 어느덧 18년 차 배우다. 이동하에게 데뷔는 예상치 못하게 찾아왔다. 기획자로서의 꿈을 꾸던 그에게 한 선배가 "연기도 해봐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고, 첫 공연에서 느낀 짜릿함을 좇아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렇기 때문인지 연기를 대하는 이동하의 자세에서는 진지함이 느껴진다. 특히 이동하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배우는 늘 불안한 직업"이라며 "더 연구 노력하고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고 전했다.
이동하는 '김부장'으로 받은 사랑에 감사를 전하는 동시에 배우로서의 목표도 공개했다. 그는 "배움이 많았던 이번 현장 덕에 행복했다"며 "꿈꾸는 것처럼 놀라운 순간들이 이어졌다"는 소감과 함께 "이동하라는 이름보다 배역의 이름으로 불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적이 처음이에요. 대중에게 저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시청자 감독님 그리고 동료 배우들에게 절을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웃음). 어떤 작품이든 최선을 다할 거예요. 멜로 코미디 등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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